학교 비정규직 파업에 밥 대신 빵 먹은 아이들 “배고파요”

박성규 기자 2023. 3. 31. 15:4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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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1일 학비연대 총파업···학교 10곳 중 3곳 급식 차질
교육부·시교육첯 "타결 위해 최선 다할 것"
학교 비정규직 노동자들이 총파업에 돌입한 31일 서울 동작구에 위치한 영화초등학교에서 학생들이 대체급식을 먹고 있다. 사진공동취재단
[서울경제]

31일 오전 11시20분께 서울 동작구에 위치한 영화초등학교 2층 급식실로 초등학교 1,2,3학년 학생 200여명이 들어왔다. 점심시간 특유의 왁자지껄한 분위기는 그대로였지만, 아이들은 배식을 받지 않은 채 자리에 앉았다. 이미 햄치즈샌드위치, 꿀떡, 감귤쥬스, 유기농현미강정이 식탁에 놓여 있었기 때문이다. 부족한 양을 채우기 위해 김밥, 빵 등을 집에서 챙겨 온 학생들도 있었지만, 대부분의 학생들은 학교에서 제공하는 급식으로 배를 채워야 했다.

일부 아이들은 “이게 뭐냐, 배가 안 찬다, 먹을 게 너무 적다” 등의 반응을 보였다. 실제 음식 칼로리는 평소(570칼로리) 대비 20이나 낮았다.

학교측도 샌드위치로 아이들의 허기를 채울 수 없다는 점을 잘 알고 있지만, 어쩔 수 없었다.

조리도우미 4명 중 노조원이 아닌 1명을 제외한 3명이 이날 진행된 학교비정규직연대(학비연대) 총파업에 참여하기 위해 자리를 비웠기 때문이다. 교육부에 따르면 이날 오전 기준 파업에 참여한 인원은 2만3516명으로, 파업 참여율은 13.9%다.

총파업 여파로 급식에 차질이 발생한 학교는 영화초를 포함해 전국적으로 3293개교에 이른다. 전체 급식 대상학교(1만2705개교)의 25.9%에 해당되는 수치다. 10곳 중 3곳에 가까운 학교에서 학생들에게 제대로 된 음식을 제공하지 못한 셈이다.

초등돌봄교실도 영향을 받았다. 돌봄교실을 운영하지 않는 학교수는 150곳(전체 돌봄교실 운영 학교의 2.5%)이다.

학교 비정규직 노동자들이 31일 세종시 교육청 앞에서 집회를 연 뒤 행진하고 있다. 연합뉴스

학비연대는 교육부 및 17개 시·도교육청과의 임금교섭에서 △교육공무직원의 임금체계 개편 논의를 위한 노사협의체 구성 △명절휴가비 기본급의 100% △복리후생수당 공무원과 동일 기준 적용 등을 요구하고 있다.

교육부 및 17개 시·도 교육청은 기본급 3만8000원(2%), 명절휴가비 20만원(14.3%), 정기상여금(11.1%), 맞춤형복지비 10만원(18.2%) 인상을 제시한 상태다.

교욱부 관계자는 “교육부와 17개 시도교육청은 임금교섭 타결을 위해 앞으로도 최선을 다할 것이며, 학교 급식실 조리 환경 개선 등 급식종사자의 건강 보호를 위해서도 적극 노력하겠다”고 밝혔다.

박성규 기자 exculpate2@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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