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릎꿇은 전우원 “할아버지는 5·18 죄인, 대신 사과”

조형연 2023. 3. 31. 11: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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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 전두환 대통령의 손자 전우원씨가 5·18 피해자와 유족들에게 사과하고 5·18민주묘지를 참배했다.

전 씨는 31일 오전 광주 서구 5·18기념문화센터에서 5·18 유족들과의 공개 만남 자리에서 "제 할아버지 전두환 씨는 5·18 앞에 너무나 큰 죄를 지은 죄인"라며 5·18 피해자와 유족들에게 사과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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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전직 대통령 고(故) 전두환 씨의 손자 전우원 씨가 31일 오전 광주 서구 5·18기념문화센터에서 5·18 유가족에게 큰절을 하며 자신의 할아버지를 대신해 사과하고 있다. 연합뉴스

고 전두환 대통령의 손자 전우원씨가 5·18 피해자와 유족들에게 사과하고 5·18민주묘지를 참배했다.

전 씨는 31일 오전 광주 서구 5·18기념문화센터에서 5·18 유족들과의 공개 만남 자리에서 “제 할아버지 전두환 씨는 5·18 앞에 너무나 큰 죄를 지은 죄인”라며 5·18 피해자와 유족들에게 사과했다.

그는 이 자리에서 “할아버지 전씨는 민주주의의 발전을 도모하지 못하고 오히려 민주주의가 역으로 흐르게 했다”며 “두려움을 이겨내고 용기로 군부독재에 맞서다 고통을 당한 광주 시민께 다시 한번 죄송하다”고 말했다.

▲ 전직 대통령 고(故) 전두환 씨의 손자 전우원 씨가 31일 오전 광주 북구 운정동 국립 5·18민주묘지를 찾아 무명열사 묘소를 참배하고 있다. 연합뉴스

이어 “제 가족들뿐 아니라 저 또한 추악한 죄인”이라며 “제가 이 자리에 있는 것 또한 죄악이라고 생각하지만, 광주시민들이 따뜻한 마음으로 받아주셔서 감사하다”고 덧붙였다.

또 “사죄할 기회를 주셔서 감사하다”며 “앞으로 삶을 의롭게 살아가면서 제가 느끼는 책임감을 (국민들이) 볼 수 있도록, 하나님 앞에서 떳떳한 사람이 될 수 있도록 회개하고 반성하고 살아가겠다”고 다짐했다.

전 씨의 사죄에 5·18 유족과 피해자들은 “얼마나 두렵고 힘들었느냐”며 오히려 위로를 건넸다. 정성국 5·18 공로자회장은 “먼 길을 마다하지 않고 광주를 방문한 용기에 박수를 보낸다”며 격려했다.

▲ 전직 대통령 고(故) 전두환 씨의 손자 전우원 씨가 31일 오전 광주 북구 운정동 국립 5·18민주묘지에서 5·18 유가족인 김길자 씨를 위로하고 있다. 연합뉴스

이어 “전우원 씨의 광주 방문이 5·18 진상규명과 국민화합에 도움이 될 수 있도록 하는 게 저희의 바람”이라며 “다른 가족들도 이제는 용기를 내야 할 때”라고 양심고백을 촉구했다.

문재학 열사의 어머니 김길자 씨는 “이런 결정을 하기까지 얼마나 고통이 컸을까 하는 생각에 가슴이 아프다. 광주를 제2의 고향처럼 생각해 달라”며 “얽힌 실타래를 풀어가는 심정으로 5·18 진실을 밝혀서 화해의 길로 나아가는 데에 우리도 돕겠다”고 눈물을 훔쳤다.

▲ 전직 대통령 고(故) 전두환 씨의 손자 전우원 씨가 31일 오전 광주 북구 운정동 국립 5.18 묘지에서 작성한 방명록. 2023.3.31 [공동취재]

다른 유족들도 기자회견을 마친 전 씨를 눈물로 포옹하고 손을 맞잡으며 ‘용기를 내 고맙다’는 말을 전했고, 진실규명에 함께 나서달라고 부탁하기도 했다.

기자회견을 마친 전 씨는 국립 5·18 민주묘지를 참배하고, 광주의 5·18 사적지를 잇달아 찾아 할아버지 대신 5·18 피해자·유족과 광주시민에게 용서를 구했다.

전씨 일가가 5·18 피해자와 광주에 사죄하고 묘역에 참배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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