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소령의 올댓 비즈니스] “가장 안전한 요새는 고요한 마음”
넷플릭스 다큐멘터리 ‘브레이크 포인트’는 프로 테니스 세계를 현미경처럼 들여다볼 수 있게 해 주는 수작이다. 테니스를 모르더라도 첫 에피소드 버튼을 누르면 단숨에 끝까지 보게 만드는 흡인력도 갖추고 있다. 테니스 선수 및 코치들이 직접 카메라를 바라보며 담담히 내뱉는 이야기들은 우리의 인생에 주는 선물과 같은 가르침들로 가득하다.
예를 들어, 로저 페더러의 코치였던 폴 아나콘은 테니스 선수에게 세 가지가 필요하다고 강조한다. 첫째는 ‘신체적 능력(physical)’이다. 둘째는 ‘마음(heart)’으로, 한 점 한 점 목숨을 걸고 시합에 임할 수 있는가를 본다. 마지막은 ‘머리(brain)’로 감정에 사로잡히지 않고 경기를 진행하는 능력이다. 인생의 가장 중요한 순간에는 자신뿐이며, 이 셋이 균형을 이루지 않으면 처참히 무너진다고 경고한다.
비단 테니스 선수뿐이랴. 이 다큐멘터리의 메시지가 마음에 든다면 읽어야 할 책이 있다. ‘스토아적 삶의 권유’(레드스톤)는 흥미로운 요소들로 조합된 책이다. 한국에서 쉽게 접하기 어려운
스페인에서 건너온 책이고, 저자인 마르코스 바스케스는 헬스 트레이너이다. 놀라운 점은 그가 스토아 철학을 연구하여 운동 프로그램에 접목함으로써 뛰어난 성과를 만들어 냈다는 것이다.
저자에 따르면 스토아 사상의 가장 중요한 교훈은 만사를 내가 통제할 수 있는 것과 통제할 수 없는 것 두 가지로 구분해야 한다는 것이다. 그런데 내가 통제할 수 있는 것은 나의 인식과 행동뿐이며, 통제할 수 없는 것은 그 외 전부다. 따라서 우리는 통제할 수 있는 것, 즉 나 자신에게만 집중하여 노력하되, 통제 밖의 부분에 대해서는 걱정과 불안 대신 그저 받아들여야 한다.
스토아 학파의 대표적 인물은 ‘명상록’을 쓴 로마 황제 마르쿠스 아우렐리우스다. 그는 일생에 걸쳐 전쟁을 이끈 리더였지만 “가장 중요한 전투는 자기 안에서 끊임없이 벌이는 전투”라고 적었다. 격렬한 감정에 좌지우지되지 않는 고요한 마음만큼 안전한 요새는 없으며, 삶의 질은 생각의 질에 달려있다고도 했다. 2000년 전 인물이 남긴 조언은 AI가 전 세계를 잡아삼킬 듯한 지금의 우리에게도 유효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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