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학살 주범은 할아버지”…전두환 손자 5·18 묘역 참배

손준수 2023. 3. 31. 21: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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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5.18 광주 민주화운동과 제주 4.3 사건은 한국 현대사가 품은 깊은 상처입니다.

국가기념일로 정해져 그 날이 오면 그 때를 돌아보고, 희생자들을 위로하지만 한 쪽에선 모욕하고 깎아내리는 시도도 끊이지 않습니다.

오늘(31일) 이 두 곳 상황, 차례로 알아봅니다.

먼저 광주에서는 전두환 씨의 손자가 광주 5.18 피해자들을 찾아가 사죄했습니다.

손준수 기자입니다.

[리포트]

광주를 찾아 5·18 민주화운동 피해자들 앞에 선 전두환 씨의 손자 전우원 씨.

전 씨는 무릎을 꿇고 죄송하다는 말을 반복했습니다.

전 씨는 5·18은 다신 있어서는 안 될 대학살이며, 주범은 할아버지 전두환 씨라고 소신을 밝혔습니다.

[전우원/전두환 씨 손자 : "대학살의 현장이라고 생각을 하고 비극이라고 생각합니다. 그 주범은 누구도 아닌 저희 할아버지 전두환 씨라고 생각합니다."]

기자회견을 마친 전 씨는 전두환 일가족 가운데 처음으로 국립 5·18 민주묘지를 찾아 희생자들의 영령을 위로했습니다.

전 씨는 방명록에 '민주주의의 진정한 아버지는 여기 묻혀 계신 모든 분'이라고 남기고 이름 없는 무명열사 묘역까지 차례로 참배했습니다.

자신이 입고 있던 겉옷으로 희생자의 묘비를 닦기도 했습니다.

[전우원/전두환 씨 손자 : "죄송한 마음뿐입니다. 앞으로도 이게 일회성으로 그치지 않고, 좋은 모습 보여드릴 수 있도록 앞으로도 최선을 다하겠습니다."]

자식을 잃고 43년간 한 맺힌 삶을 살아온 어머니는 전씨의 참배를 눈물로 지켜봤습니다.

[김길자/故 문재학 군 어머니 : "재학아, 전두환 손자가 와서 사과한단다."]

유족과 피해자들은 전두환씨 일가 중 처음으로 사죄한 전씨에게 "와줘서 고맙다"며 인사를 전했습니다.

[이명자/전 오월어머니집 관장 : "마음이 수그러지고 풀리고 했으니까, 끝까지 그런 진정성을 저희들한테 보여주길 기대하고..."]

나아가, 숨어있는 가해자들이 이제는 양심선언을 해주길 바랐습니다.

[김관/5·18 당시 폭행피해자 : "여러분들의 손을 잡아줄 준비 돼 있습니다. 이제는 진실이 규명돼야 하지 않겠습니까."]

전 씨는 당분간 광주에 머물면서 사죄 행보를 이어갈 예정입니다.

KBS 뉴스 손준수입니다.

촬영기자:신한비 정현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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손준수 기자 (handsome@kb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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