범인은 철도덕후? "지하철 창문 뜯어간 절도범 찾습니다"

서울 지하철 2호선에서 한 승객이 노약자석 창문을 뜯어가는 절도 사건이 발생했다. 사진=서울교통공사

[서울경제]

서울 지하철 2호선에서 열차 내 창문을 뜯어가는 절도 사건이 발생했다.

30일 서울교통공사는 지난 25일 오전 0시 50분경 서울 지하철 2호선 290편성 4호차(2490칸)의 측면 창문이 사라졌다고 밝혔다.

공사는 최근 철도·대중교통 동호회 커뮤니티 등을 통해 ‘창문을 훔쳐간 사람을 찾는다’는 공지를 올렸다.

공지에 따르면 절도범은 키 170~180cm 사이의 보통 체격을 가진 남성으로, 짧은 스포츠형 머리를 하고 있다. 범행 당시 하얀 줄이 있는 검은색 트레이닝복과 어두운 바지, 백색 바닥의 어두운 계열 운동화, 짙은 색 가방을 착용했다.

이 남성은 운행 중인 2호선 열차에서 노약자석 뒤쪽 상부 창문 1개를 뜯은 뒤 준비한 가방에 담아 훔쳐간 것으로 파악됐다. 당시 열차 안에는 다른 승객도 타고 있던 것으로 알려졌다.

서울교통공사는 최근 철도·대중교통 동호회 커뮤니티 등을 통해 ‘창문을 훔쳐간 사람을 찾는다’는 공지를 올렸다. 온라인 커뮤니티 갈무리

공사는 이 남성의 하차역인 신도림역 폐쇄회로(CC)TV까지 확보했지만, 아직 경찰에 사건 접수는 하지 않았다. 철도를 좋아하는 이른바 ‘철도 덕후’의 범행으로 보고 수사 의뢰 전 동호회 등에 먼저 협조를 요청한 것으로 전해졌다.

공사는 손해배상 청구 등에 대해서도 조금 더 지켜보겠다는 입장이다. 31일까지 훔친 창문이 돌아오면 이후 대응 방안도 내부 논의 중이다. 공사 측은 “이날(31일)까지 군자기지로 반납하면 선처할 것”이라며 “반납하지 않는다면 CCTV를 경찰에 제출해 수사하도록 할 방침”이라고 밝혔다.

현재 도난 사고가 발생한 차량은 창문이 없어 시민 안전을 위해 운행하지 못하고, 군자 차량기지에서 대기 중이다. 차량 한편이 빠지는 탓에 운용 계획이 틀어져 공사 측은 손해가 크다고 전했다.

공사 측은 실질적인 피해를 추산하는 한편 도난당한 창문을 대체할 새 창문 제작을 주문한 상태인 것으로 알려졌다.

정미경 인턴기자 mic.on@sedaily.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