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아광장/박상준]일본 청소년의 장래희망 1위는 회사원
박상준 객원논설위원·와세다대 국제학술원 교수 2023. 4. 1. 03:00
일본선 중소기업 처우 좋아 대기업만큼 인기
한국경제 일본과 대등하지만 고용환경은 취약
건강한 산업생태계 조성해 기업경쟁력 키워야
한국경제 일본과 대등하지만 고용환경은 취약
건강한 산업생태계 조성해 기업경쟁력 키워야
일본 굴지의 보험회사인 다이이치생명은 매년 전국 초중고교생을 대상으로 ‘어른이 되면 갖고 싶은 직업’을 조사해 발표한다. 처음 조사를 시작했을 때는 야구 선수가 인기였다. 6년 연속 장래 희망 직업 1위를 차지했다. 축구가 인기를 끌면서는 야구 선수가 2위로 내려갔다. 2002년에는 축구 선수와 야구 선수가 2위와 3위로 내려가고 이례적으로 학자·박사가 1위에 올랐다. 그해 일본인이 두 명이나 노벨상을 받았는데, 그중 한 명이 평범한 회사원이었던 데다가 겸손한 언행으로 선풍적인 인기를 끌었다. 그의 인기 덕에 학자·박사가 1위에 올랐던 것으로 보인다.
지난달 16일에 올해의 조사 결과가 발표되었다. 일본 초중고교생 3000명을 대상으로 한 설문 조사에서 일본 학생들이 가장 갖고 싶어하는 장래 직업은 회사원이었다. 사실 지난 3년 연속 초중고 남학생과 중고 여학생은 회사원을 가장 갖고 싶은 직업으로 선택했다. 공무원도 인기 있다. 중학생 그룹에서는 3위가, 고교생 그룹에서는 2위가 공무원이었다.
일본에서도 공무원은 한국처럼 안정적인 직업으로 인기가 있다. 남학생들 사이에서는 유튜버나 게임 크리에이터가 10위 안에 든 것도 한국과 크게 다르지 않다. 그러나 회사원이 1위인 것은 한국에서 보기에 의외의 결과가 아닐까 싶다.
한 TV 방송 프로그램에서 이 결과를 두고 청소년과 부모를 대상으로 왜 회사원이 좋은지를 물었다. “스포츠 선수로 성공하기는 너무 어렵지만 회사원은 쉽게 될 것 같다”, “안정적인 삶을 살 수 있다” 등의 대답이 나왔다. 일본에서는 회사원이 “쉽게 될 수 있고”,“안정적인” 직업으로 여겨지는 것이다.
전문가들은 코로나의 영향도 있었을 것으로 본다. 코로나 시대에 재택 근무가 늘면서 집에서 일하는 회사원 부모와 시간을 많이 보내게 된 아이들이 부모의 직업을 긍정적으로 보게 되었을 것이라는 해석이다. 일본에서는 올해 버블 붕괴 이후 가장 큰 폭의 임금 인상이 예상된다. 이런 뉴스도 아이들에게 회사원에 대한 긍정적인 이미지를 심어줬을 것이다.
한국에서는 그냥 회사원이 아니라 콕 집어서 ‘대기업’ 직원이 인기가 있다. 현대차 생산직 공모에 경쟁률이 어마어마했다는 뉴스가 그래서 별로 놀랍지 않다. 그러나 대기업 직원은 쉽게 될 수 있는 직업이 아니다. 좋은 대학을 졸업해도 들어가기 어려운 것이 대기업이다. 게다가 안정적인 직장도 아니다. 대기업 직원인 부모가 50대에 퇴직하는 것을 본 자녀들은 그 직업이 안정적이라고 생각하지 않을 것이다. 중소기업 회사원이라는 직업은 한국에서 인기가 없다. 그런데 한국 회사원의 대부분은 중소기업 직원이다.
한국 경제는 이제 일본과 대등할 정도로 성장했다. 그런데 고용 문제에 있어서는 일본보다 훨씬 취약하다. 고용시장에서 대기업이 차지하는 비중이 일본은 20%를 넘는데 한국은 10%에 미치지 못한다. 일본에서는 중소기업 임금이 대기업 임금의 80% 정도인데 한국에서는 60% 정도에 불과하다.
이제는 고용 환경에서도 일본을 넘어서야 하지 않을까. 그러기 위해서는 기업이 더 성장해야 한다. 중소기업과 벤처기업이 대기업으로 성장해도 좋겠고, 중소기업이라도 대기업 못지않은 임금과 복지 혜택을 줄 수 있으면 좋겠다. 그런데 기업이 성장한다는 게 결코 쉬운 일이 아니다. 성장은 고사하고 무한 경쟁의 비즈니스 세계에서 살아남는 것조차 쉬운 일이 아니다. 그래서 최근 한국에서 반도체 지원 법안이 국회를 통과하고 용인에 대규모 반도체 클러스터를 조성한다는 뉴스가 반갑다.
