베일 벗은 클린스만호, '핵심 전술'과 '황태자 후보들'[스한 위클리]
[스포츠한국 김성수 기자] 위르겐 클린스만 감독이 대한민국 남자 축구 국가대표팀 사령탑으로 선임된 후 3월24일 콜롬비아-3월28일 우루과이로 이어진 첫 A매치 일정을 마쳤다.
클린스만호의 이번 3월 A매치는 장단점이 확실히 보이는 화끈한 공격 축구를 비롯해 벤투호와 다른 형태의 전술, 선수 기용 등에서 자신의 색을 드러낸 경기였다.
▶템포 빠른 공격축구, 그 중심엔 '손흥민'
전임 파울루 벤투 감독 시절 대표팀의 키워드는 '신중함'이었다. 후방에서부터 짧은 패스로 풀어나가며 중원을 거쳐 전방까지 이어지는 단계적인 움직임이 많았다. 또한 도전적인 패스를 시도하기 보다는 조금 더 측면과 중앙을 오가는 패스를 통해 최적의 공격 타이밍을 찾았다.
반면 클린스만 감독은 직선적이고 빠른 템포의 공격을 추구한다. 물론 차단의 위험성은 높지만 손흥민, 이강인 등 공격의 중심이 된 선수들이 공을 받았을 때 다시 패스를 돌리기보다 상대 위험 지역을 향해 저돌적인 드리블 돌파를 자주 시도했다. 또한 전방으로 한 번에 연결하는 긴 패스의 빈도, 전방 압박의 강도도 더욱 높아지면서 상대 수비에 쉴 틈을 주지 않으려 했다.
또한 벤투호에서는 팀적인 부분을 매우 강조해 손흥민 역시 수비 가담과 중원 패스 조율에서 크게 자유롭지 못했다. 하지만 클린스만호에서는 손흥민의 자유도를 높이고 그가 득점하기 용이한 공간을 만들어준다는 것이 두드러지는 특징이다.
손흥민은 콜롬비아-우루과이와의 경기에서 모두 스트라이커 한 칸 아래에 위치했다. 이를 통해 양쪽 윙의 동료들과 수시로 위치를 변경하는 '프리롤'로, 자리에 구애 받지 않는 움직임을 가져갔다. 이 상황에서 스트라이커와 양쪽 윙이 상대 수비에 전방 압박을 가해 공을 탈취한 뒤 손흥민에게 넘기면 수비수들은 다른 전방 자원들에게 묶여 손흥민에게 넓어진 슈팅 공간을 제공할 수 있다. 콜롬비아전서 한국 공격진의 압박으로 발생한 상대 수비수의 패스 실수를 살짝 처진 위치의 손흥민이 왼발 감아차기 선제골로 연결한 장면이 좋은 예시다.
또한 손흥민의 슈팅 공간 창출을 위해 미드필드와 후방에서는 전방으로 한 번에 긴 패스를 연결함으로써 공격진들이 이를 받아 상대 수비를 끌어들인 후, 뒤로 살짝 처진 손흥민에게 패스를 내줄 수 있도록 했다. 손흥민은 클린스만호 공격 전술에서 완벽한 '중심'이었다.
이러한 전술의 배경에는 손흥민을 향한 클린스만 감독의 믿음이 있었다. 클린스만은 우루과이와의 경기 후 기자회견에서 "손흥민은 세계 최고의 공격수다. 이 선수를 가장 잘 활용할 수 있는 방안을 찾아야한다. 옆의 선수들이 손흥민을 함께 살리면서 자신들도 살 수 있는 방안을 함께 찾아갈 수 있다고 본다"고 말하기도 했다.
▶손흥민-이강인 살리는 '무차별 펀치', 하지만 '때리다 지친다'
손흥민은 클린스만호에서 득점을 위한 최적의 공간을 제공받으며 토트넘서 주춤했던 득점력을 끌어올리는 데 더할 나위 없이 좋은 상황을 맞이했다. 감독이 손흥민 중심의 전술을 택하면서 선수 개인도 이득을 보고, 팀적으로도 손흥민이라는 가장 위협적인 무기를 효율적으로 사용할 수 있게 됐다.
