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봄농구 열전돌입!' 6강PO 양대 키워드 '자존심'+'천적사슬'

최만식 2023. 3. 31. 07: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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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CC-SK전. 사진제공=KBL

[스포츠조선 최만식 기자]'자존심이냐, 천적 탈출이냐.'

2022~2023 SKT 에이닷 프로농구가 '봄농구' 시즌에 돌입한다. 다음달 2일 6강 PO를 시작으로 5월초 챔피언결정전까지 이어지는 1개월간 열전이다. 정규리그 1위 안양 KGC와 2위 창원 LG가 4강에 직행한 가운데 서울 SK(3위)-전주 KCC(6위), 울산 현대모비스(4위)-고양 캐롯(5위)이 먼저 6강전(5전3선승제)을 시작한다.

PO에 진출한 팀들은 "정규리그는 이미 잊었다"고 이구동성이다. 6개월의 장기 레이스에서는 온갖 변수와 페이스 조절을 감안해야 했다면, PO는 단기간에 쏟아부어야 하는 만큼 전과 다른 판도가 펼쳐질 수 있기 때문이다. 공교롭게도 이번 6강 대진은 '자존심'과 '천적' 2개의 키워드로 압축할 수 있어 흥미를 끈다.

▶SK-KCC '지존의 자존심이 걸렸다'

두 팀의 분위기는 사실 극과 극이다. SK는 2022~2023시즌 유일하게 라운드 전승(9연승)을 달리며 분위기 최고조에서 정규리그를 마감했다. 반면 KCC는 6라운드 4승5패로 다소 힘겹게 6강을 확정했다. 하지만 이는 이미 지나간 정규리그 '과거'일 뿐. 두 팀의 6강전은 자존심 대결로 판갈이가 될 전망이다. 최고의 가드, 최고의 외국인 매치업이다. 국내 가드 포지션을 대표하는 김선형(SK)과 허 웅(KCC)은 '신-구 세력'의 대결을 펼쳐야 한다. 김선형은 은퇴 시기가 가까워졌음에도 정규리그 어시스트 순위 1위(평균 6.8개)로 후배들을 부끄럽게 했다. 허 웅은 부상으로 인해 7주일간 결장해 보여주지 못한 게 더 많았지만 개인기록으로는 김선형 못지 않았다. 김선형은 허 웅이 등장하기 전 최고 인기 선수였고, 허 웅은 선배 세대를 압도하는 '인기남'으로 상종가를 치는 중이다. 외국인 선수 간 대결도 흥미 만점이다. 김선형-허 웅의 처지와 정반대로 라건아(KCC)는 자밀 워니(SK)가 등장하기 전 최고의 용병이었다. 국내 리그 12시즌째를 맞은 라건아는 현대모비스, 서울 삼성, KCC에서 뛰면서 역대 외국인 선수 중 최다 우승(4회), 최다 외국인 MVP(3회) 기록을 보유한 살아있는 레전드다. '최고 용병'의 바통을 이어받은 대표 주자가 워니다. 지난 시즌 SK의 챔피언 등극을 이끈 워니는 두 시즌 연속으로 정규리그 득점왕(평균 24.2득점)에 오르는 등 절정기를 달리는 중이다. 라건아는 득점에서 밀렸지만 리바운드에서는 전체 2위(평균 11.8개)로 워니(3위·평균 11.2개)에 앞섰다. 결국 6강전에서 자존심을 건 진검승부를 통해 진정한 승자가 가려질 전망이다.

현대모비스-캐롯 전. 사진제공=KBL

▶캐롯-현대모비스 '천적 관계 끊을까'

정규리그 순위에서 앞선 현대모비스지만 캐롯을 6강에서 만난 게 왠지 불편하다. 지난 정규리그에서 현대모비스는 극심한 캐롯 공포증에 시달렸다. 상대 9개팀 가운데 유일하게 맞대결 전적 1승5패로 크게 밀렸다. 지난 27일 6라운드 마지막 대결에서 88대83으로 5연패 끝에 첫승을 거뒀지만 별 의미는 없다. 캐롯이 PO 진출을 이미 확정한 상태였던 데다 부상 중인 에이스 전성현이 빠지는 등 PO 대비를 위해 정예 멤버를 가동하지 않았기 때문이다. 현대모비스로서는 정규리그 때 당한 것을 6강전에서 갚아주고 싶은 마음이 간절하다. 현대모비스가 천적 사슬을 끊기 위해서는 캐롯 특유의 '양궁농구'를 봉쇄해야 한다. 캐롯은 정규리그에서 경기당 평균 11.5개의 3점슛을 성공, 전체 1위를 기록했다. 성공률은 다소 떨어지지만 현대모비스(평균 7.8개)보다 훨씬 많은 3점슛을 시도해서 많이 넣는, '박리다매'를 추구하는 스타일이다. 이에 반해 현대모비스는 팀 리바운드 1위(평균 37.4개), 어시스트 1위(평균 19.2개)로 골밑과 세밀함에서 강하다. 결국 현대모비스는 장점인 골밑을 살리되, 상대의 외곽을 어떻게 봉쇄하느냐가 관건이다. 기댈 언덕은 현대모비스가 3점슛 허용 갯수 순위에서 가장 적은 평균 6.2개를 기록했다는 점이다. 여기에 우울한 경기 외적 변수가 있다. 캐롯 선수들은 체불된 급여를 받지 못한 상태라 사기 저하가 우려되고, 부상 중인 전성현의 출전 여부도 미지수다. 캐롯에겐 '난제', 현대모비스에겐 '호재'로 작용할지 지켜볼 일이다.
최만식 기자 cms@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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