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피플in포커스] 서방 압박차 푸틴의 볼모된 '91년생 WSJ 기자'

정윤미 기자 2023. 3. 31. 14: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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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크라이나 전쟁이 장기화하면서 '핵'을 무기 삼아 노골적으로 서방을 위협하던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이 이번에는 서방 유력 언론인을 볼모로 삼았다.

그 희생양은 러시아에서 특파원으로 활동 중이던 미국인 에반 게르시코비치(31) 월스트리트저널(WSJ) 기자다.

게르시코비치의 동료 조슈아 야파는 "에반은 그 위험에 대해 모르거나 부주의하지 않았다"며 "그는 중요하고 흥미로운 이야기를 보도하기 위해 러시아로 여행 간 용감하고 헌신적인 전문기자"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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러시아계 미국인 게르시코비치…모스크바 6년 거주·노어 능통
개전 이래 英-러 오가며, 우크라 전쟁 타전…"용감한 전문기자"
30일(현지시간) '간첩 혐의'로 러시아 당국에 체포·기소된 미국인 에반 게르시코비치(31) 월스트리트저널(WSJ) 기자 페이지 (월스트리트저널 화면 갈무리) ⓒ News1 정윤미 기자

(서울=뉴스1) 정윤미 기자 = 우크라이나 전쟁이 장기화하면서 '핵'을 무기 삼아 노골적으로 서방을 위협하던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이 이번에는 서방 유력 언론인을 볼모로 삼았다. 그 희생양은 러시아에서 특파원으로 활동 중이던 미국인 에반 게르시코비치(31) 월스트리트저널(WSJ) 기자다.

1991년 미국 뉴욕 옛 소련 이민자 가정에서 태어난 게르시코비치는 뉴저지주 프린스턴에서 유년 시절을 보내고 보든칼리지에서 철학과 영어를 전공했다. 2014년 대학 졸업 후 취재 경력을 쌓아 유창한 러시아어를 특기로 2017년말 모스크바로 건너가 영자신문 모스크바타임스(2017~2020), 프랑스 국영 AFP통신 모스크바지국을 거쳤다.

지난해 2월 WSJ 러시아 특파원으로 모스크바지국에 합류했다. 로이터통신에 따르면 그는 모스크바 입국 직전 영국 런던에서 러시아의 '특별군사작전' 개시 발표를 접하고 런던에 머물면서 필요시 러시아로 건너가 취재했다. 러시아 외교부는 그에게 외신 특파원 자격의 공식 비자를 발급해줬다.

개전 이래 영국과 러시아를 오가며 주로 러시아 정치와 우크라이나 사태 그리고 옛 소련 국가들을 보도했다. 개전 초기 우크라이나 국경에서 50㎞ 떨어진 병원에서 러시아군 구급차가 후진하는 것을 목격하고 벨라루스가 러시아군을 지원하고 있으며 러시아군이 많은 사상자를 내고 있음을 보도했다. 러시아 국경 마을을 취재하면서 전쟁 위협에 직면한 주민들의 일상을 여러 차례 알렸다.

러시아에서 특파원으로 활동 중이던 미국인 에반 게르시코비치 월스트리트저널(WSJ) 기자가 26일(현지시간) 자신의 인스타그램을 통해 "분리주의 국가(트란스니스트리아)를 처음 방문해 국가 수장(바딤 크라스노셀스키)과 첫 인터뷰를 진행하고 있다"고 밝혔다. 2021.11.26 (에반 게르시코비치 인스타그램 갈무리) ⓒ News1 정윤미 기자

또 러시아의 침공 계획이 무엇이 잘못됐는지 심층 보도하기 위해 러시아군과 직접 대화를 감행해 "고립돼있고 불신받는 푸틴이 자신의 듣고 싶은 정보만 전달하도록 고안된 소수 강경 고문들로 구성된 권력 구조를 구축했으며 이것이 우크라이나 전쟁에 대한 그의 오판에 영향을 미쳤다"는 점을 밝혀냈다. 그의 마지막 기사는 지난 28일 송고된 서방 제재로 인한 러시아의 경제 침체에 관한 것이었다.

게르시코비치의 동료 조슈아 야파는 "에반은 그 위험에 대해 모르거나 부주의하지 않았다"며 "그는 중요하고 흥미로운 이야기를 보도하기 위해 러시아로 여행 간 용감하고 헌신적인 전문기자"라고 말했다. 동료들은 그가 전쟁이 러시아를 어떻게 변화시키고 있는지에 대해 보도하는 것이 자신의 역할이라고 생각하고 있으며 개전 첫날 엄격한 검열법이 통과되는 것을 보고 자기 일이 위험할 수 있다는 것을 깨달았다고 말한 내용을 전했다.

30일(현지시간) 게르시코비치는 러시아 연방보안국(FSB)에 의해 러시아 중부 예카테린부르크에서 '간첩 혐의'로 체포, 구금된 것으로 알려졌다. FSB는 그가 미 당국의 지시로 러시아 군수 산업단지 내 기업 활동에 대한 기밀 정보를 수집했다고 주장했다. 다만 해당 혐의를 입증할만한 구체적인 증거는 밝히지 않았다. 모스크바 법원에 따르면 그는 최소 5월29일까지 재판 전 구금될 전망이다. 유죄 판결을 받으면 징역 20년형에 처할 수 있다.

러시아에서 활동 중인 미국인 에반 게르시코비치(31) 미 월스트리트저널(WSJ) 기자가 30일(현지시간) 모스크바 법정 건물을 나서고 있다. 앞서 그는 WSJ 모스크바 지국 소속 특파원으로 러시아 중부 도시 예카테린부르크에서 '간첩 혐의'로 구금됐다. 2023.3.30 ⓒ 로이터=뉴스1 ⓒ News1 정윤미 기자

younme@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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