방한 관광객, 다 어디 갔길래?.. “제주 ‘점’만 찍고 갑니다”

제주방송 김지훈 2023. 3. 31. 19: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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외국인 방문 늘었지만, 해외 유출 수요도 급증
제주 등 직항노선 회복에도 내국인 유출 ‘뚜렷’
국내선 운항편 지속 감소.. 유치 마케팅 한계
중국 개별관광, 매출 미미.. 단체관광 재개 변수
크루즈 재개됐지만 체류 일정 짧아.. 파급효과↓


해외 관광시장 개방 속도가 빨라지고 직항노선 재개도 확대되면서 해외로 나서는 발길이 계속 늘어나는 모습입니다.

방한 관광객들 역시 코로나19 이전 때보다는 늘어난다고 하지만, 정작 제주 등 국내시장에 파급효과를 기대하기는 아직 역부족인 양상입니다.

누적 관광객은 증가했다는데, 실제 내국인 관광객은 지속 감소세를 이어가는 상황이고 그나마 회복세를 보이는 외국인 관광객 역시도 아직 씀씀이를 기대할 수준이 아닌 탓입니다.

2분기 내리 국내선 항공편 공급은 줄어드는 상황인데다, 국내 관광객들은 계속 밖으로 빠지는 추세여서 뚜렷한 호재 기대감을 키우지도 못하고 있습니다.


방한 외래 관광객 91만 명.. 해외 출국 여행객 311만 명

오늘(31일) 한국관광공사에 따르면 지난달 방한한 외래 관광객은 47만9,000명으로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379.3% 늘었습니다.

코로나19 이전인 2019년 2월(120만1,800명)과 비교하면 회복률은 39.9%, 40%에 못미치는 수준이긴 합니다.

국가별로 보면 일본 9만4,000명이 찾아 3,117% 급증해 1월에 이어 또다시 1위를 차지했습니다.

무비자 입국 시행과 항공편 증편 등에 따른 것으로 풀이됩니다.

일본 다음으로는 대만이 5,497% 증가한 4만8,000명, 이어 미국(4만6,200명), 중국(4만5,900명), 베트남(2만8,800명), 태국(2만8,100명) 등 순으로 나타났습니다.

1~2월 누적 외래 관광객은 91만4,000명으로 지난해 동기 대비 402.4% 늘었고 일본이 16만1,000명으로 가장 많았습니다.

상대적으로 지난달 해외로 출국한 우리 여행객은 지난해 대비 1,430% 증가한 172만5,000명으로, 1월(139만3,000명)보다도 33만 명 넘게 늘어난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1, 2월만 311만8,000명이 해외로 나섰습니다.


해외 직항 재개 “누적 관광객 증가 보탬”

이런 상황은 제주라고 해서 크게 다르진 않습니다.

올초 내국인 관광객 해외여행으로 감소세를 보이던 제주 관광객이 3월 들어 다시 증가세를 보여, 누적 관광객도 증가세로 전환된 것으로 보입니다.

30일 기준 올해 제주 누적 관광객은 308만7,216명으로 지난해 같은 기간(302만8,954명)보다 1.4%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종전 마이너스 행진을 이어가던데서 그나마 숨통을 튼 것으로 보입니다.

이는 전적으로 해외노선 재개가 가져온 효과로, 제주도와 제주관광공사 등은 싱가포르나 대만, 태국 등 노선 재개에 따라 외국인 관광객이 늘어난 때문으로 보고 있습니다.

반면 내국인 시장은 활황은 물론 증가세를 점치기가 쉽지 않은 상황입니다.

정책 차원에선 일부 소규모 단체 관광객이 늘어났다며 4,5월 봄 관광 증가세도 내다보지만 아직 섣부른 판단이 이르다는 관측이 제기됩니다.


■ 제주기점 국내선 지속 감소세.. 회의·단체 유치 악영향

실제 내국인 관광객만 누계로 보면 줄었고(30일 기준 -0.2%), 항공편 역시도 2분기(4,5,6월) 국내선 운항편이 지속 감소세를 이어가는 상황인 것도 한 이유입니다.

항공정보포털에 따르면 3월 도착기준 6,839편이던 제주기점 국내선 운항편이 4월 6,741편으로 98편이 줄고 5월 6,586편으로 전달 대비 155편, 급기야 6월엔 6,330편으로 전달대비 256편이 급감하는 등 감소 폭이 확대되는 양상을 보여줍니다.

