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년 전 그때처럼...흥국생명 김미연, ‘친정팀’ 상대로 두 번째 통합 우승?
여자 배구 흥국생명과 한국도로공사의 챔피언결정전(5전 3선승제) 2차전이 열린 31일 인천 삼산체육관. 1세트를 따낸 흥국생명이 18-14로 앞서던 2세트 후반, 흥국생명 김미연(30)이 몸을 날려 세트를 올렸다. 김연경(35)이 반사적으로 쳐낸 공은 네트를 맞고 반대편 코트 정중앙에 내리꽂혔다. 경기장을 가득 메운 관중 6108명은 열화와 같은 함성으로 선수들의 투혼에 화답했다.
흥국생명은 이날 도로공사를 세트스코어 3대0(25-18 25-15 25-21)으로 완파하고 통합 우승(정규리그 1위·챔피언결정전 우승)을 향한 ‘100%의 확률’을 잡았다. 역대 챔피언결정전에서 한 팀이 1·2차전을 연달아 승리한 것은 5차례. 그 5번 모두 1·2차전 승리팀이 우승컵을 들어 올렸다.
이날 흥국생명에서 옐레나 므라제노비치(21점)와 김연경(18점) 다음으로 많은 득점(9점)을 올린 김미연이 승리에 중요한 역할을 해냈다. 김미연은 결정적인 순간마다 몸을 내던지고, 서브에이스를 꽂아 넣으며 팀 분위기를 끌어올렸다. 1세트에만 서브에이스 3개를 몰아쳐 기선 제압을 확실히 했다. 리베로 김해란(39)의 디그를 알맞게 세트로 연결시키는 윤활유 역할도 했다.
2011-2012시즌 신인 드래프트에서 3라운드 3순위로 도로공사에 지명된 김미연은 이듬해 심장 이상으로 운동을 제대로 할 수 없었다. 건강을 되찾고 동료들의 부상 공백을 채워나가며 차차 주전급으로 도약했고, 2018-2019시즌 흥국생명 유니폼을 입고 처음으로 통합 우승을 맛봤다. 당시 상대는 공교롭게도 ‘친정팀’ 도로공사였다.
이날 경기를 마치고 김미연은 “(통합 우승까지) 1승이 남았는데, 아직 실감이 나진 않는다”면서 “팬들이 소리도 같이 질러주며 (응원해) 힘이 났다”고 했다. 이어 도로공사와의 3차전을 위해 김천에 돌아가는 것에 대해선 “(4년 전) 통합 우승한 사진이 훈련장에 있는데, 여태까지 실감이 안 났다. 다시 챔피언결정전을 하며 보니까 ‘아 김천이었지’하고 생각이 나더라”며 “다시 김천에 가는 것은 좋은 추억이 될 듯하다. 3차전에서 끝낼 수 있으면 좋을 것 같다”고 웃었다.
흥국생명 주장 완장까지 찬 김미연은 올해 또다시 친정팀을 누르고 자신의 두 번째 통합 우승을 눈앞에 뒀다. 두 팀은 오는 4월2일 김천에서 3차전을 치른다.
/인천=박강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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