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18 유족 앞 무릎 꿇은 전두환 손자 "할아버지 대신 사죄"

박하늘 기자 2023. 3. 31. 14:4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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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두환 전 대통령의 손자 전우원(27) 씨가 31일 광주에서 5·18 민주화운동 단체를 만나 "제 할아버지 전두환 씨가 5·18 학살의 주범"이라며 무릎을 꿇고 대신 사죄한다는 뜻을 밝혔다.

전 씨는 이날 오전 광주 서구 5·18 기념문화센터 리셉션 홀에서 5·18 유족 및 피해자들과 만난 자리에서 "전두환 씨는 5·18 앞에 너무나 큰 죄를 지은 죄인"이라며 "민주주의의 발전을 도모하지 못하고 오히려 민주주의가 역으로 흐르게 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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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두환 전 대통령의 손자 전우원 씨가 31일 광주 서구 5·18기념문화센터에서 5·18 민주화운동 유가족을 만나 할아버지를 대신해 사죄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전두환 전 대통령의 손자 전우원(27) 씨가 31일 광주에서 5·18 민주화운동 단체를 만나 "제 할아버지 전두환 씨가 5·18 학살의 주범"이라며 무릎을 꿇고 대신 사죄한다는 뜻을 밝혔다.

전 씨는 이날 오전 광주 서구 5·18 기념문화센터 리셉션 홀에서 5·18 유족 및 피해자들과 만난 자리에서 "전두환 씨는 5·18 앞에 너무나 큰 죄를 지은 죄인"이라며 "민주주의의 발전을 도모하지 못하고 오히려 민주주의가 역으로 흐르게 했다"고 말했다.

이어 "(5·18에 대해) 물어보면 대화의 주제를 바꾸거나 침묵하는 바람에 제대로 듣지 못했다"며 "오히려 5·18은 민주화운동이 아니라 폭동이라고 했다"고 덧붙였다.

그는 "양의 탈을 쓴 늑대들 사이에서 평생 자라왔고, 저 자신도 비열한 늑대처럼 살아왔다"며 "이제는 제가 얼마나 큰 죄인인지 알게 됐다. 제가 의로워서가 아니라 죄책감이 너무 커서 이런 행동을 하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두려움을 이겨내고 용기로 군부독재에 맞서다 고통을 당한 광주 시민께 가족들을 대신해 다시 한번 사죄드린다"며 "더 일찍 사죄의 말씀을 드리지 못해 진심으로 죄송하다"고 강조했다.

그는 "이런 자리를 마련해 주고 따뜻한 마음으로 받아주셔서 감사하다. 제가 느끼는 책임감을 보실 수 있도록 앞으로 회개하고 반성하는 마음을 가지고 살겠다"면서 울먹이기도 했다.

전 씨는 이 자리에서 필요 시 5·18 진상규명조사위원회 조사와 5·18 기념식 등에 참석하겠다는 뜻을 밝혔다.

공식 행사 전 전 씨는 5·18 당시 가족을 잃은 오월 어머니들 앞에서 무릎 꿇고 큰 절을 하기도 했다.

5·18 당시 고등학생 시민군으로 활약하다 숨진 고(故) 문재학 열사의 어머니는 "그동안 얼마나 두렵고 힘든 고통의 시간을 보냈을까 하는 생각에 가슴이 아프다"며 "이제부터 차분하게 얽혀있는 실타래를 풀어가는 심정으로 5·18의 진실을 밝혀 화해의 길로 나갑시다"라고 말했다.

앞 서 전 씨는 지난 28일 뉴욕에서 귀국해 인천공항에서 마약 투약 혐의로 경찰에 체포됐다가 38시간 만에 석방됐다.

석방 직후 광주를 찾아 하루 동안 호텔과 주변에서 휴식을 취하며 5·18 단체와의 만남을 준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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