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러시아, 식량 대가로 북한서 탄약 확보 추진”

러에 북한 무기 판매 시도한 슬로바키아인 제재

2019년 4월25일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의 러시아 블라디보스토크 방문 당시 철도역 인근 거리에 러시아와 북한 국기가 걸려 있다. 로이터연합뉴스

러시아가 북한에 식량을 제공하는 대가로 추가 탄약을 확보하는 방안을 추진하고 있다고 미국 백악관이 30일(현지시간) 밝혔다. 미 당국은 러시아에 북한산 무기 판매를 시도한 슬로바키아 국적의 무기상을 제재 대상에 올렸다.

존 커비 백악관 국가안보회의(NSC) 전략소통조정관은 이날 브리핑을 통해 “러시아가 북한으로부터 추가 탄약 확보를 적극적으로 모색하고 있다는 새 정보가 있다”고 말했다.

커비 조정관은 “이런 노력의 중심에는 ‘아쇼트 므크르티체프’라는 이름의 무기상이 있다”면서 러시아에 북한산 무기 판매를 시도했다가 미 재무부로부터 제재를 받은 슬로바키아 국적의 무기상을 언급했다.

앞서 미 재무부는 이날 므크르티체프가 지난해 말부터 올해 초까지 북한 관리들과 함께 20여종의 북한제 무기 및 군수품을 러시아에 판매하고 그 대가로 원자재, 상품, 상업용 항공기 등 다양한 물자를 북한에 보내려고 했다고 발표했다.

커비 조정관은 “이 거래의 일환으로 러시아는 24종 이상의 무기와 탄약을 평양으로부터 받았을 것”이라면서 “우리는 또 러시아가 북한에 대표단 파견을 모색하고 있다는 것, 러시아가 탄약의 대가로 북한에 식량을 제공하고 있다는 것을 알고 있다”고 말했다.

토니 블링컨 미 국무장관도 이날 성명에서 므크르티체프에 대한 제재를 거론하며 “오늘 조치는 러시아의 침공과 우크라이나에 대한 잔인한 전쟁을 지원하는 이들을 미국이 좌시하지 않을 것이란 명확한 메시지”라고 밝혔다.

이어 “우리는 북한 또는 러시아의 전쟁을 지원할 준비가 돼 있는 기타 국가로부터 군사 장비를 획득하려는 러시아의 시도를 계속 식별하고 폭로하고 대응해 나갈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이 조치는 러시아의 전쟁 수행 능력과 군산복합체를 약화시키고, 유엔이 금지한 대량살상무기(WMD)와 탄도미사일 프로그램을 더 발전시키는 데 활용할 수 있는 북한의 수입원을 배척하려는 지속적인 노력의 일환”이라고 설명했다.

앞서 미국은 지난해 말 북한이 러시아의 민간군사기업(PMC) 와그너 그룹에 보병용 로켓, 미사일 등 무기와 탄약을 판매했다고 밝혔다. 북한이 이를 부인하자 지난 1월 관련 위성 사진을 공개했다.

선명수 기자 sms@kyunghya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