옛 측근 유동규 “이재명·김문기 2009년 처음 만나”

김혜리 기자 2023. 3. 31. 22: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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법정 첫 대면…눈 마주치지 않고 ‘김문기 안다, 모른다’ 공방
이재명 민주당 대표, 유동규 전 본부장
유, 호주 출장 일화 상세히 소개…“위례신도시 사업도 김이 보고”
이 대표 측 “패키지 여행 같은 것, 모르는 사람들과 동행했을 뿐”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와 유동규 전 성남도시개발공사 기획본부장이 31일 법정에서 처음으로 대면했다. 이 대표 측근을 자처하다 돌아선 뒤 이 대표에게 불리한 진술을 쏟아내고 있는 유 전 본부장은 이날도 “성남시장 시절 고 김문기 성남도시개발공사 개발1처장을 몰랐다”고 한 이 대표 주장을 반박했다.

유 전 본부장은 이날 서울중앙지법 형사34부(재판장 강규태) 심리로 열린 이 대표의 공직선거법 위반 혐의 3차 공판에 증인으로 출석해 ‘이 대표가 김 처장을 몰랐을 리 없다’는 취지로 진술했다. 이 대표는 대선 후보이던 2021년 12월 방송 인터뷰에서 “시장 재직 때 김 전 처장을 알지 못했다”고 말했는데, 검찰은 이 대표의 이 발언이 허위라고 본다.

유 전 본부장은 이 대표가 2009년 김 처장을 만났으며, 이후 둘이 연락을 주고받는 사이로 발전한 것 같았다고 주장했다. 유 전 본부장은 2009년 자신이 공동대표이던 성남정책연구원 주최 세미나에 이 대표와 김 전 처장 모두 참석했다고 했다.

유 전 본부장은 김 전 처장이 위례신도시 사업과 관련해 이 대표에게 직접 여러 차례 보고했고, 혼자 시장실에 다녀온 김 전 처장이 이 대표의 피드백이나 지시사항을 종종 자신에게 전달했다고 했다.

유 전 본부장은 이 대표가 2015년 호주 출장에 김 전 처장이 동행한다는 사실을 인지하고 있었다는 취지로 주장했다.

이 대표 최측근인 정진상 전 민주당 대표실 정무조정실장이 자신에게 ‘실질적으로 쉬러 가는 출장이니 네가 (이 대표를) 좀 챙겨드리라’면서 이 대표가 편한 사람을 데리고 가라고 했기 때문에 평소 이 대표와 안면이 있는 김 전 처장으로 출장자를 바꿨다고 했다. ‘이 대표 의사를 확인했느냐’는 검찰 질문에는 “그건 모르겠다”고 답했다.

호주 출장에서 있었다는 일화들을 상세히 소개하기도 했다. 유 전 본부장은 “당연히 다 아는 사이여서 자연스럽게 굴었다”면서 “제가 ‘와이파이’란 용어를 몰랐는데, 그때 이 대표가 저한테 핀잔을 줬다. 그때 옆에서 웃던 사람이 김 전 처장이었다”고 했다. 또 셋이서 비공식 일정으로 멜버른의 한 골프장에서 골프를 쳤는데, 그 자리에서 이 대표가 이전에 김 전 처장과 함께 참석했던 세미나나 토론회 얘기를 자연스럽게 하더라고 했다.

이 대표 측은 ‘김 전 처장과 함께 출장을 갔으니 아는 사이’라는 검찰 주장에 대해 ‘패키지 여행’을 예로 들며 ‘모른다’고 반박했다.

이 대표 측 변호인은 “혹시 패키지 여행을 다녀와보신 적이 있느냐. 패키지 여행 참석자들은 같은 차를 타고, 같이 식사하고, 같이 관광지 방문을 하지만 다른 참석자와 친해지지 않는다”며 “밤에 술을 먹고 개인적으로 접촉한다면 가까워질 수 있지만 그렇지 않으면 아침 인사 정도 하고, 그렇게 상당 기간 함께 보내는 관계”라고 말했다.

이날 이 대표와 유 전 본부장은 끝내 눈을 마주치지 않았다. 이 대표는 유 전 본부장이 법정으로 들어설 때 흘끗 쳐다봤지만, 그 이후엔 줄곧 정면을 응시했다.

김혜리 기자 harry@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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