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뚱뚱하고 뭘해도 어색한 레즈비언"이라 '자기비하'하던 코미디언의 성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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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나 개즈비는 호주 태즈메이니아 출신의 스탠드업 코미디언이다.
스스로 '뚱뚱한 여성 동성애자'라고 규정하며 자기비하 개그를 통해 큰 인기를 얻어온 그가 기존의 개그방식을 포기하겠다고 선언한다.
"비주류인 사람에게 자기비하란 겸손이 아니라 수치다"는 그가 기존의 개그 방식을 포기하게된 배경을 압축하는 말이다.
자기혐오에 익숙해진 개즈비는 너무나 쉽게 그루밍 성폭행을 당하고 젠더 폭력의 희생자가 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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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간] '차이에서 배워라'
(서울=뉴스1) 박정환 문화전문기자 = 해나 개즈비는 호주 태즈메이니아 출신의 스탠드업 코미디언이다. 스스로 '뚱뚱한 여성 동성애자'라고 규정하며 자기비하 개그를 통해 큰 인기를 얻어온 그가 기존의 개그방식을 포기하겠다고 선언한다.
이 선언은 넷플릭스 스페셜 코메디쇼 '나네트'를 통해 방영돼 큰 반향을 일으켰다. "비주류인 사람에게 자기비하란 겸손이 아니라 수치다"는 그가 기존의 개그 방식을 포기하게된 배경을 압축하는 말이다.
신간 '차이에서 배워라'는 해나 개즈비가 사회적 소수자와 약자를 희생양 삼아 대중을 웃기는 기존의 코미디 문법을 답습하지 않겠다고 결론을 내기까지의 뒷 이야기가 담겼다.
해나 개즈비는 호주의 외곽이자 보수적인 지역으로 이름난 태즈메이니아에서 태어났다. 그는 1997년까지 동성애가 범죄였던 이곳에서 퀴어 어린이와 청소년으로 살아가면서 자기혐오를 내면화하며 자랐다.
개즈비는 이성애자 남성과 여성이라는 이분법에서 어긋한 자신을 수치스러워했다. 그는 다르다는 이유로 혐오하는 말과 시선을 여과 없이 견뎌야 했으며 때때로 자살하고 싶다는 생각에 시달렸다.
자기혐오에 익숙해진 개즈비는 너무나 쉽게 그루밍 성폭행을 당하고 젠더 폭력의 희생자가 되었다. 술을 퍼마시고 마약에 빠진 탓에 학교생활도 제대로 해내지 못했고 안정을 잃어버린 채 여러 직업을 전전해야 했다.
다행히 그의 내면에는 작은 불꽃이 있었다. 삶을 장악해버린 지독한 트라우마에서 벗어나고 싶다는 희망이었다. 그는 이 불꽃을 조금씩 키워나갔다. 그는 미술사를 배우면서 남성 중심적 시선을 극복하고 트라우마를 엮어내 자기 인생을 재구성할 실마리를 얻는다.
'태즈메이니아 출신의 뚱뚱하고 뭘 해도 어색한 레즈비언' 개즈비는 이런 콘셉트로 스탠팅 코메디계에 발을 디딘다. 위악적으로 자신의 소수자성을 농담거리로 삼으며 경력을 쌓던 그는 TED(테드)에 출연해 자신의 이야기를 발표할 정도로 큰 성공을 거뒀다.
그러나 공허했다. 오랜 고민 끝에 그는 쉬운 농담 뒤에 존재하는 진실을 표현하기로 다짐했다. 그 결과물이 코미디 쇼 '나네트'다. 이 쇼는 웃음으로 시작하지만 몸이 떨리는 충격을 안기는 선언으로 끝나는 독창적인 코미디를 선보였다.
신간 '차이에서 배워라'에서 해나 개즈비는 복잡한 모녀관계, 성소수자로서 겪은 소외와 차별, 트라우마, 우울증, 성인 ADHD와 자폐 진단의 과정, 코미디 쇼 창작 과정 등 자신의 경험을 특유의 섬세한 묘사로 풀어놓았다.
△ 차이에서 배워라/ 해나 개즈비 지음/ 노지양 옮김/ 창비/ 2만3000원.
art@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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