반도체 생산 17% 줄었지만 … 생산·소비·투자 '트리플 상승'

홍혜진 기자(honghong@mk.co.kr) 2023. 3. 31. 17:3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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통계청 2월 산업활동동향
생산 0.3%·소비 5.3%↑
설비투자는 0.2% 늘어
반도체 생산, 14년만에 최악

올해 2월 생산·소비·투자 등 3대 부문이 1년2개월 만에 전월 대비 동시 증가세를 보였다. 다만 한국 경제의 주축인 반도체는 생산량이 14년2개월 만에 가장 큰 폭으로 감소해 경기 둔화 흐름이 지속되고 있다는 반론도 제기된다.

통계청이 31일 발표한 산업활동 동향에 따르면 2월 전산업생산지수(계절 조정·농림어업 제외)는 109.4(2020년=100)로 전월보다 0.3% 올랐다. 올해 1월 0.1%, 2월 0.3% 등으로 소폭 개선되는 모습이다.

코로나19 사태가 완화된 데다 날씨가 풀리면서 대면활동이 증가한 영향으로 서비스업 생산이 전달 대비 0.7% 늘었다. 서비스업 가운데 예술·여가(12.1%), 숙박·음식(8.0%), 운수·창고(5.4%) 등의 상승세가 돋보였다.

문제는 한국 경제 중추인 반도체 생산이 곤두박질쳤다는 점이다. 2월 반도체 생산은 전달 대비 17.1% 급감했다. 글로벌 금융위기 당시인 2008년 12월(-18.1%) 이후 가장 큰 폭의 감소다. 반도체 생산은 1년 전과 비교하면 감소폭이 41.8%에 달한다.

팔리지 않고 창고에 쌓인 재고도 많다. 제조업 재고율은 전월 대비 0.7%포인트 줄었지만 120.1%로 여전히 높은 수준을 기록했다. 제조업 생산능력지수도 전월보다 0.2% 떨어지면서 5개월 연속 감소세를 이어갔다. 이는 1971년 통계가 작성된 이래 최장 기간 감소다.

소비 동향을 보여주는 소매판매액지수(계절 조정)는 108.4로 전월보다 5.3% 늘었다. 소매판매는 지난해 11월(-2.3%), 12월(-0.2%)에 이어 올해 1월(-1.1%)까지 3개월 연속 감소한 뒤 큰 폭으로 반등했다. 음식료품 등 비내구재(6.4%)와 승용차 등 내구재(4.6%), 의복 등 준내구재(3.5%) 모두 판매가 늘었다.

통계청은 "석 달 연속 하락에 따른 기저 효과와 대규모 할인 행사, 전기차 보조금 재개 등이 복합적으로 영향을 미쳤다"고 설명했다.

기계류 투자가 늘면서 2월 설비투자는 전월 대비 0.2% 증가했다. 건설기성도 건축과 토목 공사 실적이 늘면서 6.0% 증가했다.

전산업생산과 소매판매액지수, 설비투자가 모두 증가한 것은 2021년 12월 이후 1년2개월 만이다.

현재 경기를 나타내는 동행지수 순환변동치는 99.4로 전월보다 0.4포인트 올랐다. 동행지수 순환변동치는 지난해 9월부터 5개월 연속 하락하다가 반년 만에 상승 전환했다. 경기를 예측하는 선행지수 순환변동치는 98.5로 전월보다 0.3 포인트 하락했다.

김보경 통계청 경제동향통계심의관은 "생산·소비·투자가 14개월 만에 모두 증가했다"면서도 "현재 우리나라 경제에서 큰 부분을 차지하는 반도체가 호전될 기미가 아직 없어서 향후 흐름을 지켜봐야 한다"고 말했다.

기획재정부는 "작년 하반기 이후 어려운 국내외 실물경제 여건이 지속되고 있고, 향후 경기 흐름도 상하방 요인이 혼재돼 있다"며 "생산 측면에서는 중국의 경제활동 재개(리오프닝), 방역규제 추가 완화에 따른 대면활동 확대가 긍정적 요인이지만 글로벌 금융 불안의 실물경기 파급 가능성, 반도체 등 주력 정보기술(IT) 품목의 수출 부진 등이 부담 요인으로 작용할 수 있다"고 내다봤다.

[홍혜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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