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K온 주식 준다고?"···SK이노의 주주 달래기 이번엔 통할까? [biz-플러스]

박민주 기자 입력 2023. 3. 31. 08:14 수정 2023. 3. 31. 08: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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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K온 IPO 연계 주주환원책 발표
자사주 10% 매입·소각→이익환원
IPO 성공 후 특별 배당도 검토중
김준 부회장 "SK온 내년 흑자전"
30일 SK이노베이션이 올해 처음 신설한 ‘주주와의 대화’ 시간에 SK이노베이션 계열 경영진이 주주와 대화를 나누고 있다. 김양섭(왼쪽부터) SK이노베이션 재무부문장, 김준 SK이노베이션 부회장, 지동섭 SK온 사장, 나경수 SK지오센트릭 사장. 사진 제공=SK이노베이션
[서울경제]

SK이노베이션(096770)이 배터리 자회사인 SK온의 기업공개(IPO) 시점에 맞춰 기존 주주들에게 SK온의 주식을 지급하겠다고 발표했다. 지난해 역대 최대의 영업이익을 달성했지만 SK온의 물적 분할 이후 낮은 주가가 지속되자 SK온의 상장 성과를 주주들과 공유할 수 있는 주주 환원책을 마련한 것이다. 다만 SK온의 상장 시점이 아직 정해지지 않아 주가 부양의 카드로 효과를 낼 수 있을 지 관심이 모아지고 있다.

SK이노베이션은 30일 정기 주주총회 이후 열린 주주와의 대화에서 “SK온의 IPO와 연계한 주주 환원책을 검토하고 있다”고 밝혔다. SK온의 상장 시점에 맞춰 공개 매수를 통해 자기주식을 취득하고 그 대가로 SK온의 주식을 주주들에게 교부하는 것이다. 주식 교환 규모는 SK이노베이션 시가총액의 10% 수준이다. 취득한 자사주는 소각해 SK온의 주식을 교부받지 않은 주주들도 주식가치 제고의 효과를 누릴 수 있게 할 예정이다.

또 SK이노베이션은 SK온의 IPO가 성공적으로 진행되면 구주 매출 대금의 일부를 기존 주주에게 특별 배당 형식으로 나눠주기로 했다. 다만 SK온의 IPO 시점은 아직 정해지지 않았다. 김양섭 SK이노베이션 재무부문장은 “충분히 수익성이 확보되고 안정적인 시점, 일러야 2025년 이후로 생각한다”고 말했다.

SK온 상장에 따른 모회사 가치 하락 우려 불식

SK이노베이션의 이번 주주환원책은 자회사 상장으로 인한 기업가치 하락에 대한 우려를 불식시키기 위해서다. SK이노베이션 주주들은 지난 2011년 SK온이 물적분할로 설립될 당시에도 모회사의 가치 하락에 대해 지적한 바 있다. 실제 SK온의 물적분할 후 SK이노는 자사주 매입 등의 여러 주주친화정책을 펼쳤지만 주가 부진은 계속됐다.

SK온의 미래 가치를 담보로 SK이노베이션의 주가를 부양하면서 그동안 자회사의 가치를 제대로 반영하지 못했던 부분을 일부 해소할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최고운 한국투자증권 연구원은 “자회사 상장에 따른 주주가치 훼손 우려는 SK이노베이션의 가장 큰 디스카운트 요인”이었다며 “사실상 기존 주주에게 SK온 주식 취득의 길을 열어주고 향후 IPO 과정에서 예상되는 불확실성으로부터 보호하겠다는 의지를 보여줬다는 점에서 긍정적”이라고 말했다. 주주들의 반응도 긍정적이다. SK이노베이션의 주가는 30일 14% 급등하며 2020년 이후 최대 일일 상승 폭을 기록했다.

6년 째 적자에 빠진 SK온 수익성 개선에 총력

SK이노베이션은 시장의 기대감을 충족하기 위해 적자 탈출이 늦어지는 SK온의 조속한 수익성 개선에 집중한다는 방침이다. SK이노베이션이 밝힌 주주환원책이 제대로 효과를 내기 위해서도 배터리 부문의 수익성 회복 속도가 관건이다. 김준 SK이노베이션 부회장은 “모든 역량을 집중해 SK온의 수익성 개선을 진행 중”이라며 “2024년에는 연간 영업이익이 흑자 전환할 것으로 예상한다”고 말했다. 지동섭 SK온 사장도 “올해 SK온의 경영진은 수익성 개선, 자본 효율성 제고, 미래성장 기반 구축이라는 3가지 영역에 집중하고 있다”며 “특히 수익성 개선 핵심 과제를 적극 추진해 수익성 턴어라운드를 가시화하는 데 주력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투자에 집중하기 위해 배당 재원도 투자 재원으로 투입한다. 기존의 배당 성향에서 주당 배당금 기준으로 바꿔 2024~2025 사업연도 배당 가이드라인으로 최소 주당 2000원 수준의 현금 배당을 검토하고 있다. 김 부회장은 “공격적인 설비 확대 등으로 기존 배당 정책을 그대로 실시하기에는 재무 부담이 커졌다”며 “SK온의 수익성이 개선되고 친환경 미래 소재 사업의 성과가 본격화되는 2026년 이후에는 조금이라도 더 주주에 혜택을 주는 방향으로 배당 정책을 고민해나갈 것”이라고 설명했다.

박민주 기자 parkmj@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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