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주현 금융위원장 "LTV는 완화해도 DSR은 유지해야"

김주현 금융위원장이 31일 서울 종로구 태평로1가 한국프레스센터에서 열린 금융당국, 금융지주회장 간담회에 참석, 발언을 하고 있다./사진=임한별 기자

김주현 금융위원장이 31일 대출 규제와 관련해 고가 주택에 대한 주택담보대출비율(LTV) 규제를 완화해야 한다는 필요성을 재차 강조했다.

그러면서도 차주 단위 총부채원리금상환비율(DSR) 규제는 현 수준을 유지해야 한다는 입장을 유지했다.

김 위원장은 31일 이복현 금융감독원장과 5대 금융지주 최고경영자(CEO), 은행연합회장과의 간담회 이후 기자들과 만나 고가주택에 대한 LTV 완화 계획을 묻는 질문에 이같이 답했다.

김 위원장은 "기본적으로 돈이 돌고 경제 활동을 원활하게 해야 하는데 인위적으로 막아놨던 규제를 적극 풀겠다는 의미"라며 "예를 들어 아파트가 15억원이 넘는다고 대출이 안 되는 것은 이상하지 않나"라고 반문했다.

이어 그는 "누군가 사주지 않으면 경제활동이 되지 않는다"며 "누군가가 사고 수입이 올라야 은행 빚도 갚는 건데 (시장을) 너무 왜곡시켜 놓으면 돈이 있는 사람도 돈을 쓰지 못하는 방향은 맞지 않는 것 같다"고 강조했다.

앞서 금융위원회는 지난해 12월부터 투기·투기과열지구 내 15억원 초과 아파트 주택담보대출을 허용했다. 다만 대상은 무주택자와 1주택자(기존 주택 처분조건부)로 한정됐으며 LTV는 50%까지다.

지난 1일부터는 임차보증금 반환목적 주담대 관련 각종 규제도 일괄적으로 폐지됐다. 2억원으로 설정된 투기·투과지역 15억원 초과 아파트에 대한 주담대 대출한도가 사라진 것이다. 대신 LTV와 DSR 한도가 적용된다.

다만 김 위원장은 차주 단위 DSR 규제와 관련해선 "DSR은 당분간 유지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그는 "그동안 부채가 너무 많아서 문제라고 했는데 이제 와서 DSR을 완화한다는 것은 이상하다"고 설명다.

지난해 7월부터 1억원 초과 대출자를 대상으로 DSR 40% 규제가 적용되고 있다.

총대출액이 1억원을 넘으면 은행은 DSR 40% 규제를 적용한다. DSR은 주택담보대출과 신용대출 등 모든 가계대출의 원리금 상환액을 연 소득으로 나눈 비율을 말한다.

김 위원장은 연체 이력이 있는 저신용자도 최대 100만원까지 빌릴 수 있는 소액생계비대출과 관련해 "당장의 어려움을 해결하는 걸 넘어 복지·지원 제도와 접점을 찾아주는 제도로 운영해나가겠다"며 "대출을 시행해보니 상담이나 지원 시스템과 연계되는 경우가 많았다"고 설명했다.

그는 "소액생계비대출 상담 중 83%가 취업 알선이나 복지 지원 등 실질적인 채무재조정 프로그램과 연계됐다"며 "이 제도의 목적은 50만원, 100만원을 못 구해 사채를 쓰고 또 악순환이 반복되는 걸 끊는 데 도움을 드리는 것뿐 아니라 복지나 취업 등을 연결해주기 위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외에 김 위원장은 한국은행이 비은행권의 지급결제 업무 진출에 반기를 든 것에 대해 "지급결제라는 건 가장 기본적인 인프라기 때문에 한은 입장에서는 리스크 관리 관점에서 충분히 문제 제기를 할 수 있다"며 "다만 정부는 위험을 담보로 하는 전제에서 새로운 비즈니스가 열릴 수 있는 가를 고민하고 있다"고 전했다.

김 위원장은 "최근 규제 혁신을 해오다가 주춤하고 있는데 기본적으로 나아가야 되는 방향이기 때문에 3월부터 본격 논의 중"이라며 "국민이 원하는 방향으로 간다는 큰 틀에서 혁신 추구와 경쟁 촉진 사이 접점이 있을 것"이라고 부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