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해 피격 은폐' 첫 증인신문 연기…"정부 승인받아야"

서해 공무원 피격 사건을 은폐한 혐의를 받는 문재인 정부 안보라인 인사들 공판에 첫 증인이 출석했습니다.

그러나 공무상 비밀과 관련해 정부 승인을 받아야 한다는 이유로 신문이 미뤄졌습니다.

서울중앙지법 형사합의25-2부(박정제 지귀연 박정길 부장판사)는 오늘(31일) 서훈 전 국가안보실장과 박지원 전 국가정보원장, 서욱 전 국방부 장관 등의 공판을 열었습니다.

오늘 공판에는 장용석 전 국가안보실 안보전략비서관이 증인으로 출석했으나 국가안보실 승인을 미리 받지 않아 신문하지 못하고 1시간 만에 심리를 마쳤습니다.

형사소송법 제147조에 따르면 공무원 또는 공무원이었던 사람이 직무에 관해 알게 된 사실이 직무상 비밀에 속한 내용일 경우 공무소나 감독관공서 승낙 없이 증인 신문을 할 수 없습니다.

재판 과정에서 일부 피고인 측은 "증언할 내용이 직무상 알게 된 기밀에 속할 수 있어 소속 공무소나 감독관공서의 승낙이 있어야 신문할 수 있다"고 지적했습니다.

검찰은 "증인이 국가안보실에 소속돼 있을 때 생성된 문건이 대통령 기록물로 이관됐는데, 기록관장에게 기록물을 소송에 사용하는 것을 허가받았기 때문에 신문이 가능하다"며 "증인이 근무할 때 국가안보실장이었던 서훈 전 실장에게 허가받을 수는 없지 않나"라고 맞섰습니다.

재판부는 신문의 효력 문제를 우려해 국가안보실 승인을 받고 다음 달 20일 장 전 비서관을 재차 증인으로 부르기로 했습니다.

서 전 실장은 해양수산부 공무원 고 이대준 씨가 북한군에 살해된 이튿날인 2020년 9월23일 오전 1시쯤 관계 장관회의에서 피격 사실을 은폐하려 합참 관계자와 김홍희 전 해양경찰청장에게 '보안 유지'하라고 지시한 혐의로 기소됐습니다.

(사진=연합뉴스)

하정연 기자ha@sb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