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리바운드' 이신영 "농구의 매력 알게 돼, '간지'나는 스포츠" [인터뷰]②
배우 이신영이 영화 ‘리바운드’로 첫 스크린 신고식에 나섰다. 평소 농구를 전혀 할 줄 몰랐다는 그는 ‘리바운드’를 만나고자 맨땅에 헤딩을 시작으로 혹독히 농구를 마스터했다고 한다. 극 중 빛나는 슛폼과 실력으로 ‘천기범’ 그 자체가 된 그의 입에서 나온 의외의 답변이었다. 간절함으로 쌓아올린 성과이자, 청춘이라 가능한 에너지였다.
이신영은 31일 오후 서울 종로구의 한 카페에서 영화 ‘리바운드’의 개봉을 앞두고 취재진과 인터뷰를 진행했다.
영화 ‘리바운드’가 4월 극장가 개봉작 첫 주자로 관객몰이에 나설 준비를 마쳤다. 오는 4월 5일 개봉하는 ‘리바운드’는 2012년 전국 고교농구대회, 아무도 주목하지 않았던 최약체 농구부의 신임코치와 6명의 선수가 쉼없이 달려간 8일간의 기적같은 이야기를 담은 이야기다. 대한농구협회 장기 전국 중고교농구대회에서 최약체 팀으로 분류됐다가 연승 돌풍을 일으켰던 부산중앙고 농구부가 기록한 실제 명승부들을 10년 전부터 기획해 영화로 만들었다. 영화 ‘라이터를 켜라’, ‘기억의 밤’으로 충무로에서 주목을 받고 예능 등에서도 활약 중인 만능 엔터테이너 장항준 감독이 6년 만에 내놓는 신작이다. 장 감독이 처음 연출을 맡은 스포츠 영화로, 아내인 ‘킹덤’, ‘시그널’의 김은희 작가와 ‘수리남’ 권성휘 작가가 시나리오를 맡아 개봉 전부터 관심을 모으고 있다. 여기에 ‘범죄도시’ 시리즈를 만든 BA엔터테인먼트가 제작사로 나서 한국 영화 위기를 구한 구원투수로 활약할지 기대가 크다.
‘리바운드’는 김수현을 닮은 출중한 외모와 인상깊은 눈빛 연기로 금세 ‘리틀 김수현’이란 수식어를 단 이신영의 첫 스크린 데뷔작이다.
중학생 때 천재 선수로 불렸다가 슬럼프에 빠진 뒤 강양현 코치(안재홍 분)를 만나 변화하는 ‘천기범’ 역을 맡아 열연을 펼쳤다. ‘천기범’은 부산중앙고 농구부에서 가드를 맡은 인물이다. 선수 5인방을 이끈 리더이자 실력으로도 최고 에이스. 이신영은 이 배역을 따내기 위해 바닥부터 시작해 피나는 연습과 훈련으로 농구를 마스터해 화제를 모았다.
이신영은 “극 중 모든 경기를 CG 등의 도움을 거의 받지 않고 직접 제가 다 뛰었다”라며 “시사회에서 영화를 보는데 촬영 당시의 기억이 생생하더라. 저를 비롯한 모두가 고생했기에 처음부터 울컥했다. 마지막 장면에선 눈물이 나올 뻔했는데 주변에 사람들이 많아 부끄러워 참았다”고 소회를 전했다.
그는 “농구가 주된 소재인 작품이다보니 감독님이 처음부터 농구를 잘해야 한다고 신신당부하셨다”며 “제 얼굴을 보시고 천기범 선수와 외적인 싱크로율은 괜찮은데 농구 실력을 키우라고 하셨다”고 장항준 감독과의 미팅 당시를 회상했다. 이어 “센터를 다니며 농구의 폼, 기술 등을 익히고 따로 집 앞 공원에서 매일 몇 시간 씩 연습했다. 그렇게 감독님께 농구하는 영상을 직접 찍어 보내드렸는데 그걸 보시고 절 캐스팅해주셨다”고 떠올렸다.
