건강한 피부 위한 관심, ‘잇몸’에 양보하세요

박효순 기자 2023. 3. 31. 22:5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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금년도 ‘잇몸의날’을 맞아 계승범 치주과학회 회장(뒷줄 가운데)과 홍보대사인 최불암씨(앞줄 가운데)가 잇몸건강 캠페인을 벌이고 있다. 대한치주과학회 제공

잇몸이 건강하면 건선이나 아토피피부염 등 난치성 피부질환의 위험성이 상당히 낮아진다는 연구결과가 나왔다.

대한치주과학회(회장 계승범)와 동국제약(대표 송준호)이 올해 잇몸의날(3월24일)을 맞아 발표한 자료에 따르면, 서울성모병원 치주과 박준범 교수와 피부과 이지현 교수의 공동 연구 결과, 치주 상태가 건선과 같은 피부질환 발병에 연관성이 있음이 확인됐다. 건선은 만성 염증성 질환으로 국내 전체 인구의 0.5~1% 정도가 겪는다. 두피나 얼굴에 많이 나타나 사회생활에 제약이 있을 뿐 아니라 완치율이 낮아 삶의 질을 크게 떨어뜨린다.

치주질환 100만명 9년 추적 결과
건선 피부질환 발생 위험 11% 늘어
치주염으로 생긴 세포 간 전달물질
주변 치주조직과 피부세포에 영향

이 연구는 국민건강보험 건강검진 데이터를 활용해 2009년 1월부터 12월까지 사이의 잇몸병(치주질환)이 없는 약 860만명, 치주질환을 가진 약 100만명을 대상으로 건선 피부질환 발생을 9년간 추적 관찰했다. 치주질환이 있는 경우, 건선 발생 위험이 11% 증가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또한 치주질환이 있으면서 흡연까지 하는 경우 건선 발생 위험은 26.5%로 껑충 뛰었다. 박 교수는 “또 다른 연구에서는 잇몸 출혈이 있을 시 아토피 발병 위험이 14% 증가하는 것으로 밝혀지는 등 잇몸병이 피부질환을 일으키거나 증상을 촉진할 수 있다”면서 “올바른 잇몸관리를 통해 피부질환을 포함한 다양한 전신질환의 위험성을 낮출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서울대 치과병원 치주과 조영단 교수는 후성유전학 관점에서 본 잇몸병과 피부질환을 발표했다. 치주염의 경우 치주조직에서 면역학적인 이상을 일으키고, 그 결과 많은 종류의 세포 간 전달물질이 발생한다. 세포 간 전달물질은 주변 치주조직이나 피부세포에 영향을 미치게 되어 각각 치주질환 또는 피부질환을 일으킬 수 있다. 후성유전학은 DNA(유전자) 염기서열의 변화 없이 생활습관, 운동, 스트레스와 같은 환경적 요인에 의해 유전자 기능에 변화가 나타나는 것을 의미한다.

조 교수는 건선과 치주질환 모두 흡연, 음주, 잘못된 식습관 등에 의해 유발되는 환경적인 공통요인이 있다고 설명했다. 즉 흡연, 음주, 나쁜 식습관 등 환경적 요인의 차이가 세포반응과 면역반응에 차이를 만들어 결과적으로 치주질환이나 피부질환의 발현에 개인차를 일으킬 수 있다는 것이다.

건강한 잇몸을 위한 ‘3·2·4 수칙’
꾸준히 반복해 습관 되게끔 해야

치주과학회 계승범 회장(삼성서울병원 치주과 교수)은 ‘건강한 잇몸을 위한 3·2·4 수칙’을 소개하며 “기본적이고 간단해 보이지만 소홀히 하기 쉬운 것들이라 꾸준히 반복해 습관이 되도록 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첫째, ‘하루 세 번 이상 칫솔질’이다. 칫솔질 횟수는 식사와 관련이 있다. 식후 칫솔질로 치아 사이의 음식물 찌꺼기를 제거해줘야 치태가 생기는 것을 막고, 구강 내 미생물의 양을 줄일 수 있다. 충분한 시간을 두고 구석구석 이를 닦아야 하며 식후뿐만 아니라 자기 전에도 칫솔질하는 것이 좋다.

둘째, ‘일 년에 두 번 스케일링’이다. 1년에 2회 이상 구강 건강 상태를 점검하자는 의미로, 정기적인 치과방문을 통해 구강검진과 더불어 잇몸 상태를 확인하고 관리하는 것의 중요성을 담았다.

셋째, ‘사이사이 치간칫솔’이다. 칫솔질뿐만 아니라 치실, 치간칫솔 등의 보조기구를 활용해 꼼꼼한 구강 건강 관리를 해야 함을 의미한다. 잇몸병이 진행되었거나 임플란트 치료를 받으면 치아 주변, 특히 이와 이 사이에 치태 침착이 많고 일반 칫솔로는 제거하기 힘든 경우가 많아 치간칫솔의 사용이 필요하다.

박효순 기자 anytoc@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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