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국서 온 납북귀환어부들, 재심 10분 만에 재판 종료… “검찰 직무유기”

한귀섭 기자 2023. 3. 31. 18: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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70년대 조업 중 납북됐다가 억울하게 간첩으로 몰려 고초를 겪은 납북귀환어부들의 재심 사건 첫 재판에서 검찰 측의 무성의한 재판 태도에 피해자들이 비판하고 나섰다.

피해자들과 가족, 사건을 맡은 변호사는 이날 재판이 끝난 뒤 춘천지검 앞에서 긴급기자회견을 열고 검찰의 무성의한 재판 태도를 비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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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월 12일 대검찰청 앞에서 항의집회 후 공수처에 고발 예정
납북귀환어부 피해자들이 31일 춘천지검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검찰의 무성의한 재판태도를 비판했다.(독자제공)

(춘천=뉴스1) 한귀섭 기자 = 70년대 조업 중 납북됐다가 억울하게 간첩으로 몰려 고초를 겪은 납북귀환어부들의 재심 사건 첫 재판에서 검찰 측의 무성의한 재판 태도에 피해자들이 비판하고 나섰다.

춘천지법 형사1부(심현근 부장판사)는 31일 오전 10시 국가보안법, 반공법 위반 등 혐의로 처벌받았던 피해자들의 첫 공판을 진행했다. 하지만 검찰은 기록을 검토할 시간이 필요하단 이유로 재판부에 기일 연기를 요청했다.

이에 새벽부터 전국에서 춘천을 찾아온 30여명의 피해자가 참석한 이날 재판은 단 10분 만에 끝났다. 피해자 중 최고령인 강원 고성에서 온 93세 할아버지는 법정에 서지도 못하고 집으로 돌아가야만 했다.

피해자들과 가족, 사건을 맡은 변호사는 이날 재판이 끝난 뒤 춘천지검 앞에서 긴급기자회견을 열고 검찰의 무성의한 재판 태도를 비판했다.

김춘삼 동해안 납북귀환어부피해자 진실규명 시민모임 대표는 뉴스1과 통화에서 “재판을 받기 위해 속초에서 왔는데 검찰의 말 한마디에 재판이 끝나는 황당한 일이 벌어졌다”며 “지난 2달간의 시간이 있었는데 준비가 부족하다는게 말이 안된다. 이는 직무유기나 다름없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피해자들은 4월 12일 오전 11시 대검찰청 앞에서 항의집회를 열기로 했다. 이후 고위공직자범죄수사처로 이동해 공판검사, 공판부장검사 등 관계자 등을 직무 유기로 고발할 예정이다.

춘천을 제외한 강릉과 속초에서는 검찰이 이 사건에 대해 무죄의견을 밝히면서 일부 피해자들의 무죄가 선고되고 있다.

최정규 원곡법률사무소 변호사는 “강릉에서 무죄판결 받은 사건과 같은데 왜 이렇게 검찰이 소극적으로 재판에 임하는지 모르겠다. 법률가로서 피해자들에게 드릴 말이 없는 상황”이라면서 “검찰이 기록 검토할 시간이 부족했으면 재판 전에 이야기할 수 있었는데 그러지도 않았다. 이날 피해자와 가족 50여명은 능멸당하고 모멸감 속에 집으로 돌아갔다”고 말했다.

이에 춘천지검 관계자는 “이번 사건은 피해자가 30명이 넘는 재심 사건인 데다 각자 사실관계가 달라 법리적으로 검토해야 할 부분이 많다”면서 “한 명, 한 명에 대한 항소취지를 설명하기 위해 구체적 내용과 의견을 검토해야 해서 어쩔 수 없이 기일을 미뤘다”고 해명했다.

han123@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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