천신만고 끝에 PO 나서는 캐롯, 김승기 감독 “이정현을 믿는다”

윤은용 기자 2023. 3. 31. 13:5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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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승기 고양 캐롯 감독(왼쪽)과 이정현이 31일 서울 송파구 올림픽파크텔에서 열린 2022~2023 SKT 에이닷 프로농구 플레이오프 미디어데이에서 질문에 답하고 있다. KBL 제공



우여곡절 끝에 6강 플레이오프에 나서게 된 고양 캐롯은 미디어데이에서도 단연 관심을 받았다. 농구 외적인 문제로 구단 전체가 시즌 내내 뒤숭숭한 가운데에서도 선수들은 최선을 다해 플레이오프 진출이라는 성과를 만들어냈다. 플레이오프 출전 여부가 달려있던 미납금 문제도 해결됐고, 이제 감독과 선수들은 최선을 다해 끝까지 가보겠다며 전의를 불태우고 있다.

김승기 캐롯 감독은 31일 서울 송파구 올림픽파크텔에서 열린 2022~2023 SKT 에이닷 프로농구 플레이오프 미디어데이에서 “아직 끝난 것이 아니다. 플레이오프가 있는 만큼 동요하지 않고 선수들과 잘 훈련해 경기를 준비해보겠다”며 “순위는 빨리 확정하고도 힘들게 플레이오프에 왔다. 어렵게 참가한 만큼 팬들이 좋아하는 농구를 보여주겠다”고 말했다.

김 감독이 힘들게 플레이오프에 왔다고 표현한 것은 시즌 내내 문제가 됐던 미납금 문제를 말하는 것이다. 지난 시즌 후 고양 오리온 농구단을 인수해 탄생한 캐롯은 재정난에 시달리면서 시즌 내내 도마 위에 올랐다. 농구단 운영 법인인 데이원스포츠가 지난해 10월 내기로 했던 가입금 1차분 5억원을 지연 납부했고, 최근에는 선수단 급여 지급도 계속 밀린 것으로 알려졌다.

이날 오후 6시까지 가입비 미납분 10억원을 내야 플레이오프에 나설 수 있었던 캐롯은 결국 전날 가까스로 납부를 하고 플레이오프 진출을 ‘진짜로’ 확정했다. 내지 못했다면 5위로 정규리그를 마치고도 플레이오프 티켓을 빼앗기는 사상 초유의 사태가 벌어질 뻔했다.

김 감독은 미디어데이를 마친 뒤 취재진과 만나 그 동안의 심경을 전했다. 김 감독은 “못 나갈 줄 알았는데 결국 나갔다. 앞으로 인수도 이뤄질 수 있는 거고, 선수들도 전부 동요하지 않고 플레이오프에 집중하기로 했다”고 말했다.

옆에 있던 김성헌 캐롯 사무국장에게 “빨리빨리 월급을 또 줘야 결승까지 가지”라며 농담까지 한 김 감독은 “이번 시즌은 다 함들었다. 솔직히 시즌 전에 선수들을 모아놓고 ‘우리 10승도 못한다’고까지 했다”고 당시 상황을 돌아봤다. 이어 “그 때 ‘나를 좀 따라달라. 그러면 30승을 할 수 있게 해주겠다’고 했는데, 그 약속을 거의 지켰다. 선수들이 열심히 해줬는데 그 과정이 너무 힘들었다. 그래도 여기까지 끌고 왔고, 선수들이 정말 대단하다”며 칭찬을 아끼지 않았다.

우여곡절 끝에 올랐고, 에이스 전성현이 달팽이관 손상으로 이탈했음에도 캐롯을 무시하는 팀은 없다. 김 감독은 자타가 공인하는 ‘단기전의 승부사’며, 6강 플레이오프 상대인 울산 현대모비스에는 이번 시즌 5승1패로 크게 앞섰다.

하지만 김 감독은 “예전에 안양 KGC인삼공사 감독 때는 팀 전력이 다른 팀에 비해 크게 처지는 부분이 없었지만, 이번에는 우리 전력이 (상대에 비해) 많이 처진다”며 섣부른 낙관론을 경계했다. 관건인 전성현의 복귀 시점에 대해서는 “일단 울산에서 열리는 1~2차전은 나서지 못할 것 같다. 홈에서 하는 3차전에서는 뛰겠다고 한다”며 현 상황을 전했다. 이와 함께 옆에 있던 이정현을 보며 “이정현을 들들 볶아야 한다. 볶으면 뭐가 나올게 있는 선수다. 이정현이 40분을 다 뛰어줘야 한다. 이정현이 40분을 못 뛰면 우리가 힘들어질 수 있다”며 이정현에 대한 기대감을 드러냈다.

캐롯이 현대모비스를 넘으면 4강에서 KGC를 만난다. 이번 시즌 KGC에 대한 서운함을 꾸준히 언급해왔던 캐롯은 KGC를 만나도 쉽게 물러설 생각은 없다고 했다. 김 감독은 “1승이라도 하겠다. 나는 지금까지 그냥 죽은 적이 없다”며 남다른 각오를 내비쳤다.

윤은용 기자 plaimstone@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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