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 할아버지는 학살자"…전우원, 5·18 묘역서 사죄

<앵커>

전두환 씨의 손자 전우원 씨가 전두환 일가 구성원 가운데 처음으로 5·18 묘역을 참배하고 유족과 피해자들에게 사죄했습니다. 전 씨는 할아버지 전두환 씨를 '죄인'이고 '학살자'라고 말하고 무릎을 꿇고 대신 사죄의 뜻을 밝혔습니다.

유덕기 기자입니다.

<기자>

전두환 일가 중 처음으로 5.18 묘역을 찾은 전우원 씨.

전 씨는 5·18 최초 사망자인 고 김경철 열사의 묘역을 시작으로 초등학교 4학년 희생자인 고 전재수 군과 행방불명자, 무명 열사 묘역까지 차례로 참배했습니다.

전 씨는 한 곳도 빠짐없이 무릎을 꿇고 묘비와 영정 사진을 자신의 겉옷으로 닦아줬습니다.

참배를 마친 뒤엔 "저 같은 죄인에게 소중한 기회를 주셔서 감사하다"고 말했습니다.

[전우원/고 전두환 씨 손자 : 이렇게 와 뵈니까 더 제 죄가 더 뚜렷이 보이고 정말 죄송한 마음뿐입니다.]

앞서 전 씨는 기자회견을 통해 광주시민에 일찍 사죄하지 못한 것을 거듭 사과했습니다.

그러면서 할아버지 전두환 씨가 학살자라고 정의했습니다.

[전우원/고 전두환 씨 손자 : 저희 할아버지 전두환 씨는 5·18 앞에 너무나 큰 죄를 지은 죄인이고 학살자임을 가족의 구성원으로서 인정하고….]

전두환 씨가 민주주의를 거꾸로 흐르게 했다고 평가했습니다.

[전우원/고 전두환 씨 손자 : 군부독재에 맞섰던 광주 시민 여러분들 오히려 더 고통에 있게 하고 아픔을 더 깊게 하였습니다.]

5·18 피해자와 유가족들은 기자회견 내내 눈물을 훔쳤습니다.

[김길자/고 문재학 열사 어머니 : 두려운 마음으로 광주를 처음으로 온 것을 진심으로 환영합니다. 이런 결정을 하기까지 얼마나 고통이 컸을까.]

전 씨는 기자회견 직후 오월 어머니들 앞에 무릎 꿇고 사죄했습니다.

5·18 단체들은 전 씨의 사죄 행보를 돕겠다고 밝혔습니다.

(영상편집 : 박지인)

유덕기 기자dkyu@sb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