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 MBC사장 "지난 5년간 앞잡이" MBC노조 "본인 때 뉴스 망가져"

조현호 기자 2023. 3. 31. 16: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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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장겸 전 MBC 사장, 국민의힘 방송법 저지 기자회견서 발언
"나 물러나라더니, 극단적 편파 조작 왜곡"
이호찬 MBC 본부장 "어이없어…공정성 훼손 제1책임자가 김장겸"
"정치부장-보도국장-보도본부장-사장 동안 MBC 뉴스는 망가져"

[미디어오늘 조현호 기자]

국민의힘의 방송법 개정안 저지 기자회견에 김장겸 전 MBC 사장이 등장했다. '김장겸은 물러나라'는 내부의 거센 반발을 받다 사장에서 해임됐던 김 전 사장이 다시 국민의힘 행사에 나타나 MBC 등 공영방송을 비난하는 목소리를 내기 시작했다. 그는 자신을 MBC 사장에서 물러나라고 하더니 이후 MBC 노동조합 등이 5년간 편파방송 앞잡이가 돼 있다고 거칠게 비난했다. 3개월 전에도 비슷한 공개발언을 했다.

MBC 노조는 어이가 없다고 비판했다. 구성원을 탄압하고 본인이 정치부장, 보도국장, 보도본부장, 사장을 하는 동안 MBC 뉴스가 망가졌는데도 어떻게 저런 말을 할 수 있느냐고 반박했다.

김장겸 전 사장은 지난 30일 오전 국회 소통관 기자회견장에서 홍석준 국민의힘 의원이 언론시민사회단체와 함께 개최한 '민노총 방송 영구 장악법 저지 긴급회견'에 참석해 MBC를 비롯한 공영방송을 문제삼았다. 김 전 사장은 “문재인 정권이 출범한 2017년 공영방송 정상화를 명분으로 민주당이 작성한 '방송장악 문건' 대로 김장겸, 고대영 축출작전이 실제로 실행됐다”며 “이 자리에서 피켓팅을 들면서 '김장겸 물러나라'고 외치던 민주당 의원들 모습이 생생하다. 언론노조와 학자의 탈을 쓴 홍위병, 시민단체 등이 동원됐다”고 말했다.

김 전 사장은 이어 “그 이후 5년동안 공영방송 실태는 여러분이 봐온 실태 그대로”라며 “아마 국민소득 3만불 시대에 이렇게 국민의 재산인 공영방송 공영언론이 극단적인 편파방송 조작방송 왜곡방송, 특정 진영의, 특정 정당의 앞잡이가 돼 있는 나라는 찾아보기 힘들 것”이라고 비판했다. 김 전 사장은 “민주당이 다시 그 단체, 그 학자의 탈을 쓴 홍위병을 동원해서 다시 영구장악을 시도하고 있다”며 “저지해야 한다. 국민들을 영원히 속일 수는 없다”고 주장했다.

▲김장겸 전 MBC 사장이 지난 30일 오전 국회 소통관 기자회견장에서 홍석준 국민의힘 의원이 주최한 더불어민주당 방송법 개정안 저지 긴급 기자회견에 참석해 지난 5년 간의 MBC 등 공영방송을 비판하고 있다. 사진=미디어오늘 영상 갈무리

김 전 사장은 이번만이 아니라 지난해 12월12일 보수언론단체인 대한민국언론인총연합회 창립준비위원회 발족식에도 유사한 주장을 폈다. 당시 국민의힘 지도부가 대거 참석했다. 김 전 사장은 당시 “5년이 지났는데, 그때 '공정방송, 공정방송' 노래를 불렀는데, 잘하고 있었느냐”며 “ 민주노총이나 민주당 방송이 공중파 방송 공정보도로 생각하고 있는지 모르겠다”고 말했다. 그는 “우리 나라가 가짜뉴스의 진원지가 국민의 세금으로 운영되는 공영방송 공영언론이라는 점에서 통탄스럽다”고도 했다.

김장겸 전 사장이 이 같은 주장을 반복하자 MBC 내부에서는 말도 안 되는 주장이라며 어이가 없다는 반응을 내놓았다. 이호찬 전국언론노동조합 MBC 본부장은 31일 오후 미디어오늘에 보낸 SNS메신저 답변과 통화에서 “국민들이 잘 안다. 이명박, 박근혜 정권에서 벌어진 MBC 뉴스의 공정성 훼손의 제1 책임자가 김장겸씨”라며 “정권의 방송 장악에 앞장서 부역하며, MBC 구성원들을 앞장서 탄압했던 장본인이 김장겸 씨”라고 비판했다.

이 본부장은 “그가 정치부장, 보도국장, 보도본부장, 사장으로 승승장구한 만큼 반대로 MBC 뉴스는 망가졌다”며 “그런 자가 이제와서 '편파 왜곡', '방송 장악' 운운하니, 어이가 없다”고 털어놨다.

이 본부장은 “그의 말도 안 되는 주장에 일일이 대응할 필요성을 못 느낀다”며 “그의 과거 이력을 보고 판단하면 될 것 같다”고 반박했다.

▲김장겸 전 MBC 사장이 지난 2017년 11월10일 방송문화진흥회에 자신에 대한 해임안 소명을 위해 출석하던 중 파업중인 MBC 기자들과 다른 취재진의 질문을 받았지만 답변하지 않고 나가고 있다. 사진=미디어오늘 자료사진(이치열 기자)

김장겸 전 사장은 현재 국민의힘 미디어특위 포털위원장을 맡고 있으며, 지난 30일 윤두현 의원이 주최한 '공영방송 영구장악음모 방송법 개악안 문제점' 토론회에서 좌장으로 토론 진행을 하기도 했다.

김 전 사장은 지난 22일에도 자신의 페이스북에 올린 글에서 “MBC 대주주인 방송문화진흥회 이사들과 KBS 이사들을 쫓아내기 위해, 언론노조원들이 이사들이 근무하는 학교와 교회까지 찾아가 시위를 벌였던 것, 잊을 수가 없다”며 “말이 시위였지 폭력이었다”고 썼다. 그는 “과거 보수 정권 시절에 편파보도가 더 심했다고 막연히 주장하면서도 구체적인 사례는 더 이상 들지 않는다”며 “왜 그럴까요? 그 사례가 허위임이 드러났거나 공정보도였기 때문”이라고 썼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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