제주도는 앞서 코로나로 위축됐던 마이스(MICE. 기업회의, 포상관광, 컨벤션, 전시회) 수요 회복을 위해 국내·외 전방위 마케팅을 예고했습니다.

각종 회의 관광 활성화에 나서, 올해 제주국제컨벤션센터에서 개최 확정 또는 유치 중인 크고 작은 행사만 114건, 잠정 방문객은 14만여 여명에 달할 것으로 내다보기도 했습니다.

하지만 대표적인 유치 수단이라 할 항공 인프라 위축세는 이같은 회의 단체 유치에 악재가 될 것으로 우려되고 있습니다.

여행업계 한 관계자는 “그간 개최하지 못했던 세미나 단체나 학회, 수학여행 예약들이 들어올 시기지만, 항공편 여력이 넉넉히 뒷받침될 상황은 아니”라면서 “고부가가치로 꼽혔던 골프 관광객 역시도 가격 경쟁력이 계속 약세를 보이고 있어, 항공 좌석난과 가격 인상 부분은 지속 과제가 될 것으로 보고 있다”고 전했습니다.


中 단체 관광 ‘아직’.. 국내 관광 의존도 높아

그나마 기대해보는게 외국인 방한 수요라지만, 이 역시 묶여 있는 중국인들의 해외 단체 관광이 변수입니다.

지난 16일 제주~시안 노선(진에어) 재개를 시작으로 7개 중국 직항 노선이 일주일 모두 52편이 오가면서 개별 관광객이나 소규모 그룹 여행객들이 제주를 찾는 게 전부입니다.

직항 재개된 52편 중 35편이 대도심권인 ‘상하이 노선’에 집중되면서 구매력 있는 고,객층이 생겨나길 기대하지만, 아직 수요를 타진하진 못하고 있습니다.

실제 롯데관광개발이 운영하는 드림타워 리조트나 특급호텔, 시내면세점들로 중화권 수요가 찾아들고 있지만 대부분 개별 손님들로 아직 큰 매출 증가효과를 기대할 상황 역시 아닌 것으로 파악됩니다.

한 면세점업계 관계자는 “개점 휴업에 들어갔던걸 5월 1일부터 정상 운영에 나설 예정이지만, 현재 개별 수요만으로 당장 매출 회복을 기대할 상황은 아니”라면서 “브랜드 구축을 비롯해 인력 보강까지 과제도 적잖은데다, 단체 수요 회복까지 내다본다면 다소 시간이 걸릴 것으로 보고 있다”고 전했습니다.

또다른 특급호텔 관계자는 “내국인 유출에 따른 타격이 가시화되면서 봄 시즌 성적이 예년 같지 않게 저조한 것은 맞다. 당장 외국인 개별수요로 이를 상쇄할 수준은 아니”라면서 “해외 직항 노선이나 중화권 단체 관광 등이 정상 궤도에 오를 때까진 국내 마케팅에 소홀한 수는 없다”고 말했습니다.


크루즈, 재개됐지만.. 짧은 일정, 효과 “글쎄요”

더구나 재개된 크루즈 역시도, 대부분 짧은 기항 일정에 머물면서 실질적인 관광 효과에도 우려가 더해지는게 현실이기도 합니다.

지난 16일 제주항 월드크루즈 입항으로 현재까지 올 한 해 50여 차례 서귀포항까지 크루즈가 기항하고 12만 명이 찾을 것으로 예상하지만 짧으면 반나절, 대부분 하루를 채우지 못하는 일정에 그치고 있습니다.

쇼핑이다 관광 등 지역 프로그램을 진행한다고는 하지만, 사실 ‘머물지도 않는’ 관광이 얼마나 역내 경제 파급효과로 이어질 수 있을지 실효성에 대한 의문이 지속적으로 제기되는 실정입니다.

관련해 제주관광공사 등은 “크루즈 관광객에게 전통시장, 세계자연유산 등을 소개해 제주 고유의 매력을 즐기도록 하면서 지역상권 활성화에도 기여하도록 하겠다”면서 “동북아시아 크루즈 관광 재개를 앞두고 해외 승객이 만족하도록 서비스 개선 등에 힘을 쏟고 있다”고 전한 바 있습니다.

JIBS 제주방송 김지훈(jhkim@jibs.co.kr)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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