찰스3세 국왕, 獨의회서 "獨-英, 우크라 최대 지원·주도적 역할"(상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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즉위 후 첫 해외 순방으로 독일을 방문한 찰스 3세 영국 국왕이 30일(현지시간) 의회 연설을 통해 브렉시트로 경색된 영독간 관계 개선을 모색하고 우크라이나 군사지원을 두고 양국이 보여준 리더십을 강조했다.
로이터 통신·가디언 등에 따르면 이날 찰스 3세 국왕은 독일 베를린 연방의회 의사당에서 영어와 독일어를 번갈아 사용하며 연설했다.
국왕은 이날 연설에서 '한자동맹'과 '셰익스피어에서'부터 독일과 영국의 밴드인 '크라프트베르크'와 '비틀스'를 총망라하며 양국의 오랜 우정을 과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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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립박수 나왔지만 야권서 연설 보이콧도…찰스 3세, 공습 희생자 추모 예정
(서울=뉴스1) 김성식 기자 = 즉위 후 첫 해외 순방으로 독일을 방문한 찰스 3세 영국 국왕이 30일(현지시간) 의회 연설을 통해 브렉시트로 경색된 영독간 관계 개선을 모색하고 우크라이나 군사지원을 두고 양국이 보여준 리더십을 강조했다.
로이터 통신·가디언 등에 따르면 이날 찰스 3세 국왕은 독일 베를린 연방의회 의사당에서 영어와 독일어를 번갈아 사용하며 연설했다. 외국 군주가 독일 연방의회에서 연설한 건 이번이 처음이다.
국왕은 이 자리에서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은 우크라이나에 상상할 수 없는 고통을 가져왔고 유럽의 안보는 민주주의적 가치만큼이나 위협에 처했다고 지적했다.
국왕은 "내가 마지막으로 이 건물에서 연설한 이후 전쟁이란 재앙이 유럽에 복귀했다"며 "세계는 공포에 질렸지만 우리는 방관하지 않았다"고 말했다.
이어 국왕은 "끔찍한 파괴의 장면을 혐오하면서도 평화와 자유를 수호하기 위해 단결함으로써 용기를 얻을 수 있었다"고 덧붙였다.
우크라이나에 대규모 군사 원조를 제공한 독일 정부의 결정에 대해선 "놀라울 정도로 용기 있었다"고 평가했다. 그러면서 "독일과 영국은 유럽 최대 지원국으로서 주도적 역할을 맡았다"고 강조했다.
국왕은 이날 연설에서 '한자동맹'과 '셰익스피어에서'부터 독일과 영국의 밴드인 '크라프트베르크'와 '비틀스'를 총망라하며 양국의 오랜 우정을 과시했다.
국왕은 셰익스피어 작품이 번역된 첫 번째 언어는 독일어라고 언급한 뒤 "지난 50년간 서로를 향해 함께 웃었다는 게 가장 중요한 것"이라고 말했다.
아울러 자신의 어머니인 엘리자베스 2세 여왕의 죽음을 독일 국민이 함께 애도해 준 데 대해 감사의 뜻을 전한 뒤 고인이 생전 2차 세계대전 이후 냉각된 양국간 화해를 이끌었다고 평가했다.
그러나 국왕은 30분간 이어진 연설에서 브렉시트와 EU에 대한 언급을 일절 하지 않았다. 그 대신 영국이 "독일과의 각별한 유대를 갱신하고 싶다"고 에둘러 표현했다.
연설은 독일 국회의원들로부터 기립박수를 받는 등 시종일관 화기애애한 분위기 속에 이어졌다. 그러나 일부 야당 의원들은 전날 열린 찰스 3세 환영 만찬이 지나치게 성대했다며 불만을 표하기도 했다.
독일 좌파정당 '디링케'의 마틴 쉬르데반 공동의장은 연설에 앞서 "국가 최고의 민주 기구가 은수저를 물고 태어난 군주 앞에서 절하는 건 부적절하다"고 지적했다. 같은 당 의원들은 본회의장 연설에 불참했다.
독일 국민들의 반응도 엇갈렸다. 베를린 시내의 전통시장을 방문한 베어벨은 로이터에 찰스 3세 국왕의 방독에 대해 "지금처럼 어두운 시대에 즐거운 일"이라고 평가했다. 반면 영국 군주제의 타당성을 두고 의문을 제기하는 시민들도 있었다고 로이터는 전했다.
이날 의회 연설을 마친 찰스 3세 국왕은 베를린의 옛 테겔 공항 부지에 설치된 난민수용소를 찾아 우크라이나 출신 피난민들과 함께 테이블 축구를 했다.
국왕은 동부 브란덴부르크주로 이동한 뒤 독일-영국 공병대대의 수륙양용 차량 시연을 참관했다. 이후 치즈공장에 방문해 치즈 만들기 체험을 했다.
국왕은 31일에는 함부르크 성 니콜라이 기념관을 방문해 영국 군주로선 처음으로 2차 세계대전 당시 연합군 공습으로 희생된 독일인들을 위해 추모의 꽃다발을 바칠 예정이다.
1943년 7월 함부르크에선 연합군이 융단폭격을 벌인 '고모라 작전'으로 8일 동안 약 5만명의 민간인이 사망했다. 이로 인해 엘리자베스 2세 여왕이 1992년 독일 드레스덴을 찾았을 때 일부 시민들로부터 달걀 세례를 맞을 뻔하기도 했다.
가디언은 당시 엘리자베스 2세 여왕은 추모 메시지를 전하는 대신 80분 내내 침묵을 지켰지만 찰스 3세는 이와 달리 전향적 행보를 선택했다고 전했다.
seongskim@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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