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전주 빼고는 이차전지株도 하락 전환…거품 꺼지나?

정해용 기자 2023. 3. 31. 10: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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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0일, 3월 상승률 상위 10곳 중 7곳 무더기 하락
국내외 분석기관도 경고음
美 IRA 세부지침도 변수될 듯

이차전지 관련 기업들의 주가가 빠르게 하락하고 있다. 지난 30일에는 이달에만 전체 시장을 통틀어 주가 상승률이 가장 높았던 10곳의 이차전지 관련주 중 7곳의 주가가 하루 만에 3~7%대 급락했다. 투자 과열로 거래가 정지된 기업 1곳(자이글)을 제외하고 정상적인 거래가 이뤄진 이차전지 종목 중 주가가 오른 곳은 1000~1만원 안팎의 소액으로 주식을 살 수 있는 2개사뿐이었다.

서울 중구 하나은행 딜링룸 / 뉴스1

31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이달 들어 지난 2일부터 30일까지 유가증권시장과 코스닥시장에서 주가 상승률이 가장 높았던 상장 종목 15개사 중 10개사가 이차전지 관련주였다. 이 종목들은 이달 상승률만 90~ 365%에 달했다. 가장 상승률이 낮은 곳은 삼아알미늄(89.49%)이었고 가장 높은 상승률을 기록한 곳은 자이글(365.41%)이다.

그러나 최근 들어 이런 이차전지 관련 기업들의 주가가 크게 하락하는 모습을 보였다. 지난 30일에는 상승률 상위 10개사 중 거래정지된 자이글을 제외한 7곳이 무더기로 4~7%대 하락했다. 금융투자업계에서는 이차전지주 상승의 끝이 보이는 것 아니냐는 이야기가 나온다.

30일 종가를 기준으로 보면 이차전지 소재 관련 기업 레몬의 주가는 전날보다 7.49%(910원) 급락했다. 또 EG(-6.68%‧1450원), 석경에이티(-5.78%‧4200원), 강원에너지(-5%‧2000원), 포스코엠텍(-4.84%‧1100원), 삼아알미늄(-3.9%‧3000원), 탑머티리얼(-3.47%‧2900원) 등이 줄줄이 급락했다. 모두 이차전지와 관련됐다는 이유로 주가가 급등했었던 곳들이다.

이날 주가가 오른 이차전지 관련 기업은 이아이디(21.27%‧339원)와 이엔플러스(1.37%‧170원)인데 이아이디는 종가가 1933원, 이엔플러스는 종가가 1만2540원에 그쳐 동전주에 가깝다.

이차전지 관련주는 개인투자자들이 많이 투자하는데 개인투자자들은 소액으로 투자를 할 수 있는 이엔플러스와 같은 주식을 선호한다. 증권업계는 다수의 이차전지 관련주가 하락해도 소액으로 투자할 수 있는 이차전지 관련주는 일시적 테마에 의해 급등할 가능성이 큰 것으로 예상한다.

한 자산운용사의 대표는 “에코프로 그룹을 비롯해 대다수의 이차전지 관련 기업들이 테마성 주식으로 흘렀고 너무 심하다 싶을 정도로 주가가 급등하면서 오버슈팅(과열)된 것”이라며 “업계에서 (이차전지 관련주들의 주가가) 위태위태하다는 이야기가 나온 것은 꽤 됐다”라고 말했다. 김기주 KPI투자자문 대표도 “이미 다수의 운용사 등 기관 투자자는 과열된 이차전지 관련 기업들에서 자금을 뺀 것으로 안다”라고 말했다.

그래픽=손민균

국내·외 분석기관들은 한국 이차전지 관련 기업 중 특히 에코프로비엠 주가가 과열 양상을 보인다는 점을 지적한다. 글로벌 투자은행(IB) 모건스탠리는 기관투자자를 대상으로 발간한 리포트에서 국내 대표 이차전지 관련주인 에코프로비엠에 대해 ‘비중 축소’를 제시하며 목표가를 현재보다 40%가량 낮은 13만원으로 제시했다.

한병화 유진투자증권 연구원도 에코프로비엠에 대해 “미래 전망은 여전히 긍정적이나, 주가가 지나치게 빠른 속도로 미래 이익을 반영해서 당분간 이를 검증할 기간이 필요하다고 판단된다”라며 투자 의견을 ‘매수’에서 ‘보유’로 하향했다.

한편 오는 31일(현지시각) 미국 재무부가 발표하는 인플레이션감축법(IRA) 세부 지침도 국내 이차전지 관련주에 큰 영향을 미칠 것으로 예상된다. 이차전지의 주요 소재인 양‧음극재가 ‘핵심 광물’인지 아니면 ‘배터리 부품’인지가 결정되는데 핵심 광물로 분류되면 양‧음극재를 한국 공장에서 생산해도 미국의 보조금을 받을 수 있고 배터리 부품으로 분류되면 북미 지역에서 생산해야만 보조금을 받을 수 있어 배터리 소재 기업이 타격을 받을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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