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민연금 수익률 1%p 올리면, 고갈시점 5년 늦춰진다
국민연금 기금의 투자 수익률이 1%포인트 올라가면 기금 소진 시점을 5년 늦출 수 있다는 분석이 나왔다. 국민연금 재정추계전문위원회는 31일 재정추계 최종 결과를 발표하며 “기금 수익률이 1%포인트 상승하면 기금 소진 시점은 현재 2055년에서 2060년으로 연장된다”고 밝혔다. 국민연금 보험료율을 2%포인트 인상하는 것과 같은 효과를 낸다는 분석이다. 현재 투자 수익률의 기본 가정치는 연 4.5%다.
추계전문위는 투자 수익률이 0.5%포인트 올라가면 기금 소진 시점이 2년 늦춰지고, 0.5%포인트 내려가면 1년 앞당겨지는 것으로 내다봤다. 그런데 국민연금은 지난해 -8.22%라는 역대 최악의 손실을 기록했다. 평가 손실액만 80조원에 육박하고 적립액은 1년 만에 948조원에서 890조원으로 내려앉았다.
재정추계전문위는 지난 1월 현 연금 제도를 유지하면 적립 기금이 2055년 고갈할 것으로 전망했다. 국민연금 재정추계는 2003년부터 5년마다 발표하는데 2018년 발표와 비교하면 기금 소진 시점이 2년 빨라진 것이다.
연금 개혁 없이 지금과 같은 저출산 상황이 지속하면 미래 세대의 부담은 더 커질 것으로 분석됐다. 기금이 고갈되면 그해 거둔 보험료로 연금을 지급해야 한다. 이번 추계에 적용된 합계 출산율(2050년 이후 1.21명)로 계산하면 2070년 국민연금 가입자들은 소득의 33.4%를 연금보험료로 내야 한다. 그러나 출산율이 0.98명으로 내려간다면 이 비율이 42%로 상승한다. 저출산 구조가 해소되지 않으면 미래 세대 부담은 눈덩이처럼 불어난다는 것이다. 특히 출산율이 극적으로 반등한다 해도 올해 출생자들이 국민연금에 가입할 때까지는 최소 20년 이상이 걸리기 때문에 30여 년 앞으로 예상된 기금 소진에는 영향을 주기 힘들 것으로 분석됐다.
이런 가운데 연금개혁 논의는 계속 공전하고 있다. 작년 11월 시작된 국회 연금개혁특별위원회는 적정 보험료율 제시 등 구체적인 개혁 방향도 정하지 못한 채 4월 말 활동 종료 시점을 앞두고 있다. 사실상 책임이 정부로 넘어가는 분위기다. 정부는 이번 재정추계 결과와 공청회 등을 토대로 10월 말까지 개혁안을 마련해 국회에 제출할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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