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18 때 아들 잃은 어머니, 총상 부상자…전두환 손자 꼭 안아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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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80년 5월 광주에서 아들을 잃은 어머니, 총상으로 평생을 트라우마로 살아온 부상자, 55일간 영창에 구금됐던 구속자. 이들 모두 43년 만에 찾아온 학살자의 손자를 눈물로 '용서'했다.
5·18피해자에게 사과하겠다는 일념으로 미국에서 대한민국으로 입국, 광주를 찾은 전 대통령 전두환의 손자 전우원씨(27)와의 만남이 성사되자 오월 유족들과 피해자들은 하염없는 눈물을 쏟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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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길자 어머니 "와줘서 고맙다…광주를 제2의 고향으로 여기길"
(광주=뉴스1) 이수민 기자 = 1980년 5월 광주에서 아들을 잃은 어머니, 총상으로 평생을 트라우마로 살아온 부상자, 55일간 영창에 구금됐던 구속자…. 이들 모두 43년 만에 찾아온 학살자의 손자를 눈물로 '용서'했다.
31일 광주 서구 5·18기념문화센터 리셉션홀에서 열린 '5·18유족, 피해자와의 만남' 행사.
5·18피해자에게 사과하겠다는 일념으로 미국에서 대한민국으로 입국, 광주를 찾은 전 대통령 전두환의 손자 전우원씨(27)와의 만남이 성사되자 오월 유족들과 피해자들은 하염없는 눈물을 쏟았다.
전우원씨도 계속해서 울었다.
그는 '5·18'과 할아버지 전두환에 대해 "너무도 큰 비극이고, 할아버지는 그 앞에 매우 큰 죄를 지은 죄인이자 학살자"라고 규정했다.
피해자들의 증언과 인사말을 들으며 행사 내내 시뻘개진 얼굴로 코를 훌쩍였다.
5·18민주화운동 당시 시민군이었던 고(故) 문재학 열사의 모친 김길자 여사를 비롯한 오월어머니들은 사죄를 마친 전우원씨를 끌어안아 줬다.
김길자 여사는 "큰 용기를 내 여기까지 와줘서 고맙다"며 "두려운 마음으로 왔을텐데, 광주에 온 것을 진심으로 환영한다. 얼마나 두렵고 힘들었을지, 이 결정을 하기까지 고통이 컸을까 마음이 아프다. 이곳 광주를 제2의 고향처럼 생각했으면 좋겠다"고 인사했다.
행사 직후 우원씨가 오월어머니들이 앉아있는 쪽으로 가 큰절을 올린 뒤 한참을 일어나질 않자, 한 어머니가 먼저 그에게 다가가 일으켜주기도 했다. 어머니들은 전씨의 어깨를 두드리며 격려해주면서도 때때로 '아이고' 소리를 내 통곡했다.
이명자 오월어머니집 전 관장과 대화를 나눌 때 전씨는 경직된 모습이었다. "죄송하다"고 수차례 중얼거렸다.
5·18 가두방송의 주인공이자 구속자인 박영순씨는 전씨의 손을 꼭 잡고 이야기했다. 박씨는 "오늘 보니까 어떠시냐. 5·18로 피해입은 사람들이 이렇게나 많다. 그런 사람들 위해서라도 지금처럼 진실 고백 도와달라"고 당부했다.
80년 5월21일 광주교도소 앞에서 총상을 입어 평생을 정신적 트라우마로 고통받아온 김태수씨도, 55일간 상무대 영창에서 모진 고문을 당한 김관씨 역시도 전우원씨에게 "고맙다", "감사하다"며 차례로 포옹을 나눴다.
전우원씨는 한참을 고개들지 못했다. 내내 입술을 깨물며 눈물을 참았다.
계속되는 유족과 피해자의 따뜻한 시선에 결국 눈을 마주친 그는 "알겠다. 죄송하다"고 고개를 끄덕였다.
한편 전우원씨는 기자회견을 마친 뒤 광주 북구 운정동 국립 5·18민주묘지로 이동해 오월영령들에 참배한다.
80년 5월 첫 희생자인 김경철씨(1-1묘역)와 효덕초등학교 4학생이던 11세 전재수군(2-22묘역) 묘를 둘러본 뒤 행방불명자 묘역을 살핀다. 행방불명자 묘역에는 5·18 전체 실종자 78명 중 69개의 가묘가 있다.
breath@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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