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지대] 일본에서 돌아온 ‘대동여지도’

허행윤 기자 2023. 3. 31. 03: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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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도는 문명의 결정체다. 그런데 인공위성도 없던 시대에 어떻게 만들었을까. 지금으로 치면 첨단기술이다. 어렸을 때부터 그게 궁금했다. 고산자 김정호(古山子 金正浩·1804~1866)가 제작한 ‘대동여지도(大東輿地圖)’를 볼 때마다 늘 들었던 생각이다.

해당 지도는 10리마다 표시해 실용적인 목적을 꾀했다. 단순한 지도가 아니라 조선시대 생활상을 알 수 있는 정보지다. 10리는 직선거리 10리가 아니라 실제거리 10리이고 산이 험할수록 촘촘하게 찍혀 있다.

숭실대와 고려대 박물관 등에 목판 일부가 남아 있고 국립중앙박물관에는 대동여지도 목판 11장이 보관·전시되고 있다. 국립중앙박물관 목판은 초창기 해당 목판에 잘못된 기록을 수정한 흔적이 있다. 고산자가 직접 만든 초판일 가능성이 높다. 원래는 더 많이 있었지만 6·25전쟁을 거치면서 이 정도만 남았다고 한다.

이런 가운데 대동여지도에 각종 지리정보를 추가한 새로운 지도가 국내로 돌아왔다. 기존에 알려진 대동여지도와는 구성이나 내용 등이 달라 주목된다. 문화재청과 국외소재문화재재단 등은 목록 1첩(帖·묶어 놓은 책), 지도 22첩 등 총 23첩으로 구성된 대동여지도를 일본에서 환수했다고 밝혔다. 가로 20㎝, 세로 30㎝ 크기로 책자가 여러 개 있는 형태다. 새로 존재가 확인된 지도에서 가장 눈여겨볼 점은 내용이다. 손으로 그리거나 써서 만든 필사본(筆寫本) 지도로 조선시대 교통로와 군사시설 등 지리정보와 1만8천여개에 달하는 지명이 실려 있다. 문화재청은 1864년 발간된 ‘갑자본’ 대동여지도가 희소한 만큼 문화·학술적 가치가 클 것으로 보고 있다.

또 궁금하다. 누가 언제 일본으로 유출했느냐는 점이다. 이 부분은 아직 밝혀지지 않았다. 문화유산은 후손들에게 물려줘야 할 으뜸 자산이다. 이를 지키는 것도 우리의 의무다.

허행윤 기자 heohy@kyeonggi.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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