진주 한국국제대, 개학했지만 텅 빈 캠퍼스…4월 중 파산 신청

한송학 기자 2023. 3. 31. 14:3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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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랜 재정난을 겪고 있는 경남 진주 한국국제대학교가 사실상 파산 위기에 놓였다.

대학은 100억원의 임금체불과 10억원의 공과금 미납 등으로 더는 정상 운영하기 힘든 상황이며 교직원들은 4월 중 법원에 파산 신청을 할 예정이다.

100억원의 임금체불과 건강보험, 국세, 지방세 등 공과금 10억원이 밀린 상황에서 학교는 정상적인 학사 운영이 어렵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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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금체불 100억원·공과금 10억원 미납...정상 운영 어려워
한국국제대학교 정문. 2023.3.31 뉴스1/한송학기자

(진주=뉴스1) 한송학 기자 = 오랜 재정난을 겪고 있는 경남 진주 한국국제대학교가 사실상 파산 위기에 놓였다.

대학은 100억원의 임금체불과 10억원의 공과금 미납 등으로 더는 정상 운영하기 힘든 상황이며 교직원들은 4월 중 법원에 파산 신청을 할 예정이다.

공과금 미납으로 단전·단수가 예고됐지만 최소한의 학습권 보장을 위해 대학은 우선 전기료는 냈고 진주시에서는 학생들이 피해를 보지 않게 단수 조치를 미뤘다.

31일 찾은 한국국제대는 여느 신학기 대학 캠퍼스의 활기찬 분위기는 찾아볼 수 없었다.

대학 정문 앞 대형 주차장에는 텅 빈 통학버스 2대가 주차돼 있고 정문에서 차를 타고 대학 본관까지 이동하는데 학생들은 눈에 띄지 않았다.

기숙사로 사용 중인 2개 건물 중 1곳은 문이 닫힌 채 폐쇄됐고 다른 1곳도 운영 중이지만 학생들의 왕래는 없었다. 주변의 대부분 건물은 문이 닫혀 있거나 문이 열려 있어도 직원과 학생들은 없었다.

텅 빈 캠퍼스. 2023.3.31 뉴스1/한송학기자

대학 식당들이 문을 닫으면서 유일하게 음식을 사 먹을 수 있는 편의점에는 직원 1명이 텅 빈 매장을 지키고 있었다.

쓰레기를 모아 두는 곳에는 종량제 쓰레기봉투와 재활용 쓰레기 등이 치워지지 않고 방치돼 있고 널브러져 있는 음식물들은 악취를 풍겼다.

본관으로 향하는 도로가에는 이사장 사퇴를 촉구하는 현수막이 내걸려 있고 본관 건물 내부에도 이사장을 비난하는 현수막이 걸려 있었다. 본관 사무실에는 3~4명의 직원만이 자리를 지키고 있었다.

학교 안쪽으로 들어가자 폐쇄된 건물들이 여러 채 나왔다. 학생 수가 감소하면서 모든 강의는 정문 쪽 건물 강의실로 옮겨 안쪽 건물들은 폐쇄한 것이다. 카페로 사용하던 건물과 쉼터는 관리가 되지 않아 부서지거나 쓰레기들이 나뒹구는 등 흉물로 변해 있었다.

50여명의 교직원들은 법인이 학교 정상화 의지가 없다고 판단해 4월 중 법원에 파산을 신청할 예정이다.

망가진 채 방치되고 있는 학교 쉼터. 2023.3.31 뉴스1/한송학기자

한국국제대의 재정난은 2018년 재정지원제한대학에 선정돼 정부의 지원이 끊기면서 심각해졌다. 교수 채용 비리로 이사장 구속, 임금 체납으로 고소·고발 등 지속해서 문제가 터지면서 학교 이미지도 실추됐다.

1978년 개교해 2003년 4년제 대학으로 출발할 당시 입학정원은 1265명이었지만 올해는 393명으로 더는 등록금만으로는 학교를 운영하기 힘든 상황이다. 2021년 80명이던 교직원 수는 올해 58명까지 줄었다.

지난해 말에는 퇴직 교직원들이 4년간의 임금체불을 이유로 법인통장을 가압류하면서 전기료, 수도세가 연체됐다. 통장 가압류로 올해 1학기 학생들의 등록금도 받지 못했다.

재정난 극복을 위한 2018년부터 추진된 진주 학사(기숙사) 매각작업은 2021년 부동산 개발업체와 76억원에 매각 계약을 체결하면서 정상화를 기대됐지만 이마저도 학교의 부채 관계 등을 이유로 불발됐다.

100억원의 임금체불과 건강보험, 국세, 지방세 등 공과금 10억원이 밀린 상황에서 학교는 정상적인 학사 운영이 어렵다. 학교 법인도 재정 상황이 좋지 못해 학교 정상화는 힘들 것으로 전망된다.

교직원들은 "학생들의 학습권 보장이 점차 힘들어지는 상황에서 파산으로 학생들이 다른 학교로 편입학하는 게 낫다는 결론에 이르렀다. 학생들을 끝까지 책임질 수 없는 상황에서 고집 피울 일은 아니라고 생각해 파산을 신청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법인 관계자는 "대학을 정상화하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고 말했다.

han@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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