두 팀의 전력 차가 이 정도였던가…흥국생명, 우승 확률 100% 잡았다
2018~2019 챔프전에서 맞붙었던 두 팀이 이번 챔프전에서 리턴 매치를 치르게 됐을 때, 당초 예상은 ‘백중세’였다. 좌우 양 날개의 화력은 흥국생명의 김연경-옐레나가 도로공사의 박정아-캣벨보다 더 낫다고 해도, 이를 제외한 나머지 부분에서는 객관적 지표 상 도로공사의 우위였기 때문.
그나마 세터 싸움에선 흥국생명의 이원정이 도로공사의 이윤정보다 경험 면에서 우위긴 했다. 이원정은 신인이던 2017∼2018시즌 도로공사에서, 2020∼2021시즌엔 GS칼텍스 소속으로 통합 우승을 차지했지만, 역할은 백업 세터였다. V-리그 2년차인 이윤정은 올 시즌이 첫 ‘봄 배구’다.
여기에 열흘 정도 휴식을 가진 흥국생명이 체력적 이슈에선 앞서고 있다해도, 도로공사도 현대건설과의 플레이오프를 2전 전승으로 마쳤기 때문에 그리 큰 차이를 보이지 않을 것으로 예상됐다. 오히려 흥국생명이 오랜 기간 실전을 치르지 않아 경기 감각 회복에서 더 불리할 수도 있다는 예상도 있었다. 과거 OK저축은행을 이끌고 우승을 차지한 김세진 감독은 “플레이오프를 2전 전승으로 끝낼 수 있다는 보장만 있으면, 플레이오프를 치르고 챔프전을 경기 감각 측면에서 더 낫다”고 말한 바 있다. 실제 김 감독의 OK저축은행은 2014~2015시즌에 2위를 차지한 뒤 한국전력과 플레이오프에서 2경기 모두 3-2 풀세트 접전으로 승리를 거두고 챔프전에 올라 삼성화재를 상대로 3전 전승으로 우승을 차지하기도 했다.
1차전 1,2세트에는 도로공사의 집중 견제에 시달리며 부진했으나 3,4세트에 공격 리듬을 되찾아 시즌 평균과 거의 흡사한 성적표를 내며 팀 승리를 이끌었던 김연경은 2차전에선 경기 초반부터 특유의 공격력이 불을 뿜었다. 김연경에게 향하는 토스가 네트에 붙거나 높이도 들쑥날쑥한 적이 많았지만, 192cm의 큰 신장을 활용해 상대 수비의 빈 공간으로 연타 처리하는 노련함도 뽐냈다. 2세트까지 12점을 올린 김연경의 공격 성공률은 무려 75%. 여기에 1차전부터 매 세트 기복없는 공격력을 보여준 옐레나도 2차전에도 그 화력은 여전했다. 2세트까지 13점, 공격 성공률 57.89%를 기록했다. 양 날개가 모두 50%가 훌쩍 넘는 공격성공률을 기록하면 질래야 질 수가 없다.
3세트 들어 도로공사는 이대로 패할 수 없다는 듯 세트 후반까지 힘을 내며 21-20까지 앞서갔다. 4세트까지 가나 싶었던 순간, 김연경이 분연히 나서 ‘오늘 4세트는 없다’고 선언했다. 김연경이 퀵오픈 2개와 오픈을 연달아 성공시키며 단숨에 경기를 뒤집었다. 이어 옐레나의 오픈과 김연경이 오픈까지 바로 터져나오는 등 내리 5점을 몰아치며 이날 승부를 끝냈다. 팀 공격성공률 46%-34.06%, 블로킹 8-4, 서브득점 5-2. 흥국생명이 모든 면을 압도한 경기였다.
경기 뒤 김종민 감독은 전력 차를 인정했다. “할 말이 없네요”라고 입을 뗀 김 감독은 “감기라기 보다는 실력에서 차이가 많이 난다. 우리가 블로킹이 좋은 팀이긴 하지만, 흥국생명 상대로는 블로킹이 많이 나오지 않았다. 우리가 공격이 그리 좋은 팀이 아니기에 상대 공격을 수비로 걷어올리고 끈질긴 양상에서 블로킹으로 득점 올리는 장면이 나와야 하는 팀인데, 상대 공격이 워낙 좋다보니 한 방에 먹는 실점이 많아사 우리 페이스로 경기를 끌고 오기 쉽지 않다”고 설명했다. 이어 “저는 냉정히 봤을 때 전력을 7대3 정도로 상대 우위라 봤는데, 선수들의 몸 상태를 고려했을 때 뒤집기는 역부족인 것 같다. 그렇지만 잘 준비해서 김천에서는 반격해보겠다”고 덧붙였다.
인천=남정훈 기자 che@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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