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BO 간부 대상 압수수색…개막 하루 앞둔 프로야구, 초상집 분위기

(서울=뉴스1) 이상철 기자 = 2023시즌 개막을 하루 앞둔 프로야구 KBO리그에 또 불미스러운 일이 발생했다. 선수와 단장의 개인 일탈 행위에 이어 리그를 총괄하는 한국야구위원회(KBO)도 사법기관의 수사 선상에 올랐다.

서울중앙지검 형사3부(부장검사 김수민)는 31일 서울 강남구 한국야구위원회(KBO)와 마케팅 자회사인 KBOP 등에 검사와 수사관을 보내 압수수색을 진행하고 있다.

이번 수사 대상자는 KBO의 간부 A씨로, 지난해 스포츠마케팅 업체 B사의 횡령 및 로비 관계로 배임수재 혐의로 조사를 받은 바 있다.

이번 압수수색도 B사의 횡령 및 로비 혐의의 연장선이다. 당시 무혐의로 결론이 났지만 검찰은 A씨가 B사로부터 중계권 혜택을 받는 대가로 수억대 금품을 제공받은 것으로 의심하고 있다.

KBO는 이번 검찰의 압수수색에 당혹감을 감추지 못하고 있다. 특히 시즌 개막을 하루 앞두고 검찰이 A씨에 대한 강제수사에 착수하면서 KBO는 이번 압수수색이 축제 분위기에 찬물을 끼얹을까 전전긍긍하고 있다.

여기에 KBO 클린베이스볼센터에는 한 수도권 구단의 온라인 불법 도박 관련 내용이 신고되기도 했다. KBO는 "신고 내용의 진위 여부를 확인하고 있다"면서 "어떤 내용인지 밝히기 어렵다"고 했다.

과거에도 사실이 아닌 내용이 KBO 클린베이스볼센터에 신고된 적이 있어 정확한 사실 관계 파악이 중요하지만 야구계는 시즌 개막 직전 연이어 터지는 악재에 몸살을 앓고 있다.

앞서 전 롯데 자이언츠 투수 서준원이 아동·청소년의 성보호에 관한 법률 위반 혐의로 기소돼 방출됐고, 장정석 전 KIA 타이거즈 단장은 박동원(LG 트윈스)과의 협상 과정에서 두 차례에 걸쳐 뒷돈을 요구한 것으로 알려져 파문이 커졌다.

가뜩이나 한국 야구대표팀이 2023 월드베이스볼클래식(WBC)에서 졸전 끝에 1라운드 탈락하며 한국야구의 수준이 만천하에 드러난 가운데 어두운 민낯까지 보이면서 KBO리그는 더욱 무거운 마음으로 시즌 개막을 맞이하게 됐다.

시쳇말로 초상집 분위기인 상황에서 야구의 봄만을 기다려왔던 야구팬들은 분노와 실망감을 감추지 못하고 있다.

rok1954@news1.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