이어 “작품을 하면서 NBA 경기들, 농구선수들의 영상들을 정말 많이 시청했는데 선수들의 모습이 정말 간절하더라. 또 속도감이 빠르고 리듬감이 있는 스포츠란 생각이 들었다”라며 “그런 모습을 보며 나 역시 멋지게 농구하는 모습을 영화에 녹이고 싶었다. 한마디로 멋진 ‘간지’가 나는 스포츠”라고 찬사를 보냈다.
극 중 천기범의 포지션인 ‘가드’는 선수 개인의 실력도 중요하지만, 팀원들의 역량과 상황 등 경기 상황 전체를 살펴야 한다. 사실상 코치 다음으로 리더에 가까운 역량을 보여줘야 한다. 이신영은 “머릿 속으론 전체를 살피려 이런 저런 계산도 했지만 막상 촬영에 들어가면 그게 쉽지 않더라. 현장의 분위기가 중요하고 팀원들의 신뢰가 중요했다”며 “동료들이 정말 많은 도움을 줬다. 제 개인적으로는 ‘가드’로서 체력이 소진돼 힘든 팀원들의 집중력을 되살리고 이끌어내려 노력했다”고 함께한 배우들에게 공을 돌렸다.
실제 자신의 성격은 리더십과 거리가 멀다고. 이신영은 “제 성격은 기범이와 정 반대다. 저는 MBTI가 극 I, INFP다. 또 말에 책임이 따른다 생각해 평소 말을 많이 하는 편도 아니라 거의 들어주는 편”이라고 고백했다.
천기범 선수를 직접 만나 이야기를 듣지 못한 대신 부산중앙고 실화 속 실제 인물인 강양현 코치(현 조선대 농구 감독)를 자주 만나 역할에 대한 정보를 수집했다고 한다. 이신영은 “코치님을 통해 선수의 말투와 성격 등 디테일들을 참고했다”며 “코치님에게 들은 천기범 선수는 정말 대단한 사람이었다. 당시 어린 나이였는데도 5명의 동료들에게 성향에 따라 각각 다르게 리더십을 발휘해 맞춤 주문을 했다더라”고 말했다.
강양현 코치를 연기한 선배 안재홍이 자신을 포함한 농구부 6인방에게 든든한 정신적 지주가 됐다고 고마움을 털어놓기도 했다. 이신영은 “지칠 때마다 우리에게 열심히, 하지만 재미있게 임해보자며 힘을 주셨다”라며 “극 후반부에선 선배님과 따로 눈빛 연기로 합을 맞춘 때가 많았는데 내게 에너지를 주시려는 선배님의 눈빛을 봤다. 정말 많은 힘을 얻었다”고 전했다.
장항준 감독 역시 배우들에게 한 번도 화를 내거나 큰소리 낸 적 없이 유쾌한 분위기로 현장을 이끌었다고. 이신영은 “개인적으로 농구에 대한 부담이 많았는데 감독님이 실수해도 괜찮다며 여러 번 기회를 주셨다”라며 “평소엔 유쾌하시고, 일대일 연기 피드백을 주실 땐 굉장히 진지하고 카리스마 있으시다”고 떠올렸다.
이어 “제 MBTI가 I라 처음엔 감독님의 텐션에 기가 빨렸다”라면서도, “어느 순간 익숙해지니 나도 모르게 장항준 감독님화된 자신을 발견했다”고 덧붙여 웃음을 유발했다.
지금은 일주일에 한 번 씩 즐길 정도로 농구가 소중한 취미가 됐다고. 이신영은 “요즘은 친구들과 일주일에 한 번 씩 농구하러 중랑천을 찾는다”라며 “앞서 개봉한 영화 ‘더 퍼스트 슬램덩크’의 흥행 덕분인지는 몰라도, 중랑천 농구 골대에 사람이 많아졌더라. 영화 개봉을 앞둔 입장에서 정말 잘된 일이라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김보영 (kby5848@e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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