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항준 감독 "♥김은희, 송강호·설경구도 못한 안재홍 '리바운드' 내 대표작 될 거라고"[인터뷰③]

영화 '리바운드' 장항준 감독 인터뷰

[텐아시아=강민경 기자]

영화 '리바운드'를 연출한 장항준 감독이 김은희 작가에 대해 언급했다.

장항준 감독은 31일 오전 서울 종로구 삼청동 한 카페에서 개봉을 앞둔 영화 '리바운드'와 관련해 다양한 이야기를 들려줬다.

'리바운드'는 2012년 전국 고교농구대회, 아무도 주목하지 않았던 최약체 농구부의 신임 코치와 6명의 선수가 쉼 없이 달려간 8일간의 기적 같은 이야기다. 2012년 대한농구협회장기 전국 중, 고교농구대회에서 부산 중앙고가 일궈낸 실화를 바탕으로 한다.

연출을 맡은 장항준 감독은 영화 '기억의 밤' 이후 6년 만에 스크린에 복귀했다. 그는 '리바운드'를 통해 농구를 사랑하는 열정과 패기로 넘어져도 다시 일어서는 청춘의 찬란한 성장 이야기를 웃음과 따뜻한 휴머니즘으로 그려내 공감과 희망의 메시지를 전달한다.

이날 장항준 감독은 작가이자 아내인 김은희에 대해 언급했다. 장항준 감독과 김은희 작가는 10년간 '무한도전' 출연 당시 빼고 싸운 적이 없다고 했다. 그는 "안 그래도 (김은희 작가와) 다음 작품 이야기를 하고 있다. 얼마 전에 진지하게 이야기했었다. 김은희 씨가 저한테 정신적 도움이 많이 됐다. '이 영화를 꼭 해야 한다'고 하더라. 저는 당연히 할 생각이었는데"라고 말했다.

이어 "딸인 윤서에게도 '그렇지 않아?'라고 했다. 윤서가 '어. 만약에 아빠가 안 하더라고 누군가 했으면 좋겠다'고 하더라. 그래서 딸에게 '아빠도 그렇게 생각한다'고 했다. 편집본을 보고 김은희 작가가 '이건 오빠의 대표작이 될 거야'라고 하더라. 음악도 안 깔린 편집본이긴 했다"고 덧붙였다.

장항준 감독은 "'리바운드'를 위해 농구 오디션 500명을 봤는데, 제작이 중단된 가운데 세월이 지나면서 많이 늙었더라. 강양현 감독이 조선대 코치들과 직접 와서 같이 오디션을 봤다. 한번 준비한 거라서 단기간에 빨리 텐션이 올라왔다. 그때 제일 중요한 게 강 코치 역을 누가 맡느냐였다. 장원석 대표, 김영훈 대표가 물어보길래 '안재홍이 했으면 좋겠다'고 했다. 왜냐하면 저는 안재홍의 작품을 좋아하고, 그가 했던 캐릭터를 좋아한다. 우리 주변에 있는, 옆집에 통통한 사람 살고 있을 것 같고 그랬다"고 했다.

또한 "개인적으로 안재홍이 가진 묘한 맛, 매력을 가지고 있다고 생각했다. 안재홍한테 시나리오를 주라고 해서 줬다. 안재홍에게 사흘 만에 연락이 왔다. 무조건 하겠다고 하더라. 만나서 술을 한 잔 먹으면서 '유 퀴즈 온 더 블럭'을 봤다고 이야기했다. 왠지 자기한테 연락이 언젠간 올 거 같은 느낌이 있었다고 하더라. 그래서 저는 '네가 해서 좋다'고 했다. 안재홍 씨가 '멜로가 체질' 했을 때라 잘생긴 거 해보고 싶었나 보더라"고 말해 웃음을 안겼다.

장항준 감독은 "그 당시에 안재홍이 살을 많이 뺀 상태였다. 서로 약속도 안 했는데 '찌워야 하지 않겠느냐'고 말이 맞았다. 일주일 만에 찌워서 나타났다. 10kg나 찌웠다고 하더라. 어떻게 찌웠냐고 했더니 쉽다고 하더라. 안재홍과 강양현 코치를 만났다. 강양현 코치가 영화 잘 모르는데, 기분이 좋다고 하더라. '저를 이 작품 안에서 죽여도 된다'고 하더라. 그래서 재홍이가 '그런 영화가 아니다'라고 했다. 셋이서 친하게 지냈다"며 웃었다.

장홍준 감독은 "작품을 바라보는 것들, 인물 해석하는 거 등 저랑 똑같더라. 아이디어를 내면 안재홍이 좋아했다. 재홍이도 필요에 따라 시나리오, 상황을 고치기도 했다. 코미디를 위한 코미디는 이 영화에 안 맞는다고 생각했다. 자연스러운 캐릭터의 코미디가 맞을 거라고 생각했다. 재홍이가 가진 꾸리꾸리한 얄궂은 게 있다. 편집된 거 중에 안재홍이 재밌는 게 많았다. 시간 때문에 많이 편집됐다"면서 아쉬움을 드러냈다.

그뿐만 아니라 "'응답하라 1988' 정봉이를 봐도 우리 주변에 트레이닝 복을 입은 통통한 소년이 있어도 그걸 누가 하냐고 했다. '멜로가 체질', '족구왕'을 전 세계에서 누가 하나. 송강호가 해도 못 한다. 이성민, 설경구가 하겠나. 안재홍만 줄 수 있는 디테일이 있다. 그만의 디테일이 있고 캐릭터 구축이 있다. 안재홍이 지금까지 앞으로도 살아나갈 수 있는 큰 무기라고 생각한다. 단 한 명도 비슷한 사람 없다고 생각한다. 안재홍이 가진 작품에 대한 태도, 겸허함 잘 맞아떨어진 거 같다. 저는 조용하고 묵묵한 사람 좋아한다. 말 없고. 제가 하는 말을 들어주는 사람이 없어서 말이 없어야 한다. 윤종신이랑 이야기하면 불편하다. 말하는 사람은 있지만 듣는 사람은 없어서"라고 전해 폭소케 했다.

한편 장항준 감독이 연출한 '리바운드'는 오는 4월 5일 개봉한다.

강민경 텐아시아 기자 kkk39@tenasi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