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당신의 책꽂이] 교사 이원재의 ‘다정한 어른을 만드는 책 5′
고등학교 국어 교사이자 학생부장. 아침마다 교문 앞에 서서 등교하는 학생들 옷차림을 살핀다. 교복을 입고 등교한다는 것은 누군가의 보살핌이 필요한 일이라고 생각해, 교복 대신 체육복을 입고 오는 학생들 사정과 마음을 알아가려고 노력한다. 지금까지 네 학교에서 근무하며 만난 학생들의 성장기를 담은 ‘체육복을 읽는 아침’(정미소)을 펴낸 그가 ‘다정한 어른이 되도록 도와주는 책’ 5권을 추천했다.
내 안의 상처를 마주하는 일과 밖으로 내보이는 일 중 어떤 것이 더 힘들까. 이 책은 자립 청년이라는 이름으로 홀로서기를 막 시작한 나의 귀한 학생이 썼다. 삶을 짓눌러 온 가정 폭력과 아동 학대의 상처를 담담하게 바라보고 솔직하게 드러내는 두 가지 일을 동시에 해냈으니 자신과 같은 피해자들에게 용기를 주고 싶다는 목표는 충분히 이룰 수 있을 것 같다.
우리는 타인에 대한 몰이해와 끝 모르는 경쟁 속에서 서로를 망가뜨리는 세상에 살고 있다. 아직 덜 여문 여린 아이들은 때로는 세상의 상처에서 도망쳐 스스로를 다치게 하는 데 이르기도 한다. 그럴 때 필요한 것은 그저 말없이 옆에 서서 마음 하나 젖지 않을 우산을 펴 주는 믿을 만한 어른이다. 험한 세상 헤쳐나가라고 잡아끄는 단호함보다 나지막한 다정함이 우리를 살리고 세상을 이어지게 할 것임을 믿는다. 이 책을 읽고 상처 받은 아이들을 응원해주고 싶은 마음이 들었을 당신 역시, 이미 충분히 다정한 어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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