책 한 권도, 책의 숲도 아름답다

신준봉 2023. 4. 1. 00:32
번역beta Translated by kaka i
글자크기 설정 파란원을 좌우로 움직이시면 글자크기가 변경 됩니다.

이 글자크기로 변경됩니다.

(예시) 가장 빠른 뉴스가 있고 다양한 정보, 쌍방향 소통이 숨쉬는 다음뉴스를 만나보세요. 다음뉴스는 국내외 주요이슈와 실시간 속보, 문화생활 및 다양한 분야의 뉴스를 입체적으로 전달하고 있습니다.

지혜의 숲으로
지혜의 숲으로
글·사진 김언호
한길사

보는 책이다. 판형도 시원하다. 가로·세로 20×28㎝. A4 용지 크기다. 하드커버 표지를 넘기면 문장은 한 움큼, 348쪽 책의 대부분이 서가 사진, 고판본 확대사진, 책을 보는 사람들 사진으로 채워져 있다. 그러니까 책은, 책 사진을 보는 책, 책을 보는 책이다.

책의 메시지는 뒷전인가. 저자를 확인하면 오해가 풀린다. 1970년대 문화운동의 하나로 출판을 시작해 빛나는 출간 목록으로 어두컴컴하던 시대를 불 밝힌 출판인 김언호씨다. 그의 유수의 세계 책방 순례는 익히 알려진 터. 가까운 중국·일본부터 멀리 영국·벨기에·미국까지, 9개국의 탐나는 서점들에서 직접 찍은 빠져 드는 사진들 사이에 책과 독서를 예찬하는 짧은 글들을 끼워 넣었다.

이미지를 글로 옮기는 것은 무모한 일. 만국 공통 서점 문화를 감상하려면 직접 책장을 넘기는 수밖에 없다. 메시지는 전할 수 있다. 이런 문장들이 보인다.

“한 권의 책이란 그 책이 탄생하는 시대와 사회의 삶의 조건” “한 권의 책은 그 자체로 아름답지만, 수많은 책들이 임립(林立)해서 더 아름답습니다. 책들의 숲입니다” “책과 독서는 새로운 역사를 구현해내는 지혜이고 역량.”

기꺼이 공감하게 되는 문장들이다.

신준봉 기자 inform@joongang.co.kr

Copyright © 중앙SUNDAY.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이 기사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시나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