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타니 역대급 불운' 10K 무실점에도 ML 역대 최초 주인공 됐다...
오타니의 역투에도 불구하고 개막전을 내준 LA 에인절스였다. LA 에인절스는 31일(한국시간) 미국 캘리포니아주 오클랜드 콜리세움에서 열린 오클랜드와 2023 메이저리그 개막전에서 1-2로 패했다.
오타니는 이날 선발 투수 겸 3번 타자로 선발 출장해 완벽한 활약을 펼쳤다. 오타니는 지난해 메이저리그 데뷔 5시즌 만에 처음으로 개막전 선발이라는 중책을 맡았다. 그리고 이번 시즌까지 2년 연속 개막전 선발의 영광을 안았다.
1회초 LA 에인절스의 공격. 리드오프 테일러 워드가 삼진으로 물러난 뒤 2번 트라웃이 타석에 들어섰다. 그러자 오클랜드 콜리세움에 모인 홈 팬들은 트라웃을 향해 야유를 보냈다. 트라웃은 중견수 직선타로 물러났다.
다음 타자는 오타니. 그러자 이번에는 오클랜드 팬들이 기립 박수와 환호를 보냈다. 일본 매체 더 앤스워는 LA 에인절스와 오클랜드의 맞대결이 끝난 뒤 "원정 개막전에서 이례적인 광경이 펼쳐졌다"면서 "직전 타석의 트라웃을 향해 야유를 보냈던 오클랜드 팬들이 오타니를 향해서는 경의를 표했다"고 보도했다.
이어 "그러나 오타니가 타석에 등장하자 야구장 내 모든 팬이 기립박수를 보냈다. 오클랜드 팬들은 그들이 쓰고 있는 모자를 벗고 흔들었다"고 전했다. 많은 환호와 함께 첫 타석을 맞이한 오타니는 8구 승부 끝에 헛스윙 삼진으로 물러났다.
오타니를 향한 원정 팬들의 기립박수. WBC 대회에서 그야말로 만화 같은 활약을 펼쳤던 오타니의 활약을 기억하고 있는 오클랜드 팬들이었다. 특히 미국 대표팀과 WBC 결승전에서는 9회 클로저로 등판, 2아웃 이후 트라웃을 삼진 처리하며 피날레를 장식했다. WBC 대회 MVP도 당연히 그의 차지였다.
오타니는 투수로도 맹활약을 펼쳤다. 1회말 선두타자 토니 켐프에게 스트레이트 볼넷을 허용했으나, 이후 세 타자를 모두 범타 처리했다. 2회는 삼진 2개 포함, 삼자 범퇴 처리. 3회에도 삼자 범퇴 행진을 이어 나갔다.
4회가 첫 위기였다. 1사 후 알레드미스 디아즈에게 중전 안타, 세스 브라운에게 좌중간 2루타를 각각 얻어맞으며 2,3루 위기에 몰린 것. 그러나 헤수스 아귈라와 라몬 로리아노를 연속 헛스윙 삼진으로 돌려세우는 괴력을 발휘했다.
5회에는 1사 후 볼넷을 내줬으나, 이후 두 타자를 모두 범타 처리했다. 이어진 6회에도 1사후 볼넷을 내준 뒤 후속 두 타자를 내야 뜬공과 삼진으로 각각 잡아냈다. 결국 여기까지였다. 오타니는 6이닝 동안 2피안타 3볼넷 10탈삼진 무실점 쾌투를 펼친 뒤 지미 허겟에게 마운드를 넘겼다. 총 투구수는 93개였다.
이날 에인절스는 5회 1사 3루 기회에서 로건 오호프의 적시타로 선취점을 뽑았다. 이 점수를 잘 지킬 경우, 오타니가 개막전 승리를 챙기는 상황. 그러나 불펜이 무너졌다.
8회말 팀의 3번째 투수로 나선 애런 루프가 에스테우리 루이스에게 안타, 토니 켐프에게 2루타를 각각 허용하며 승부는 1-1 원점이 됐다. 오타니의 승리가 날아간 순간. 이어 마운드에 오른 라이언 테페라가 디아즈에게 적시타를 내주며 1-2 역전을 허용했다. 결국 9회초 반격에 실패한 LA 에인절스는 1-2로 무릎을 꿇었다.
MLB 애널리스트인 사라 랭스에 따르면 개막전 선발 투수가 무실점 10탈삼진 경기를 펼친 건 1901년 이후 오타니까지 포함해 26차례 있었다. 그러나 이 기록을 작성한 투수의 팀이 패한 것은 오타니가 최초다. 개막전에서 압권의 두 자릿수 탈삼진을 작성하고도 팀 패배를 지켜본 최초의 주인공 오타니. 가히 '역대급 불운'이라 할 만하다.
김우종 기자 woodybell@mtstar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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