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남매가 용감하게’ 문예원 “데뷔작 ‘곤지암’ 멤버들 다 잘 돼 기뻐요”[스경X인터뷰]

인생에는 항상 그 이유를 알 수 없는 ‘기운’ ‘기세’라는 것이 있다. 이를 배우의 경력에 적용해보면 똑같이 노력하지만 다양한 알 수 없는 요소가 맞춰져 출연한 작품이 인기를 얻고, 덩달아 캐릭터 역시 인기를 끈다.
그리고 이 상황이 공교롭게 같은 작품에 출연한 배우들에게 연이어 일어난다면 한 번 합리적인 의심을 해볼 만 하다. ‘이들에게 과연 무엇이 있을까’하는 생각이다. 위하준, 박지현, 박성훈 그리고 그다음은 문예원이다.
문예원은 최근 막을 내린 KBS2 드라마 ‘삼남매가 용감하게’에 출연했다. 극 중 주인공 이상준(임주환)의 동생 이상민 역이었다. 비록 작품은 30%대 시청률의 고지를 안타깝게 밟지 못했지만. 처음에는 밉상 시누이다가 나중에 조력자가 되는 이상민의 캐릭터는 많은 이들의 뇌리에 남았다.

여기서부터 그의 기운에 대한 설명이 등장한다. 그는 2018년 정범식 감독의 영화 ‘곤지암’으로 데뷔했다. 실제 흉흉한 소문이 도는 정신병원 부지의 괴담을 소재로 한 영화에서 당시 많은 신인배우들이 한꺼번에 페이크 다큐(실제처럼 연출된 다큐) 장르에 몸을 던졌다.
“촬영한 지 7년 가까이 됐는데 아직도 서로 연락을 하고 단체 메시지방도 있어요. 최근 친한 배우 박지현과 유럽여행도 다녀왔고요. 처음에는 위하준이 ‘오징어 게임’으로 잘됐고, 그다음은 JTBC ‘재벌집 막내 아들’에 재벌집 며느리 모현민으로 등장하는 (박)지현이가 알려졌어요. 그다음은 ‘더 글로리’의 전재준, (박)성훈 오빠였죠.”
최근 ‘더 글로리’에서의 활약으로 박성훈이 유명세를 타자 단체방은 서로를 놀리는 활기찬 반응으로 가득 찼다. ‘곤지암’ 이후 서로 몇 년을 만나고 공연도 봐주고 소주 한 잔을 나누던 동지들이 하나씩 월드스타가 되 나가는 광경은 문예원에게도 큰 자극이 된다.

“제게도 처음으로 참여했던 KBS 주말극이었어요. 지난해 4월에 미팅을 처음 했으니 돌이켜보니, 1년이 됐네요. 초반에는 밉상 짓을 많이 했지만, 생각보다 미움을 안 받은 것 같아요. 촬영장에서도 선배님들의 사랑을 받았고, 캐릭터로서도 시청자들의 사랑을 받은 것 같습니다.”
그가 ‘삼남매가 용감하게’에서 연기하는 이상민은 남자 주인공 옆에서 여자 주인공과의 결합을 반대하는 전형적인 시누이 캐릭터였다. 하지만 이상민 역할이 조금 더 깊이를 더할 수 있었던 건 결혼할 사이로 다가왔던 배동찬(고온)에게 속는 시련을 겪은 이후였다. 천둥벌거숭이 왈가닥이었던 이상민은 조금 더 인생의 깊이를 알았고 이는 문예원의 성장으로도 이어졌다.
“작품에서 가장 살아있는 느낌을 드리기 위해 노력했어요. 철이 없는 장면도 있고, 활발한 장면도 있지만, 상민이가 나오면 여러가지로 환기를 할 수 있다는 부분을 보여드리고 싶었어요. 집안의 문제아지만 또 친구가 성장을 하거든요. 상민이도 나름의 둘째 콤플렉스 때문에 더욱 인정을 받고, 관심을 호소했던 것 같아요.”

실제 주말드라마를 찍다 보면 대중들에게 많은 피드백을 받는데 미운 시누이 행동을 하는 것보다는 이후 김소림(김소은)을 괴롭히는 조남수(양대혁)를 때려잡는(?) 담당일진 역할로 통쾌함을 안겨줬다는 반응이 많았다. 더불어 좋아했던 차윤호(이태성) 캐릭터와의 로맨스가 이뤄지지 않은 점을 아쉬워해 주는 등 제 일처럼 여겨주는 많은 시청자의 응원을 받았다.
“계속 오디션을 보고, 선택을 받아야 하는 입장에서 좋은 날도 그렇지 않은 날도 있었어요. 확신이 떨어지는 순간에 상민을 만나 처음에는 겁이 났었죠. 하지만 감독님들은 현장에서 놀아보라며 자유와 신뢰를 주셨고, 선배님들은 잘 될 거라고 응원해주셨어요. 그 이야기를 들으니 ‘나 연기를 좀 더 해도 되겠구나’ 그런 자신감이 생겼어요.”
초등학교 때 배운 골프로 남태평양 피지까지 유학을 갔던 문예원은 미국에서 고등학교를 다니던 시절 원더걸스의 ‘텔미’를 한국의 한 축제에서 기가 막히게 추는 바람에 댄서로 꿈을 정했다. 댄서로서의 꿈은 결국 미뤘지만, 예술에 대한 동경은 멈출 수 없어 동덕여대 방송연예과에 입학해 배우로서의 행보를 시작했다.

‘곤지암’ 이후 JTBC ‘리갈하이’, SBS ‘하이에나’, tvN ‘해피니스’를 거쳐 ENA ‘얼어죽을 연애따위’와 이번 ‘삼남매가 용감하게’까지 차근차근 자신의 길을 걷고 있다. 캐릭터 때문에 밝을 거라는 예상이 되지만, 문예원의 에너지는 실제 밝고 긍정적이었다. 긴 호흡의 작품을 해봤으니 이번에는 연애세포를 깨우는 멜로와 화려한 한복을 입는 사극, 전문직 여성의 모습을 보여주는 역할도 해보고 싶다.
“보통 인상적인 연기를 하면 그 배우의 작품을 찾아보게 되잖아요. 얼른 성장해서 제 다른 작품을 나중에 누군가가 궁금해할 수 있는 그런 배우가 되고 싶어요.”
위하준, 박지현, 박성훈 그다음 ‘곤지암’의 히트상품은 문예원이다. 2023년 안방을 휩쓰는 ‘곤지암’의 아이들, 그 발걸음은 이제 시작이다.
하경헌 기자 azimae@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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