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독] 광주시 행정부시장, 도시계획위원장 맡아 '신세계 챙기기' 의혹

2023. 3. 31. 12:4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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9000억원 규모의 광주신세계백화점 신축을 놓고 지난 30일 진행한 광주시 도시계획위원회가 첫 단추부터 파열음을 내고 있다.

광주시 도시계획위원회가 백화점 쪽에 조건부로 내건 요구 사항은 다음과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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광주신세계, 9000억 들여 4배 확장 교통대책 잡음
인허가권 가진 문영훈부시장, 이례적으로 직접 배석
광주도시계획위, 광주신세계 조건부 의결 ‘구설수’
전문가들 잇따른 문제제기에도 재심사 등 생략
광주신세계아트앤컬쳐는 9000억원 규모의 사업비가 투입되며 기존보다 4배가량 확장된 규모로 신축될 예정이다.

[헤럴드경제(광주)=서인주 기자] 9000억원 규모의 광주신세계백화점 신축을 놓고 지난 30일 진행한 광주시 도시계획위원회가 첫 단추부터 파열음을 내고 있다.

문영훈 광주시 행정부시장이 직접 위원장을 맡아 사실상 회의를 주도하면서 ‘특정 업체 봐주기’ 등 구설을 사고 있기 때문이다.

통상 위원장은 당연직으로 행정부시장 맡는다. 하지만 대부분 도시계획 분야 위원 가운데 호선된 민간인 부위원장이 심의를 주재한다. 도시계획 분야 전문가가 아닌 데다 인허가권을 가진 고위 공직자가 직접 배석해 심의를 진행하는 경우는 매우 드물다.

실제 문 부시장은 청와대 행정관과 행정안전부 자치제도과장 등을 거친 행정전문가로, 건축·건설 분야 전문성이 부족하다는 평이다.

고위 공무원이 수천억의 사업비가 들어가는 대형 사업 의사결정 과정에 관여하면서 일부 위원 사이에서는 “광주시가 무리수를 두고 있다”는 지적도 나왔다.

광주신세계 프리미엄 백화점 개발부지는 주말과 공휴일이면 극심한 교통체증이 발생하는 곳이다. 조건부 승인 조건에는 해당 육교의 철거계획도 담겨 있다. 서인주 기자

이날 심의에 참석한 일부 위원은 신세계백화점이 신청한 도시관리계획(지구단위 계획 주민 제안) 심의 과정에서 주변 지역 교통환경, 내부 도로, 주변 상가 민원 관련 등 많은 문제점을 제기했다. 총 8건의 해결되지 못한 중요 조건들이 있었지만 재심의 등 보완 절차 없이 조건부 동의 의결했다.

이 역시 비슷한 규모의 개발 프로젝트에서는 좀처럼 보기 힘든 케이스다. ‘광주시가 신세계백화점에 특혜를 준다’는 오해를 사는 대목이다.

31일 광주시와 도시계획위원회에 따르면 이날 회의에는 전체 참석 인원 26명 가운데 15명이 참석한 것으로 알려졌다.

광주시 도시계획위원회가 백화점 쪽에 조건부로 내건 요구 사항은 다음과 같다.

▷백화점 이전 시 기존 백화점 활용 ▷전기차 충전시설 및 주차장 확대 ▷시 도로(83m) 부지 편입 뒤 개설하는 대체도로(117m)의 양방 통행 및 양쪽 공공 보행 ▷광천사거리 남북 방향 지하차도(480m) 신설 ▷지하차도 기부채납 ▷보행육교 철거 ▷금호월드를 포함한 주변 상인 민원 해소 등이다.

이번 결정으로 신세계백화점은 표정관리에 들어갔다. 백화점 확장을 위한 행정 절차의 첫 문턱을 순조롭게 넘었기 때문이다. 신세계백화점은 도시계획위원회가 제시한 조건을 담은 계획안을 다시 제출할 예정이다. 도시계획위원회는 내용을 검토한 뒤 도시계획 입안 절차에 들어간다. 이후 관계 부서 협의 및 주민 공람, 교통 영향평가, 건축 인허가 등을 거치면 신축은 확정된다.

광주도시계획 분야 전문가 A씨는 “지금 이대로라면 광천동 일대는 교통지옥에 빠지게 된다. 신세계백화점 확장뿐만 아니라 광주 복합쇼핑몰 개발, 광천 대단지 아파트 공급 등 면밀한 점검과 특단의 교통대책 마련이 필요하다” 면서 “하지만 광주시가 시작부터 무리하게 사업을 추진하고 있다. 지하차도만 보더라도 정확한 교통 수요예측을 통한 시뮬레이션이 선행되지 않으면 소 잃고 외양간 고칠 수 있다”고 지적했다.

광주신세계백화점.

광주시민단체 한 관계자는 “수천억 개발사업에 막대한 영향력을 행사할 수 있는 광주시 고위 공직자가 심의 과정에 참여한 것 자체로도 공정성이 훼손될 수 있다” 며 “투명하고 공정하게 사업이 진행돼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지역 상인들의 반발도 거세다. 신축 백화점 터로 시 도로가 편입되면 시민통행권을 방해하는데도 조건을 달아 의결한 것은 ‘특혜 행정’이라는 주장이다. 상권 영향평가나 대화도 없이 밀어붙이는 광주시 행정에 불만을 토로하고 있다.

헤럴드경제 취재진은 31일 문영훈 광주시 행정부시장의 입장을 듣기 위해 연락을 취했으나 “실무 과장에게 이야기를 들으라”며 즉답을 피했다.

sij@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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