맞벌이 “도시락 등교, 전쟁같았던 하루”

2023. 3. 31. 11: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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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맞벌이 부부라 출근 준비도 해야하는데 도시락까지 싸야 해서 정말 전쟁 같은 아침이었어요."

김씨는 "맞벌이 부부라 출근 준비도 해야하는데 도시락 재료부터 모두 준비하느라 하루를 시작하는 게 전쟁이었다"며 "무엇보다 아이들에게 영양이 골고루 있는 급식이 제공되지 않아 걱정"이라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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급식·돌봄 비정규직 총파업
부모들 지각 불사 도시락 준비
학부모들 “아이들 피해 없어야”

“맞벌이 부부라 출근 준비도 해야하는데 도시락까지 싸야 해서 정말 전쟁 같은 아침이었어요.”

31일 오전 서울 노원구 중평초등학교 앞. 삼삼오오 등교하는 학생들 손에 도시락 가방이 들려 있었다. 정문 앞에서 도시락통을 저학년 자녀에게 쥐어주는 엄마들의 모습도 보였다. 이날 이처럼 생소한 학교 앞 풍경이 펼쳐진 것은 ‘급식·돌봄’ 업무에 종사하는 학교 비정규직 노동자들이 총파업을 벌여 중평초의 학교 급식이 전면 중단됐기 때문이다.

이 학교 1학년, 5학년 자녀를 둔 40대 워킹맘 박모씨는 “나름대로 미리 준비한다고 아침 6시부터 밥을 하고 도시락 싸줬는데 집 나서고 보니 8시40분이더라”며 “맞벌이 부부에게 아이들 도시락까지 싸주는 건 너무 부담스럽고 그렇다고 빵, 우유 등으로 간소화해서 주는건 영양이 부족하니까 더 별로”라고 말했다.

박씨는 “9시 출근인데 이제 막 애들 등교시켰다. 회사에 전화해 사정을 얘기해야 한다”며 서둘러 발걸음을 옮겼다.

2학년 자녀를 둔 아빠 김모(43)씨도 전쟁 같은 아침을 보냈다고 했다. 김씨는 “맞벌이 부부라 출근 준비도 해야하는데 도시락 재료부터 모두 준비하느라 하루를 시작하는 게 전쟁이었다”며 “무엇보다 아이들에게 영양이 골고루 있는 급식이 제공되지 않아 걱정”이라고 했다. 김씨는 “급식 노동자들의 파업 취지는 이해하지만 결국 피해는 아이들에게 고스란히 가기에 오늘 같은 상황이 또 벌어져선 안된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이날 등굣길에 만난 대다수 학부모들은 임금 인상을 요구하는 학교 비정규직 노동자들의 심정은 이해한다면서도, 아이들을 볼모로 잡는 파업은 옳지 않다고 아쉬움을 표했다.

학부모 조모(51)씨는 “아내가 보통 아침 7시에 일어나서 아이들 등교랑 출근을 준비하는데 오늘은 도시락 준비 때문에 6시에 일어나더라”며 “급식 노동자분들 심정도 이해가 안 가는 건 아니지만 아이들에게는 피해 없도록 했으면 좋겠다”고 했다.

전국학교비정규직노동조합, 전국교육공무직본부, 전국여성노조로 구성된 전국학교비정규직연대회의(연대회의)는 이날 전국 시도교육청 앞, 서울 용산 대통령 집무실 앞 등에서 전국 동시 집회를 진행했다. 이들의 총파업은 지난해 11월에 이어 두 번째다.

학비노조는 교육부 및 17개 시·도교육청과의 임금교섭에서 ▷교육공무직원의 임금체계 개편 논의를 위한 노사협의체 구성 ▷명절휴가비 기본급의 100% ▷복리후생수당 공무원과 동일 기준 적용 등을 요구하고 있다.

교육부 및 17개 시·도 교육청은 ▷기본급 3만8000원(2%), 명절휴가비 20만원(14.3%), 정기상여금(11.1%), 맞춤형복지비 10만원(18.2%) 인상을 제시한 상태다. 교육당국은 이날 학교 비정규직 노동자들의 파업 참여 정도에 따라 학교별로 도시락을 지참하게 하거나 식단을 간소화하고, 빵이나 우유 등의 대체식 제공하는 방식으로 각각 대응한다고 밝혔다. 서울시교육청은 지난 28일 부교육감 주재로 파업 관련 주요 부서장 회의 열고, 파업 대비 상황실을 구성해 운영하고 있다.

배두헌·김영철 기자

badhoney@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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