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리바운드' 장항준 "'슬램덩크' 흥행 땡큐, 역시 될놈될" [인터뷰]③
장항준 감독은 31일 오전 서울 종로구의 한 카페에서 신작 ‘리바운드’의 개봉을 앞두고 취재진과 인터뷰를 진행했다.
영화 ‘리바운드’가 4월 극장가 개봉작 첫 주자로 관객몰이에 나설 준비를 마쳤다. 오는 4월 5일 개봉하는 ‘리바운드’는 2012년 전국 고교농구대회, 아무도 주목하지 않았던 최약체 농구부의 신임코치와 6명의 선수가 쉼없이 달려간 8일간의 기적같은 이야기를 담은 이야기다. 대한농구협회 장기 전국 중고교농구대회에서 최약체 팀으로 분류됐다가 연승 돌풍을 일으켰던 부산중앙고 농구부가 기록한 실제 명승부들을 10년 전부터 기획해 영화로 만들었다. 영화 ‘라이터를 켜라’, ‘기억의 밤’으로 충무로에서 주목을 받고 예능 등에서도 활약 중인 만능 엔터테이너 장항준 감독이 6년 만에 내놓는 신작이다. 장 감독이 처음 연출을 맡은 스포츠 영화로, 아내인 ‘킹덤’, ‘시그널’의 김은희 작가와 ‘수리남’ 권성휘 작가가 시나리오를 맡아 개봉 전부터 관심을 모으고 있다. 여기에 ‘범죄도시’ 시리즈를 만든 BA엔터테인먼트가 제작사로 나서 한국 영화 위기를 구한 구원투수로 활약할지 기대가 크다.
사실 농구는 이전까지 축구, 야구에 비해 한국에서 차지하는 열기가 그리 뜨겁지 않았다. 드라마 ‘마지막 승부’의 열풍 이후 추억의 스포츠로 남아있던 농구가 올해들어 다시금 신드롬적 인기를 끌 수 있게 된 건 만화 원작의 일본 애니메이션 영화 ‘더 퍼스트 슬램덩크’의 공이 크다. 국내 개봉한 일본 영화 최초로 400만 관객을 넘어서면서, 농구란 스포츠를 향한 관심도 뜨거워졌다.
의도된 타이밍은 아니었지만, ‘리바운드’는 ‘슬램덩크’의 열기가 아직 지속 중인 현재 개봉을 앞두고 있다. 다시 도래한 ‘농구 열풍’에 힘입어 ‘리바운드’의 흥행에 거는 기대가 큰 이유다.
장항준 감독은 “‘리바운드’ 촬영 말미에서야 ‘슬램덩크’가 애니메이션 영화로 만들어진다는 소시을 접했다”면서도, “당시에만 해도 ‘슬램덩크’가 이렇게까지 열풍일 거라곤 생각조차 못했다”고 당시를 떠올렸다.
그는 “다만 ‘슬램덩크’가 먼저 잘 돼야 관객들이 농구 소재 영화를 극장에서 보겠다는 생각을 하기 시작할테니 ‘더 퍼스트 슬램덩크’의 흥행을 기도했다”며 “100만은 넘었으면 좋겠다는 바람으로 매일 아침 일어나 ‘더 퍼스트 슬램덩크’의 관객 스코어를 체크하기도 했다”고 털어놔 웃음을 자아냈다.
이어 “영화계를 잘 모르시는 분들은 ‘리바운드’가 ‘슬램덩크’가 흥행한 시기에 개봉하는 것만 보시고 제가 약삭빠르다고 생각하실 수도 있는데 진짜 전혀 몰랐던 상황”이라며 “그 덕분에 주변 사람들에게 넌 역시 ‘될놈될’(될 사람은 뭘 해도 된다)이란 이야기도 많이 들었던 건 사실”이라고 너스레를 떨어 폭소를 자아냈다.
6년 만의 신작을 극장에 상영하게 돼 떨리는 현재의 심정도 고백했다. 장항준 감독은 “저랑 어릴 적 함께 영화를 만든 동료 중 함께하는 사람이 이젠 별로 없다. 사실 내 나이는 감독으로서 수명이 끝난 거나 다름이 없다. 언제가 마지막 작품이 될지 모르는 상황이라 그런가 개봉 전에 쫄리는 마음”이라고 털어놨다.
이어 “하지만 생각해보면 큰 히트작이 없는데도 난 운 좋게 살아남았다. 역시 ‘장항준’이 아닐까 싶다”라며 “다시 영화를 할 수 있어서 좋고, 이게 유작이 될지도 모른다는 생각에 전작들을 할 때와 지금 임하는 기분이 다르다. 계속 예매율, 댓글 반응 등을 확인하느라 스마트폰 중독이 되어버렸다. 어제도 두 시간 자고 깨서 영화 반응들을 살펴봤다”고 덧붙였다.
‘리바운드’의 모티브가 된 부산중앙고의 실제 인물 및 배경, 경기 장면들을 충실히 고증하기 위해 싱크로율에 집착할 수밖에 없던 이유도 전했다.
장항준 감독은 “연기하는 배우들의 모습이나 배경, 장면들이 실제랑 똑같아야 그만큼 이 dldil가 실화라는 것을 더 강조해서 알릴 수 있을 것이라 생각했다”며 “그래서 이 영화를 만들 때 실제 경기 당시 선수들의 스틸을 미리 발췌해서 충실히 따랐다. 배우들의 키와 체중도 실제 인물들과 똑같이 맞췄다”고 강조했다.
부산중앙고 농구부 선수들은 물론, 중앙고와 경기를 펼친 용산고, 안양고 선수들의 이름까지 실제 그대로 활용했다. 장항준 감독은 “영화에 등장하는 강양현 코치와 용산고 한준영 선수의 일화도 실화”라며 “한준영 선수로부터 본인의 실명, 이야기를 영화에 사용해도 된다는 허락을 받아다. 그 외 허훈 등 다른 선수들은 물론 안양고와 용산고 등 학교들의 허락까지 하나하나 다 받았다”고 비하인드 스토리를 전했다.
이런 방향성에 시나리오 작업에 참여한 아내 김은희 작가도 동의했다고. 장항준 감독은 “김은희 작가와 같이 시나리오를 고치면서 함께 세운 목표는 단 하나였다”며 “영화의 특성상 어쩔 수 없이 최소한의 픽션을 가미하되, 최대한 픽션을 배제한 채 실제 이야기에 가깝게 구현하자는 방향이었다. 연출은 물론 캐스팅 조건도 그 방향성을 따랐다”고 설명했다.
김보영 (kby5848@e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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