또한 벤투 감독 시절 많은 시간 동안 외면당했던 이강인이 클린스만호에서는 초반부터 핵심으로 발돋움했다. 우루과이전서는 수비수 5명이 막는 상황에서 돌파력으로 상대를 농락하고 위협적인 왼발 크로스와 전진 패스, 왕성한 활동량과 몸싸움을 풀타임 내내 펼쳤다. 대표팀에서 창의적인 플레이 '원투펀치'라고 할 수 있는 손흥민과 이강인의 중용, 팬들의 시선을 사로잡는 빠르고 직선적인 축구, 전방에서의 유기적인 움직임을 통한 득점 등은 큰 장점으로 꼽힌다.
하지만 클린스만호의 빠른 축구는 선수들의 스프린트 빈도를 늘리기 이른 시간에 체력 소모를 야기하고 수비 집중력 저하로도 이어질 수 있다. 실제 3월 A매치 네 번의 실점 장면 모두 문전으로 침투하는 상대를 놓치는 등 집중력 부족으로 발생한 골이다. 화려한 공격에 비해 아쉬운 수비가 극명하게 드러난 3월 소집이었다. 여기에 공격 시 손흥민-이강인 등의 개인 능력에 의존하는 경향이 있어 향후 강팀의 협력 수비에 에이스들이 고립될 수 있다는 문제점도 있었다.
▶이강인부터 오현규까지, 떠오르는 '클린스만호 황태자 후보'
벤투호 시절에는 마음고생을 한 이강인이 클린스만호 공격의 핵심적인 역할을 하며 확실히 눈도장을 찍었다. 클린스만 역시 우루과이전 후 "이강인은 정말 좋은 활약을 했다. 상대가 이강인을 막을 수 있는 것은 파울 밖에 없었다"고 말했다.
이강인 만큼이나 임팩트를 남긴 선수로는 오현규가 있다. 두 경기 모두 교체 출전한 오현규는 번뜩이는 움직임으로 득점에 거의 근접한 장면을 두 번이나 만들어냈다. 클린스만은 우루과이전 후 "오현규는 아주 좋은 선수가 될 것"이라며 "그는 상당히 다이렉트하고 골을 갈망한다"고 칭찬했다.
2022 카타르 월드컵 예비선수였던 오현규가 이번 A매치에서 클린스만의 극찬을 받은 이유는 그의 헌신적인 스타일에 있었다. 오현규는 스트라이커지만 본인이 직접 득점을 노리기보다 상대 수비를 압박하고 박스 안에 붙잡아뒀다. 또한 후방서 날아온 긴 패스든, 발밑으로 오는 짧은 패스든 몸싸움에서 버티며 받아낸 뒤 슈팅 공간이 발생한 손흥민에게 내주는 플레이로 클린스만호에 어울리는 원톱임을 어필했다.
반면 카타르 월드컵 전까지 주전 원톱이었던 황의조는 측면으로 빠져 공을 받은 뒤 다시 패스를 뒤로 돌리는 등 템포를 죽이면서 슈팅 기회를 살리지 못하고 물러났다. 조규성은 콜롬비아전 선발로 나서 적극적인 압박으로 손흥민의 선제골 기점이 됐지만 우루과이전에서는 후반 추가시간 교체 출전에 그쳤다.
이외에도 우측 풀백 자리는 지난해 카타르 월드컵 당시 김문환이 4경기에서 모두 선발로 나서 풀타임을 소화했지만 이번 3월 A매치에서는 김태환이 선발 풀타임을 가져가며 벤투호 때와 달라진 입지를 보였다.
우루과이전 후 "대표팀보다 소속팀에 집중하고 싶다"는 폭탄 발언을 한 수비수 김민재의 경우 입장문을 통해 대표팀 은퇴를 시사한 것이 아님을 밝혀 향후에도 중심수비수로 활약할 것으로 보인다. 다만 클린스만은 4월 해외파들을 방문할 때 김민재를 가장 먼저 만나 그의 속내를 들어볼 예정이다.
출항 후 첫 2경기를 마친 클린스만호. 이제 막 항구를 떠난 배지만 벌써부터 다양한 이야기를 만들어내며 한국 축구 팬들을 설레게 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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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한국 김성수 기자 holywater@sportshankoo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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