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권운동 대부' 홍남순변호사 유족, 5·18 정신적 손배 승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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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18 민주화운동에 참여해 무기징역을 선고받았던 '인권운동 대부' 고(故) 홍남순 변호사 유족이 국가를 상대로 정신적 피해를 배상하라는 소송을 제기해 승소했다.
광주지법 민사13부(임태혁 부장판사)는 홍 변호사의 자녀 7명이 정부를 상대로 낸 손해배상 청구 소송에서 원고 일부 승소 판결을 했다고 31일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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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광주=연합뉴스) 장아름 기자 = 5·18 민주화운동에 참여해 무기징역을 선고받았던 '인권운동 대부' 고(故) 홍남순 변호사 유족이 국가를 상대로 정신적 피해를 배상하라는 소송을 제기해 승소했다.
광주지법 민사13부(임태혁 부장판사)는 홍 변호사의 자녀 7명이 정부를 상대로 낸 손해배상 청구 소송에서 원고 일부 승소 판결을 했다고 31일 밝혔다.
유족 7명은 고인에 대한 정부의 불법 행위 위자료 3억원을 상속 비율에 따라 청구했으며, 법원은 이 중 63%를 인정해 각 2천700만원씩 배상하라고 판시했다.
재판부는 "전두환 등 신군부 세력이 헌법 질서 파괴 범죄를 자행하는 과정에서 벌인 불법 체포·구금·고문으로 인해 고인이 입은 육체적·정신적 고통이 상당했을 것으로 보인다"며 "국가의 위법성 정도가 중대한 점 등도 고려했다"고 인정했다.
홍 변호사는 1980년 5월 26일 계엄군이 탱크 등을 동원해 광주 농성동으로 진입하자 시민 수습위원 16명과 함께 시민 희생을 막기 위한 '죽음의 행진'에 나섰다가 체포됐다.
그는 신군부 비판 유인물을 서울에 뿌리려고 했다는 혐의(내란중요임무종사죄)로 기소돼 1980년 10월 무기징역을 선고받고 579일간 복역한 뒤 형 집행 정지로 풀려났다.
석방 후에도 5·18 광주구속자협회 회장, 5·18광주민중혁명기념사업 및 위령탑 건립추진위원장 등을 맡아 활동하다가 2006년 타계했다.
판사 출신인 홍 변호사는 1963년 호남 민주화운동의 산실로 불리는 광주 동구 궁동 가옥에 사무실을 열고 양심수 변론을 맡았다.
1965년 한일 협정 반대 발언을 한 유옥우 전 국회의원 사건을 비롯해 문인, 정치인 등 양심수들을 위한 무료 변론을 60건 이상 수행하며 인권운동의 대부로 불렸다.
정부는 불법행위로 인한 손해배상 청구권은 손해 및 가해자를 안 날로부터 3년 이내에 행사해야 한다는 민법 규정을 들어 소멸 시효가 지났다고 주장했다.
2005년 3월 홍 변호사가 광주민주화운동 관련자로 인정받았을 당시 가족들이 정부의 불법행위로 인한 손해와 가해자를 특정하게 됐다는 것이다.
법원은 원고가 권리를 행사하기 어려운 장애 사유가 있는 경우에 해당한다고 판단했다.
홍 변호사가 2019년 3월 형사 사건 재심 무죄를 확정받은 뒤 헌법재판소의 관련 결정이 2021년 5월에 내려졌으므로 이를 기준으로 시효를 계산해야 한다고 봤다.
정부는 5·18 보상법에 따라 이미 보상금을 받은 사람은 '재판상 화해' 효력이 발생해 더는 손해배상을 청구할 수 없다고 주장했지만, 헌법재판소는 정신적 손해를 고려하는 내용이 없다며 위헌 결정을 내렸었다.
이후 5·18 유공자와 유족 1천여 명이 정신적 손해배상을 청구하는 소송을 냈다.
유족의 법률대리인이자 홍남순 변호사 기념사업회 사무총장인 정준호 변호사는 "40년 넘게 고통을 겪은 당사자들의 아픔과 헌재의 결정 취지를 존중해 법원이 정부의 배상 책임 비율을 충분히 인정해주길 바란다"며 항소하겠다는 의사를 밝혔다.
areum@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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