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속보영상] 5·18 단체 만난 전우원 “할아버지는 죄인·학살자…사과드린다”

전직 대통령 고 전두환 씨의 손자 전우원 씨가 오늘(31일) 5·18민주화운동 희생자 및 유족을 만나 사과했습니다.

전 씨는 오늘 오전 10시경 광주 서구 5·18기념문화센터를 찾아 5·18민주화운동 희생자 유족 김길자 씨, 총상 피해자 김태수 씨, 폭행 구금 피해자 김관 씨 등을 만났습니다.

김길자 씨는 5·18민주화운동 학생 시민군이었던 고(故) 문재학 열사의 어머니고, 김태수 씨는 5월 21일 저녁 광주교도소 앞에서 총을 맞은 피해자입니다.

전우원 씨는 "저의 할아버지, 전두환씨는, 5·18 앞에 너무나 큰 죄를 지은 죄인이고, 학살자임을 가족의 구성원으로서 인정하고 정말 다시 한 번 사과드린다"고 말했습니다.

전 씨는 "광주에 오고 나서, 따뜻하게 대해주신 분들께 진심으로 감사드린다. 죽어 마땅한 저에게 사죄를 드릴 수 있는 기회를 주셔서 너무 감사드린다"며 울먹이는 모습을 보였습니다.

이어 "늦게 찾아뵙게 돼서 진심으로 죄송하다. 여기에 참석하지 못하신 분들도 많이 계시고, 많은 피해자와 유가족분들이 계시단 걸 안다"며 "제가 여기에 오는 것이 그분들에게 더 상처가 될 수도 있음을 알고 있다. 그만큼 더 죄송하고 소중한 기회를 주셔서 다시 한번 감사드린다"고 했습니다.

전 씨는 "우리 나라가 정말 오랫동안 아픔의 역사를 겪어 왔다. 일제 강점기부터 군부 독재까지 너무나 많은 희생과 아픔이 있었음에도 불구하고, 저희 할아버지 전두환 씨는 민주주의의 발전을 도모하지 못하고 오히려 민주주의가 역으로 흐르게 했다"고 말했습니다.

또 "저희 가족뿐만 아니라 저 또한 너무 추악한 죄인이다. 양의 탈을 쓴 늑대들 사이에 숨어 항상 제 죄를 숨기고 그들이 죄를 짓고 있다는 걸 알고 있음에도 저에게 피해가 갈까봐 두려워 사실을 외면한 채 살아왔다"며 "정말 말만 회개가 아닌 앞으로의 삶을 이렇게 살아가면서 제가 느끼는 책임감을 여러분이 볼 수 있도록 하느님 앞에서 떳떳한 사람이 될 수 있도록 항상 회개하고 반성하며 살아가겠다"고 전했습니다.

전 씨는 이어 오전 11시 30분경 북구 운정동 국립 5·18민주묘지를 찾아 오월영령들에게 참배할 예정입니다.

(촬영기자 : 신한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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임태호 기자 (filmmaker@kb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