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男자유형 강국,대~한민국!" 황선우X김우민 100-200-400m 세계1위 싹쓸이

전영지 2023. 3. 31. 09:3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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왼쪽부터 황선우 김우민 이호준.
대한민국 남자 수영에 봄날이 찾아왔다.

2023년 경영대표선발전을 겸한 KB금융코리아 스위밍챔피언십이 30일 막을 내렸다. 올해 9월 항저우아시안게임, 7월 후쿠오카세계수영선수권에 출전할 수영대표팀을 선발하는 대회, 지난해 부다페스트세계선수권 남자 자유형 200m에서 은메달을 목에 건 '수영괴물' 황선우(강원도청)가 건재를 과시한 가운데 겨우내 호주에서 함께 땀 흘렸던 동료 에이스, 남자 계영 멤버들의 약진이 눈부셨다.

2022~2023시즌 자유형 100-200-400m 세계랭킹. 출처=스윔스왬

선발전 직후인 31일 자유형 100-200-400m 올해 세계랭킹 1위에 한국선수들의 이름이 또렷히 새겨졌다. 물론 시즌 초라 많은 국가들이 아직 세계선수권 선발전을 치르지 않은 상황이긴 하지만 그렇다고 해도 한국 자유형이 중단거리 1위를 싹쓸이한 건 유례가 없는 일이다.

자유형 100m에선 황선우가 47초78로 호주 카일 차머스가 지난 10일 세운 48초09를 넘어 1위에 등극했다. 자유형 200m에선 황선우가 지난해 10월 1분44초67의 체전신기록에 이은 이번 대회 1분45초36의 기록으로 1위, 이호준(대구광역시청)이 1분45초70으로 세계 2위를 찍었다. 지난 10일 에딘버러국제수영대회에서 1분46초07을 찍은 '영국 에이스' 톰 딘을 밀어냈다.

아시안게임 첫 금메달에 유력한 남자계영 800m 출전자격이 주어지는 자유형 200m에서 한국 수영의 성장세가 눈에 띄게 감지됐다. 지난 3년간 나홀로 독주해온 황선우를 이호준이 막판 치열하게 추격했다. 0.34초차 2위에 올랐다. 황선우 역시 "정신이 번쩍 들더라. 국내 대회도 이젠 정신을 바짝 차려야 한다"는 소감과 함께 "호준이형, 우민이형 다같이 기록이 좋아져서 기쁘다"고 했다. "불과 1년 전만 해도 혼자 레이스하는 경우가 많았는데 동료 선수들의 기량이 다함께 올라와 같이 하는 레이스가 뜻깊고 세계에서 자유형 잘하는 선수들이 우리나라 선수란 것에 자부심을 느낀다"며 웃었다.

이호준은 "기록을 단축하지 못했던 시기에도 지금 같은 순간을 위해 노력해왔다. 저 혼자 해낸 것이 아니다. (황)선우, (김)우민 선수가 함께 열심히 훈련하면서 함께 성과를 냈다. 한국수영이 발전하고 있다는 걸 느끼고 있다"고 했다. "남자계영 800m 메달은 물론 자유형 200m에서도 한국 선수 2명이 결선에 올라가는 모습을 보여주고 싶다"는 각오를 다졌다. "저희 선발전 기록이 최고기록이라고 생각하지 않는다. 말도 안된다고 느낄 세계선수권 단체전 메달도 충분히 기대할 만하다. 말도 안되는 일을 이뤄내기 위해 선수들이 엄청난 노력을 하고 있다"고 분위기를 전했다.

30일 마지막 종목 남자 자유형 400m에서 3분45초59의 호기록으로 A기준 기록을 통과한 김우민은 튀니지 아흐메드 하프나위의 3분46초02를 밀어냈다. 2022~2013시즌을 통틀어서도 호주의 엘리야 위닝턴(3분45초84)를 밀어내고 1위에 올랐다. 지난해 부다페스트세계선수권 결승 6위 당시 수립한 자신의 최고기록을 0.05초 줄여냈다.

머리를 금빛으로 물들이고 부적같은 금목걸이를 착용한 채 역영한 'MZ 중장거리 에이스' 김우민은 자유형 200m, 400m, 800m, 1500m 등 출전한 4종목 모두에서 A기준 기록을 통과했다. 종목별 2명만 출전하는 대회 규정 때문에 자유형 200m에선 기준기록을 통과하고도 세계선수권에 나서 못하게 됐지만 "다함께 기록이 잘 나와서 너무 좋다. 못나가도 기분이 너무 좋다"며 활짝 웃었다. "(황)선우가 본보기가 되어서 이끌어나가고 있는데, 거기에 뒤처지지 않으려고 다함께 노력하다 보니 다같이 좋은 결과가 나오고 있다. 레이스 하는 중에도 서로 너무 재미있다"고 했다. "세계선수권, 아시안게임, 내년 올림픽까지 좀더 으�X으�X하면 틀림없이 승승장구할 것이다. 우리끼리 농담으로도 '계영 800m 올림픽 메달 따면 울지 않을까'한다. 최고의 순간을 자주 상상한다. 함께 세계신기록까지 도전하고 싶다"는 패기 넘치는 각오를 내놨다.

레이스 종료 직후 1위 선수 현장 인터뷰.

이번 선발전, 현장의 분위기가 확 달라졌다. 선수들의 약진에 발맞춰 대한수영연맹도 대대적인 투자를 했다. 세계선수권에서나 볼 법한 대형 LED 스크린이 스타트대 바로 뒤에 설치됐고, 스크린에선 개성 넘치는 선수 소개가 이어졌다. 레이스 하이라이트, 기록, 관중석 분위기가 대형화면으로 전해졌고, 매 레이스 직후엔 해박한 현장 지식을 지닌 이진호 대한수영연맹 대리가 1위 선수 인터뷰를 진행했다. 전경기와 인터뷰는 유튜브로 생중계돼 팬, 가족에게 실시간으로 전달됐다. 현장 시설, 환경의 변화는 선수들의 파이팅으로 이어졌고, 경기력 향상으로 이어졌다. 정창훈 수영연맹 회장은 이번 대회에도 어김없이 '한국신기록'을 작성한 자유형 100m 허연경, 접영 50m 백인철 등에게 포상금 100만원을 당일 즉각 송금해 축하하고 격려했다.

이호준은 "선발전은 항상 일부 대표선수들의 대회라는 분위기가 있었는데 이번엔 달랐다. 모든 선수들이 저마다 다 도전하는 모습이었다. 한국 수영에 매우 긍정적이다. 특히 전광판 등 좋은 환경을 만들어주셔서 선수들에게 좀더 잘하고 싶은 마음을 들게 해준 대회였다"고 평가했다. 여자 개인혼영 200-400m, 접영 100m 3관왕에 오르며 아시안게임, 세계선수권 출전권을 모두 따낸 '인어공주' 김서영 역시 '투자의 효과'를 직접 설명했다. "예전엔 경기 전 다소 어수선한 분위기가 있었는데 전광판을 설치하면서부터 집중도가 높아졌다. 영상을 통해 선수, 가족들에게 동기 부여도 되고 관중들도 더 집중력 있고 재미있게 경기를 즐길 수 있게 됐다"고 말했다.
전영지 기자 sky4us@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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