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주하의 '그런데'] 공무원 인기 '시들'…이유 아는가
전국시대, 연나라 소왕이 유능한 인재를 모으기 위해 고민하자 곽외라는 신하가 말합니다.
'옛날 어떤 임금이 천금을 쌓아놓고 천리마를 구하지만 3년이 지나도록 못 구합니다. 결국 신하를 보내 찾게 하는데, 찾은 천리마는 곧 죽었고, 신하는 죽은 천리마의 뼈를 오백금을 주고 사옵니다.'
임금이 불같이 노하자 신하는 '죽은 천리마의 뼈를 오백금에 샀다는 소문이 나면 곧 살아있는 천리마가 몰려올 것입니다.'라고 했고, 실제로 한 해에 3마리나 나타납니다.
'그러니 임금께서 유능한 인재를 모으려면 우선 저부터 시작하십시오.'
이 말을 들은 연소왕은 곽외를 스승으로 대우했고, 그 소문을 들은 뛰어난 인재들이 다투어 몰려들었다고 합니다.
여기서 '천금을 들여 천리마의 뼈를 산다.'라는 천금매골이란 고사성어가 나왔지요.
'공무원이 특수신분이라는 건데, 덜 대우해주는 특수신분이 어딨어. 노비야!'
기존 관공서 채널에서는 볼 수 없는 'B급 감성'으로 만들어진 이 영상은 현대자동차 생산직과 일선 공무원의 열악한 처우를 비교하는데, 그런데도 비난은커녕 85만에 달하는 조회수와 수천 개의 칭찬 댓글이 쏟아졌습니다. 많이들 공감한다는 의미겠죠.
사실 요즘 공무원 인기는 예전 같지 않습니다. 2009년, 13~34세가 가장 근무하고 싶은 직장 1위는 국가기관, 2위가 공기업이었지만, 2021년엔 1위가 대기업으로 바뀌었거든요.
또 올해 9급 공무원 시험경쟁률은 2011년의 4분의 1로 줄었고, 7급 공무원 경쟁률은 1979년 이래 역대 최저였으며, 과거 '행정고시'로 불리던 5급 시험경쟁률도 내리막길을 타고 있지요.
공무원의 인기가 시들하면, 좋은 인재들이 오지 않으면 누가 손해일까요. 생각해볼 것도 없이 국가, 국민입니다.
그 옛날에도 죽은 말의 뼈를 천금을 주고 사서라도 인재를 모았다는데 우린 지금 뭐 하고 있는 걸까요.
인사혁신처는 부랴부랴 올해 9급 1호봉을 기준으로 기본급 5% 올리며 처우를 개선하겠다고 합니다. 공무원 경쟁률이 낮아진 원인도 분석했는데, 청년층 인구 감소가 이유라고 합니다. 공감하십니까?
이런 고루한 생각부터 버려야 발을 돌린 청년들이 돌아올 텐데, 정부 발표를 보니, 아직은 참 요원해 보이네요.
김주하의 그런데, '공무원 인기 '시들'…이유 아는가'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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