“애를 둘셋 낳고 싶어요”…돈 주고 집도 마련해준다는데 진짜로 될까? [초보엄마 잡학사전]
최근 윤석열 정부는 저출산고령사회위원회 회의를 열고 저출산·고령사회 정책 추진 방향에 대한 주요 과제를 논의했다. 이날 발표한 저출산 대책 중 2자녀 가구도 공공분양 특별공급 대상이 되도록 한 게 눈에 띈다. 기존 3자녀 이상에게 공급했던 다자녀 공공분양 특별공급 기준을 2자녀로 완화한 것이다. 저출산 문제를 해결하려면 당장의 ‘현금 살포’보다는 주거 문제를 해결하는 게 시급하다는 접근은 바람직하다. 지난 몇 년간 아파트값이 두 배 넘게 뛰면서 결혼과 출산을 포기하거나 늦추는 젊은이들이 많아졌기 때문이다.
서울에서 주택 공급 자체가 없었다는 점도 대책 실효성에 의문이 들게 한다. 한국토지주택공사(LH) 청약센터에 따르면 지난 1년간 서울에서 새로 분양한 주택은 단 한 건도 없었고, 올해 1분기에도 없었다. 주택을 공급해야 청약 신청을 하고 당첨 기회가 생기는데, 공급을 늘리지 않으면서 자격 기준만 완화한다면 이는 공염불에 불과하다.
정부는 향후 5년에 걸쳐 신혼부부에게 공공분양 15.5만호를 공급한다는 계획도 함께 밝혔지만, 연간 3.1만호가 실제 공급될 지도 미지수다. 예컨대 동작구 수도방위사령부 용지의 공공분양주택은 문재인 정부 때 신혼희망타운으로 공급하겠다고 밝혀 많은 신혼부부가 기다렸지만, 윤석열 정부의 ‘뉴:홈’ 사전청약물량에 포함됐다. 지난 몇 년간 주택 공급이 태부족했던 점도 향후 분양 주택의 청약 경쟁률을 높여 2자녀 가구의 다자녀 특별공급당첨을 어렵게 할 것이다.
초등학교에서 방과 후 저녁 8시까지 아이들을 돌봐주는 ‘늘봄학교’를 전국으로 확대한다는 정책도 발표했지만, 실제 이용률과 프로그램 만족도를 조사해 반영된 것인지 궁금하다. 아이들이 돌봄교실을 놔두고 왜 3~4시부터 소위 ‘학원 뺑뺑이’를 도는지 면밀히 들여다보고 더 나은 교육과 보육을 제공하지 않는다면 이 역시 허울 뿐인 정책이 될 가능성이 높다.
육아기 근로시간 단축 지원 확대 발표 역시 취지는 바람직하나 현실의 기업 문화를 반영하지 못한 부분이 아쉽다. 자녀 연령을 만 8세에서 만12세로 상향하고, 부모 1인당 최대 24개월에서 최대 36개월으로 확대했지만 “정부는 지원을 확대했으니 기업과 개인이 각자 알아서 잘 쓰라”는 뜻으로 읽힌다. 통계청과 고용노동부에 따르면 우리나라 경제활동인구 2860명 중(2023년 2월 기준) 지난해 약 1만9500명만이 해당 제도를 사용했다. 전체의 0.07%만이 해당 제도를 이용한 것이다. 해당 제도는 남성과 여성 모두 사용할 수 있지만, 여성으로 모수를 좁혀 계산해봐도 이용률이 0.16%밖에 되지 않는다. 여성 경제활동인구는 2022년 12월 기준 1248만명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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