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 2월 PCE 물가 5% 올라… 연준 금리 또 올리나

SVB 사태에도 물가 압력 여전… 연준 인사들 “0.25%p 인상해야”

미국 실리콘밸리은행(SVB) 파산으로 흔들렸던 금융시장 불안이 어느 정도 진정되면서 시장의 관심은 다시 ‘물가’로 모이고 있다.

31일(이하 현지 시각) 미국 상무부 경제분석국이 발표한 2월 PCE(개인소비지출) 물가는 1년 전보다 5.0% 올랐다. 1월(5.3%)보다는 상승 폭이 줄었지만, 5%대 물가상승률은 여전히 높은 수준이다. 변동성이 큰 식품과 에너지를 제외한 근원 PCE 물가는 1월 4.7% 오른 데 이어 2월에도 4.6% 상승세를 보였다. 두 수치 모두 월가 예상치보다는 0.1%포인트씩 낮지만, 금융 위기 우려 속에 연준이 급격한 경기 침체를 막기 위해 금리 인상을 곧 중단하지 않겠느냐는 기대감을 이어가기엔 부족한 수준이라는 평가다.

통상 미국 물가 추이를 말할 땐 소비자물가지수(CPI)를 꼽지만, 연준은 근원 PCE 물가를 인플레이션을 가늠하는 주요 지표로 삼는다. 이 기준으로 연준의 물가상승률 목표치는 여전히 2%다. 이보다 높으면 기준금리를 높여 물가를 끌어내려야 하는데, 현재 물가는 목표치의 2배가 넘는다. 게다가 30일 발표된 지난주(19~25일) 신규 실업수당 청구 건수는 19만8000건으로 시장에서 기준으로 삼는 20만건보다 여전히 적다. 미국 고용시장이 견고해 인플레이션 압력이 남아 있다는 의미다.

이런 상황 속에 연준 인사들의 매파적 발언이 이어졌다. 수전 콜린스 보스턴 연방준비은행 총재는 30일 전미실물경제협회(NABE) 회의에 참석해 “최근 은행 혼란 여파가 지속되고 있지만, 미국의 인플레이션 압력이 여전히 매우 높아 할 일이 아직 많다”며 “많은 연준 관료가 금리를 0.25%포인트 더 올리는 것이 적절할 것으로 본다”고 말했다. 연준은 지난 22일 베이비스텝(기준금리 0.25%포인트 인상)을 밟아 기준금리를 4.75~5.0%로 올렸다.

시장도 이런 분위기를 반영하고 있다. 미 기준금리 예측 모델인 시카고상품거래소(CME) 페드워치툴에 따르면, 다가오는 5월 FOMC(연방공개시장위원회)에서 기준금리가 0.25%포인트 인상될 것으로 보는 관측이 PCE 통계 발표 직후 54.5%로 동결 확률(45.5%)보다 다소 우세하다. 다만 시장은 7월에 연준이 금리를 0.25% 내리기 시작해 연말이면 기준금리가 4.5%로 떨어질 것이라는 데 베팅하고 있다.

한편 이날 유럽연합(EU) 통계기구인 유로스타트는 3월 유로존 소비자물가가 1년 전 대비 6.9%(속보치) 상승했다고 발표했다. 2월 물가상승률(8.5%)에 비해선 추세가 1.6%포인트나 꺾였다. 에너지 가격이 안정된 결과로 분석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