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상속문해력] 문해력 다시 보기

2023. 3. 31. 22:4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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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 '문해력'이란 말과 어울려 '○○ 문해력'이란 말들의 사용이 부쩍 늘었다.

디지털 문해력, 뉴스 문해력, 과학 문해력, 음악적 문해력, 시각적 문해력, 건강 문해력, 게임 문해력 등 전통적인 관점의 인쇄된 글 중심에서 벗어나서 새로운 도구와 관점에서 문해력이란 단어를 확장하여 사용한다.

예전에 비해 신문 등에서 문해력의 사용 빈도가 높다는 것은 문해력이란 단어가 우리 곁에 가까이 있다는 것을 말해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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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 ‘문해력’이란 말과 어울려 ‘○○ 문해력’이란 말들의 사용이 부쩍 늘었다. 디지털 문해력, 뉴스 문해력, 과학 문해력, 음악적 문해력, 시각적 문해력, 건강 문해력, 게임 문해력 등 전통적인 관점의 인쇄된 글 중심에서 벗어나서 새로운 도구와 관점에서 문해력이란 단어를 확장하여 사용한다. 뉴스 데이터 분석 시스템 빅카인즈에서 ‘문해력’을 검색하면 2007년까지는 10여건 미만이지만 2008년을 기점으로 10여건 이상 출현하였고 계속 증가세를 보여 2022년에는 1560여건 이상 검색되는 것을 확인할 수 있다. 예전에 비해 신문 등에서 문해력의 사용 빈도가 높다는 것은 문해력이란 단어가 우리 곁에 가까이 있다는 것을 말해준다.

문해력의 ‘문해(文解)’는 언제부터 쓰였고 국어사전에는 어떻게 풀이되었을까. 우리나라에서 문해라는 단어가 등장한 것은 늦잡아도 1950년대 말이다. 유네스코한국위원회에서 간행한 ‘한국총람’(1957)의 ‘국문 보급 상황표’에는 ‘문맹(文盲)’과 ‘국문해득(國文解得)’이란 용어가 사용되었으며, 1959년에 발표된 ‘문맹자 조사’에서 유네스코의 정의를 참고하여 ‘literate’를 ‘문해’로 번역한 것을 처음 볼 수 있다. 그러나 일제강점기부터 ‘문맹’이란 단어를 써와 2000년대 중반 이전까지는 ‘문해’가 신문 등 일상에서는 잘 쓰이지 않았다. 문해란 단어는 1999년 국립국어원에서 발간한 종이사전인 ‘표준국어대사전’에도 올라 있지 않다가, ‘표준국어대사전’이 인터넷판으로 개정되었던 2008년에서야 ‘글을 읽고 이해함’이란 뜻풀이로 올랐다.

우리는 문해력을 어떻게 이해하고 있을까? 국어사전의 뜻풀이는 ‘글을 읽고 이해하는 능력’으로 되어 있는데 현실에서는 어휘력이 강조된 문해력만 주로 회자되는 듯하다. 요즘 신조어로 ‘문맥맹(文脈盲)’, ‘맥락맹(脈絡盲)’과 같은 단어들이 생겨난 것을 보면 문해력은 어휘력 외에도 맥락을 이해하고 분석하는 능력, 쓰기 능력 등도 포함하여 강조되어야 한다.

문해력과 어울리는 단어가 다양해진 만큼 기존 국어사전의 정의만으로는 지금 시대에 필요한 문해력의 의미를 다 담아낼 수 없다. 디지털 환경에서 미디어를 제대로 이해하고 정보를 분별하는 능력, 건강 정보를 올바르게 이해하고 해석하는 능력 등 다양하게 변주되는 지금의 문해력에 맞서 누구나의 문해력이 되도록 각 분야의 연구자, 정책입안자를 비롯한 모든 국민이 함께 노력할 때다.

황용주 국립국어원 학예연구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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