재개봉부터 카페 전시까지…국내서도 장국영 20주기 추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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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3년 4월 1일.
거짓말처럼 세상을 떠난 배우 장궈룽(장국영)의 20주기를 맞아 그의 고향인 홍콩을 중심으로 추모 분위기가 커지는 가운데 국내에서도 고인을 되짚어보는 자리가 마련되고 있다.
내달 1일 재개봉하는 '패왕별희 디 오리지널'은 어린 시절 경극학교에서 만난 두지(장궈룽)와 시투(장평의)의 이야기를 그린다.
장궈룽의 팬이 직접 운영하는 '카페 레슬리'에서는 20주기를 맞아 장궈룽의 모습이 담긴 우드 버닝(나무를 태워 그린 그림) 작품을 4월 한 달간 전시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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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연합뉴스) 김정진 기자 = 2003년 4월 1일. 거짓말처럼 세상을 떠난 배우 장궈룽(장국영)의 20주기를 맞아 그의 고향인 홍콩을 중심으로 추모 분위기가 커지는 가운데 국내에서도 고인을 되짚어보는 자리가 마련되고 있다.
31일 영화계에 따르면 먼저 장궈룽 대표작 '해피 투게더'(1997)와 '패왕별희 디 오리지널'(1993)이 재개봉해 관객과 만난다.
'해피 투게더'는 재개봉 당일인 30일 박스오피스 4위에 진입하는 등 호응을 얻고 있다.
왕자웨이(왕가위) 감독이 연출한 이 작품은 홍콩을 떠나 지구 반대편 부에노스아이레스로 간 연인 보영(장궈룽 분)과 아휘(량차오웨이)의 이야기다.
타지에서 이별하고 재회하며 서로에게 생채기를 내는 두 사람의 사랑을 그렸다. 장궈룽은 아휘의 구속을 이기지 못하고 떠나기를 반복하는 자유롭지만, 위태로운 영혼 보영을 연기했다.
내달 1일 재개봉하는 '패왕별희 디 오리지널'은 어린 시절 경극학교에서 만난 두지(장궈룽)와 시투(장평의)의 이야기를 그린다. 천카이거 감독이 연출을 맡았다.
장궈룽은 이 작품에서 중성적인 매력을 가진 두지, 경극 '패왕별희' 속 아름다운 여인 우희를 오가며 매혹적인 연기를 선보였다.
멀티플렉스 메가박스에서는 '해피투게더' 관람객에게 선착순으로 영화 포스터가 담긴 특별 제작 티켓을 제공하는 이벤트도 진행한다.
또 메가박스 코엑스, 신촌, 홍대, 남양주현대아울렛 스페이스원, 영통, 대구신세계 등 7개 지점에서 1일부터 12일까지 '장국영관'을 운영한다. 이 상영관에서 '해피투게더'를 관람하면 선착순으로 장궈룽 노래 '투 유'(To you)와 같은 이름을 가진 초콜릿을 증정한다. 추가 추첨을 통해 선정된 3명은 '해피투게더' 오리지널사운드트랙(OST)이 담긴 LP도 받아볼 수 있다.
서울 동작구에 위치한 메가박스 아트나인에서는 4월 한 달간 '해피투게더', '패왕별희 디 오리지널' 외에도 '천녀유혼'(1987), '이도공간'(2002)까지 네 편의 작품을 상영한다. '패왕별희 디 오리지널' 관람객에게는 영화 포스터를 제공한다.
TV에서도 장궈룽의 영화를 특별 편성해 방송한다.
티캐스트의 영화채널 '스크린'(SCREEN)에서는 장궈룽 20주기를 맞아 1일 오후 7시 30분과 10시에 각각 '주성치의 가유희사'(1992)와 '이도공간'을 방영한다.
'주성치의 가유희사'는 장궈룽과 저우싱츠(주성치)의 호흡이 돋보이는 코미디 작품이며, 고인의 유작으로 남은 '이도공간'은 심리학자 짐(장궈룽)이 정체불명의 존재를 보는 얀(린자신·임가흔)과 사랑에 빠지면서 벌어지는 이야기를 그린 공포 스릴러다.
영화관 외에 고인을 추모할 수 있는 공간도 있다.
장궈룽의 팬이 직접 운영하는 '카페 레슬리'에서는 20주기를 맞아 장궈룽의 모습이 담긴 우드 버닝(나무를 태워 그린 그림) 작품을 4월 한 달간 전시한다.
경기 고양시 덕양구에 위치한 이 카페의 이름은 장궈룽의 영어 이름 레슬리에서 가져왔다. 현재 카페 앞에는 장궈룽의 사진과 함께 '장국영 20주기 영원히 기억할게요'라는 붉은색 현수막도 걸려 있다.
외국 배우가 20년 동안 국내에서 꾸준히 기억되고 추모되는 것은 이례적이다.
윤성은 영화평론가는 "장궈룽이 활동하던 시기, 국내에서는 홍콩영화가 굉장한 인기를 누렸다"면서 "그 영화가 문화적 콘텐츠에 자주 인용되고 소비돼왔기에 당시 10∼20대를 지냈던 중장년층에게는 향수를, MZ세대에게는 관심을 불러일으키는 것"이라고 분석했다.
이어 "장궈룽은 아직도 대체할 수 없는 독보적인 분위기를 가진 배우"라면서 "거기에 드라마틱한 죽음이 주는 안타까움이 더해져 우상화되면서 매년 4월 1일을 기억하게 만드는 요인이 됐다"고 덧붙였다.
stopn@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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