알뜰폰 ‘KB리브엠’ 정식서비스 앞두고… “은행 진입하면 생존권 위협”

정민하 기자 2023. 3. 31. 14:4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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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범운영 기간 종료를 앞둔 KB국민은행의 알뜰폰 사업 'KB리브엠'이 곧 정식 서비스로 승인될 가능성이 크다는 전망이 나온다.

이후 국민은행은 2021년 서비스 기간을 한 차례 연장했고, 특례기간이 곧 만료되자 알뜰폰 사업을 은행의 부수 업무로 지정할 것을 금융위에 요청했다.

금융권에선 KB리브엠이 은행업 부수 업무로 정식 승인을 받으면 다른 은행도 본격적으로 알뜰폰 시장에 뛰어들 것으로 보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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특례 만료 4월 16일 전 승인 여부 나올 전망
중소알뜰폰업계 “리브엠, 원가 이하로 사업해”
상생 방안 찾아야 하지만 양측 입장차 커
서울 시내에 위치한 알뜰폰 스퀘어 매장 모습. /뉴스1

시범운영 기간 종료를 앞둔 KB국민은행의 알뜰폰 사업 ‘KB리브엠’이 곧 정식 서비스로 승인될 가능성이 크다는 전망이 나온다. 금융 당국으로선 이 서비스가 금융사의 비이자이익을 확대할 방안인 데다가 과점인 통신 시장에서 경쟁을 촉진할 수 있기 때문이다. 그러나 중소 알뜰폰 업계가 크게 반발하고 있어 양측의 상생 방안을 마련하는 것이 관건이 될 것으로 보인다.

31일 금융 당국에 따르면 KB리브엠은 다음 달 16일 금융규제 샌드박스 실증사업 특례기간이 만료된다. 국민은행은 현행법상 통신업을 부수 업무로 영위할 수 없자, 4년 전인 지난 2019년 4월 혁신금융서비스로 KB리브엠을 시작했다. 이후 국민은행은 2021년 서비스 기간을 한 차례 연장했고, 특례기간이 곧 만료되자 알뜰폰 사업을 은행의 부수 업무로 지정할 것을 금융위에 요청했다.

금융위는 전날 산하 혁신금융심사위원회 소위원회에서 KB리브엠의 정식 승인 여부에 대한 논의를 진행했다. 소위원회는 혁신위 민간위원들이 모여 의견을 듣는 자리로, 승인 여부가 이날 결정되진 않았다. 금융위는 이를 시작으로 국민은행이 제시한 규제개선 요청을 승인할지 말지에 대한 결정을 서비스 종료 전주쯤 내릴 전망이다.

전국이동통신유통협회(KMDA)와 금융노조 KB국민은행지부가 지난해 7월 21일 서울 종로구 금융위원회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KB국민은행의 알뜰폰(MVNO) 사업 철수를 촉구하고 있다. /뉴스1

당국의 결정은 승인 쪽으로 기우는 모양새지만, 관건은 대립각을 이어가고 있는 일부 통신사와 중소 알뜰폰 업계다. 통신3사 대리점을 회원사로 둔 전국이동통신유통협회(KMDA)는 “리브엠은 출범한 뒤 혁신 서비스는 보여주지 못하고, 원가 이하 요금제에 의존해 사업을 전개하고 있다”며 “알뜰폰 사업이 은행 부수 업무로 지정되면 중소 이동통신사 및 유통 관련 소상공인들이 타격을 입을 수 있다”고 주장하고 있다.

국민은행이 계속 알뜰폰 사업을 영위하기 위해선 이들과 상생 방안을 모색하는 게 불가피하다는 분석이 나온다. 그러나 양측의 입장차가 커 적절한 합의점을 찾기가 어렵다는 게 관련 업권의 전언이다.

금융권 관계자는 “그동안 국민은행과 통신업계가 상생하는 방법을 찾기 위해 회의를 많이 했는데, 지금까지도 결론이 나지 않았다”면서 “혁신금융심사위에서 중재안까지는 결정을 못 할 것 같다”고 말했다. 이어 “국민은행 측에선 (상생을 위해서) 할 수 있는 방안을 제시하겠다는 입장으로 알고 있다”고 말했다. 요금 하한선을 두는 방안 등이 유력하게 검토되는 것으로 전해졌다.

국민은행은 알뜰폰 전용 할인 카드 출시, KB국민인증서 제공 등 다양한 상생 방안을 마련해 소통하고 있다는 입장이다. 국민은행 관계자는 “통신 시장의 메기 역할을 수행해 알뜰폰에 대한 소비자 인식 제고에 기여해 왔다”며 “소비자의 통신비 절감과 수준 높은 서비스 제공이 타 사업자의 이익 보전보다 우선시돼야 한다고 생각한다”고 설명했다.

KB국민은행 서울 여의도 본점에 방문한 고객이 리브엠 무제한 요금제 가입을 위해 직원에게 상담 받는 모습. /LG유플러스 제공

이 관계자는 KMDA 등 통신업계의 지적에 대해선 “금융사의 알뜰폰 진출이 중소 유통 사업자의 생존권을 위협한다는 주장은 사실이 아니며, 과도한 규제는 되레 소비자 이익을 침해할 수 있다”고 반박했다. 중소 사업자의 생존권을 위협하는 것은 은행이 아니라 대리점을 통하지 않고 직접 단말기를 구입하는 자급제 시장의 성장과 통신시장의 변화에 따른 대리점의 역할 축소라는 주장이다.

금융권에선 KB리브엠이 은행업 부수 업무로 정식 승인을 받으면 다른 은행도 본격적으로 알뜰폰 시장에 뛰어들 것으로 보고 있다. 하나은행은 지난달 초 알뜰폰 요금제를 출시했고, 신한은행도 KT와 전략적 파트너십을 맺고 지난해 알뜰폰 요금제를 내놨다. 토스는 올해부터 알뜰폰 사업을 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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