그러나 기업을 응원하고 지지하는 것이 기업이나 기업인의 불법까지 용인하자는 말은 결코 아니다. 하청에 대한 원청의 갑질이나, 노동자의 생명이 위협받는 노동 환경에 눈을 감자는 말은 더더욱 아니다. 회사원이 선망의 직업이 되는 고용 환경을 만들기 위해서는 반드시 고쳐 나가야 할 부분들이다. 기업을 향한 정부와 사회의 지원과 지지도 중요하지만 건강한 산업 생태계 조성을 위해서는 기업, 특히 대기업의 협조와 노력도 필요하다. 한국은 이미 일본과 대등한 선진국이 되었다. 고용 환경도 우리가 진력을 기울인다면 일본을 넘어설 날이 머지않을 것이다.
지난달 16일에 올해의 조사 결과가 발표되었다. 일본 초중고교생 3000명을 대상으로 한 설문 조사에서 일본 학생들이 가장 갖고 싶어하는 장래 직업은 회사원이었다. 사실 지난 3년 연속 초중고 남학생과 중고 여학생은 회사원을 가장 갖고 싶은 직업으로 선택했다. 공무원도 인기 있다. 중학생 그룹에서는 3위가, 고교생 그룹에서는 2위가 공무원이었다.
일본에서도 공무원은 한국처럼 안정적인 직업으로 인기가 있다. 남학생들 사이에서는 유튜버나 게임 크리에이터가 10위 안에 든 것도 한국과 크게 다르지 않다. 그러나 회사원이 1위인 것은 한국에서 보기에 의외의 결과가 아닐까 싶다.
한 TV 방송 프로그램에서 이 결과를 두고 청소년과 부모를 대상으로 왜 회사원이 좋은지를 물었다. “스포츠 선수로 성공하기는 너무 어렵지만 회사원은 쉽게 될 것 같다”, “안정적인 삶을 살 수 있다” 등의 대답이 나왔다. 일본에서는 회사원이 “쉽게 될 수 있고”,“안정적인” 직업으로 여겨지는 것이다.
전문가들은 코로나의 영향도 있었을 것으로 본다. 코로나 시대에 재택 근무가 늘면서 집에서 일하는 회사원 부모와 시간을 많이 보내게 된 아이들이 부모의 직업을 긍정적으로 보게 되었을 것이라는 해석이다. 일본에서는 올해 버블 붕괴 이후 가장 큰 폭의 임금 인상이 예상된다. 이런 뉴스도 아이들에게 회사원에 대한 긍정적인 이미지를 심어줬을 것이다.
한국에서는 그냥 회사원이 아니라 콕 집어서 ‘대기업’ 직원이 인기가 있다. 현대차 생산직 공모에 경쟁률이 어마어마했다는 뉴스가 그래서 별로 놀랍지 않다. 그러나 대기업 직원은 쉽게 될 수 있는 직업이 아니다. 좋은 대학을 졸업해도 들어가기 어려운 것이 대기업이다. 게다가 안정적인 직장도 아니다. 대기업 직원인 부모가 50대에 퇴직하는 것을 본 자녀들은 그 직업이 안정적이라고 생각하지 않을 것이다. 중소기업 회사원이라는 직업은 한국에서 인기가 없다. 그런데 한국 회사원의 대부분은 중소기업 직원이다.
한국 경제는 이제 일본과 대등할 정도로 성장했다. 그런데 고용 문제에 있어서는 일본보다 훨씬 취약하다. 고용시장에서 대기업이 차지하는 비중이 일본은 20%를 넘는데 한국은 10%에 미치지 못한다. 일본에서는 중소기업 임금이 대기업 임금의 80% 정도인데 한국에서는 60% 정도에 불과하다.
이제는 고용 환경에서도 일본을 넘어서야 하지 않을까. 그러기 위해서는 기업이 더 성장해야 한다. 중소기업과 벤처기업이 대기업으로 성장해도 좋겠고, 중소기업이라도 대기업 못지않은 임금과 복지 혜택을 줄 수 있으면 좋겠다. 그런데 기업이 성장한다는 게 결코 쉬운 일이 아니다. 성장은 고사하고 무한 경쟁의 비즈니스 세계에서 살아남는 것조차 쉬운 일이 아니다. 그래서 최근 한국에서 반도체 지원 법안이 국회를 통과하고 용인에 대규모 반도체 클러스터를 조성한다는 뉴스가 반갑다.
그러나 기업을 응원하고 지지하는 것이 기업이나 기업인의 불법까지 용인하자는 말은 결코 아니다. 하청에 대한 원청의 갑질이나, 노동자의 생명이 위협받는 노동 환경에 눈을 감자는 말은 더더욱 아니다. 회사원이 선망의 직업이 되는 고용 환경을 만들기 위해서는 반드시 고쳐 나가야 할 부분들이다. 기업을 향한 정부와 사회의 지원과 지지도 중요하지만 건강한 산업 생태계 조성을 위해서는 기업, 특히 대기업의 협조와 노력도 필요하다. 한국은 이미 일본과 대등한 선진국이 되었다. 고용 환경도 우리가 진력을 기울인다면 일본을 넘어설 날이 머지않을 것이다.
박상준 객원논설위원·와세다대 국제학술원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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